제가 최근 한 달 정도 입이 근질근질한 적이 많았는데 (제가 트위터에도 언급한적이 있었죠),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좋은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회사의 전략상 투자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시점을 6월초로 늦췄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투자 사실이 공개가 되었으니 ‘비하인드 스토리’를 적어보겠습니다.
로티플을 만난 것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 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제가 VC세션 강연 때 “학벌은 투자의 주요 요소가 아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전문성과 실행력이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KAIST/서울대 출신이 많이 모여 있는 팀일 경우에는 한번 정도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한번은 만나본다” 라고 한곤 했었는데 처음에는 그 케이스였습니다.
KAIST 전산학과 ’02학번 7명의 동기가 공동창업을 한 보기 드믄 케이스였습니다. 거기에다가 그 중 2명은 국제프로그래밍대회(ACM-ICPC) 아시아 예선에서 2위라는 성적을 거두고 최종 국제 대회인 World Final에 나가서 10위권의 성적을 거둔, KAIST 안에서도 정말 천재급 엔지니어였습니다 (제가 KAIST 다녔을 때를 생각해보면 국제프로그래밍 대회에 출전했던 친구들은 정말 KAIST 안에서도 ‘넘사벽’이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분야의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와 비슷한 것이죠) 그래서 당연히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팀이었습니다.
로티플의 설립과정에 대해서 조금 더 부연하면, (미팅 이후에 안 얘기지만) 이참솔 대표께서 작년 하반기에 일산에서 소셜커머스 사이트 ‘오일산’을 오픈해서 영업도 직접 뛰면서 소셜커머스의 한계를 느끼셨고 또 동시에 장기적으로 고객-점주가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실시간 딜’이 니즈(needs)가 확실히 있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그래서 뱡향을 선회하셨고, 그 모델에 확신이 든 다음에 KAIST에서 최고로 손꼽히던 친구들 6명과 함께 법인을 설립하고 제대로 시작을 하게 된 것이죠.
아무튼 처음 미팅을 가졌을 때 당시에 이미 유사한 서비스로 포닝, 라이브스팟 등이 있었고 (물론, 포닝 라이브스팟은 할인쿠폰 서비스이고, 로티플은 결제도 일어나죠) 제가 자주 앱을 실행하는 편이라서 로티플이 무엇을 왜 하려고 하는지는 금방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 미팅때부터 제가 매우 공격적이고 challenging한 질문들을 많이 던졌던 것 같습니다. 첫 미팅은 로티플이 제게 IR을 해주는 형식이었다기보다는 제가 수 많은 질문을 던지는 그런 미팅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질문은 “모바일 할인의 서비스의 성공의 방정식이 무엇이냐? 소셜커머스처럼 영업이 핵심인가?”, “천재급 엔지니어가 모였다고 그것이 경쟁력이 있나?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천재급 엔지니어가 필요한 서비스인가? 로티플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이냐?”, “이론상 좋은데 실제 영업할 수 있는 상점이 몇 개나 되냐? 리스트를 보여달라”, “기존 소셜커머스 강자들도 이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데 앞으로 몇 개월이 남았다고 생각하나? 그 안에 무엇을 할 수 있나?” 등인데 정말 많이 challenge했던 것 같습니다.
첫 미팅을 하고 나서 그 다음주에 회사를 방문했는데 많이 놀랐습니다. 제가 무수히 던졌던 질문들에 대해서 나름의 답을 만들어왔고 심지어는 어떤식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아이디어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강점인 엔지니어링을 서비스에 녹이는 많은 고민을 보여줬습니다. 심지어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미팅에는 얘기했던 부분들에 대한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있었고, 또 한편으로는 다양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들도 계속 뿜어져나왔습니다. (자세한 얘기를 쓰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아쉽네요. 로티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upgrade되는 모습을 지켜봐주세요) 만나면 만날수록 “이것이 레알(real) 스타트업이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이 팀은 역량도 출중한데 주당 100시간씩 일하면서 발전을 해나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본인들이 무엇이 부족한지를 매우 명확하게 얘기를 해주었고 그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너무 좋은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이 시장이 상당히 급변하고 있는 시장이라 투자 진행을 빨리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내부를 설득해서 지금껏 제가 진행했던 그 어떤 건보다 빨리 프로세스를 밟았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로티플을 투자하게 된 이유를 돌이켜보면,
1. 명확한 니즈(needs)가 있는 시장
실시간 할인이라는 서비스는 상점 입장에서도, 고객 입장에서도 명확하게 니즈가 존재하는 시장입니다. 또하나의 소셜커머스(공동구매)가 아닙니다. 소셜커머스는 상점주가 일회성으로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차원이라면, 로티플의 ‘실시간 할인’은, 상점주가 원할 때 한 두번의 클릭으로 자유자재로 ‘할인 수량’과 ‘할인율’을 설정하는 서비스입니다. 즉,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상점주와 고객이 서로 믿고 계속 쓸 수 있는 모델인 것입니다. 워낙에 정신 없는 시장이기에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존재의 이유’가 명확한 그런 시장, 거기에다가 성장할 것이 확실시 되는 그런 시장에는 배팅을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 최고의 팀
1) 천재급 엔지니어들이 뭉쳐있고 2) 주당 100시간씩 일하고 있고 (제가 새벽 1시에 메일을 보내도 10분 후에 답이 오는 그런 팀이었습니다) 3) 지금까지 경영진은 월급을 받지 않으면서 일할 정도로 헝그리 정신이 있었고 4) 본인들이 잘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었고 5) 좋은 팀웍을 갖고 있었습니다.
좋은 팀웍 관련해서 조금 더 얘기를 하면 이 친구들은 대학때부터 친구였을 뿐 아니라 병역의무를 위해 산업체에서 일을 할 때에도 함께 일을 해온, 즉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 뿐 아니라 실전에서도 손발을 맞춰온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본인들의 상사도 이 팀에 반해서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이 팀에 합류할 정도의 매력이 있는 그런 팀이었습니다. (사실 나이도 더 많고, 결혼도 하신 분께서 자기 부하 직원들의 능력과 열정에 감동해서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완전 초기 벤처에 조인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멋지신 분!)
3. Make it happen 정신이 있는 실행력
본인들이 개발을 잘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을 하면서 서비스 아이디어를 만들어냈고, 아이디어를 만들면 바로 개발을 해보는 그런 선순환의 고리가 있었습니다. 머리로만, 말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실제 action을 하는 친구들이었고, 본인들이 다소 부족할 수 있는 영업, 디자인 등 분야에서는 또 과감히 권한 위임을 하면서 일이 되게끔 해왔습니다. 정말 이 팀은 만날 때마다 확연한 update를 보여준 점이 결국 ‘실행력’을 보여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단순한 할인 서비스가 아닌 상당히 많은 계획이 있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말씀 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지켜봐주세요.
로티플은 이제 강남역 중심으로 성공의 방정식을 만들기 위해서 이제 막 시작을 했습니다. 분명히 지금의 모습과 향후 1개월, 2개월, 6개월의 모습은 크게 다를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시장/고객과 끊임 없이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로티플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바로가기: 로티플 웹서비스, 로티플 아이폰앱, 로티플 안드로이드앱
ps. 로티플의 이 멋진 팀과 함께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시면 (특히 웹, UX/UI 디자이너와 서비스 기획자, 그리고 특히 여성 우대! 정말로 여성 우대!!!) 제게 이메일 (jimmy[at]softbank.co.kr)로 지원동기와 이력서를 보내주시면 제가 로티플과 연결시켜드리겠습니다. (디자인, 기획, 영업, 개발 전 분야 모두 환영입니다) 그리고 뭔가 세상을 바꾸는데 동참하고 싶은 대학생 분들도 환영합니다. 저를 믿고 한번 지원해보세요 🙂
글 : 임지훈
출처 : http://jimmyrim.tistory.com/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