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생활속에서 소비자를 관찰하고 인터뷰하는 전설의에로팬더의 “일단 시작하고 보는 인터뷰” 2012년에도 역시나 시작되었습니다. 매우 주관적이지만 그래도 객관적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번 데이터에는 게임의 순위라거나 퍼블리셔에 관계된 것 등은 없습니다.
– 인터뷰 기간 : 2011년 12월 10일부터 ~ 2012년 1월 30일까지
– 인터뷰 대상 : 120명
– 관찰인원 : 약 2100명
– 지하철 : 1호선, 3호선, 4호선, 분당선, 신분당선
– 인터뷰 비용 : 핑크빛 리본을 장착한 박카스 200개 (진짜 박카스 넘 비싸요)
– 1인당 평균 소요시간 : 약 12분 ~ 23분
– 평균 나이 : 18세 ~ 39세
– 남녀비율 : 남성 58% 여성 42%
출근 혹은 퇴근하기 위하여 탑승한 지하철, 그 지루한 이동 시간을 즐겁게 소비하기 위하여 우리내소비자는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이런 저런 앱들을 실행하여 손안의 세상에 빠져듭니다.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기 전에는 웹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보기좋게 정리한 앱들 또는 다양한 소셜앱에 의존하였지만,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고 자금력을 앞세운 게임 유통사들을 통해 다양하고 질좋은 게임 앱들이 공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 쌓인 불편한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스마트폰은 유일한 탈출구로 선택받고 있으며, 지하철 이용시간 평균 70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지루하고 긴 시간을 소비하기에 자판 배열을 신경쓰지 않고 가벼운 터치와 눈동자의 움직임만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게임은 매력적입니다. 물론 게임은 마약과도 같고 나쁜 것이라 이곳저곳에서 난리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몇번의 터치만으로 스마트폰에 설치되는 게임 앱은 앱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게임이 게임이 아니며 게이머와 비게이머의 구분이 없는 지하철, 이러한 새로운 공간에서는 게임 앱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요?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전설의에로팬더와 함께 주관적이지만 나름의 시선을 갖고 있는 데이터를 살펴보실까요?
당신의 스마트폰에는 몇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나요?
– 평균 7개
오 생각보다 많은 게임들이 설치되어 있네요. 그런데 설치만 한 게임들은 평균 5개였습니다.
설치된 게임 중 몇개를 즐기고 있나요?
– 평균 1개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평균 7개의 게임이 설치되어 있지만, 설치만 하고 실행해하지 않은 게임이 평균 5개였으며, 어떤 분은 17개나 설치되어 있지만 그중 1개만 플레이하고 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게임은 어떻게 선택하시나요?
– 앱 스토어 게임 순위에서 선택.42%
– 앱 스토어 게임 카테고리에서 선택(장르별).28%
– 친구의 추천으로 선택(소셜 앱 등).17%
– 웹에서 정보를 얻어서 선택. 9%
– 기타.
역시 폰에 내장된 스토어를 통해 간편 클릭으로 설치하는 소비자가 많습니다. 스토어의 권력이 절대적이군요. 그런데 몇가지 가능성이 보인 부분이 친구 추천 부분입니다. 기존 소셜앱의 친구를 통하여 추천을 받아 즐기는 소비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향후,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스마트한 앱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지금 즐기고 계신 게임의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 기억나지 않는다. 89%
부분 유료화가 자리잡으면서 게임 앱의 휘발성은 강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즐기고 있는 게임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89%나 되었습니다. 무료에 의한 가벼운 선택, 물량 작전을 펼치고 있는 유통사의 전략이 결합되면서 게임의 이름도 남지 않는 스마트폰 메모리에만 남아있는 게임 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사가 어는 곳인지 알고있나요?
– 모른다. 99%
지금 즐기고 있는 게임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개발사 이름은 알 수 없겠죠. 몇몇 분들은 유통사가 만든 게임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이왕이면 개발사의 브랜드도 노출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전개해주시면 어떨까요? 유통사 여러분!
현재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기존 인프라만 활용한)과 물량을 기본으로한 전략으로 이행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비자는 무료이면서 질좋은 게임들을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유통한 회사의 이름도 게임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산화되어 하늘로 날아가버린 게임 앱들만 남았습니다. 많이 깔고 부분유료화로 회수한다는 전략도 좋겠지만, 스마트하지 못한 연결고리 덕분에 몇분이 남아서 결재를 하고 부분유료화에 동의해주실지 걱정됩니다.
열심히 게임을 개발하신 개발사의 자식과도 같은 게임들의 이름과 그리고 그들을 창조한 개발사 이름도 남지 않는 그렇다고 유통사의 이름도 남지 않는 지금의 전략이 적합한지 모르겠습니다. 과거처럼 게임을 구매하기 위하여 용산 등지를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버튼 클릭 몇번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리성, 구매시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부담감 제로는 보급율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동반되는 휘발성은 스마트폰의 메모리만 기억하는 게임들만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아직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소비 패턴은 정형화 되지 않았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지하철에는 스마트폰을 받쳐주는 다양한 인프라와 필요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한다는 가치가 사무실로 그리고 가정으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멀티스크린 콘텐츠 소비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개발사 여러분 만약 유통사의 전략이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면 개발할 시간을 줄여서라도 잘팔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세요. 그래서 자식과 같은 게임들의 이름도 남기고 여러분들의 이름을 시장에 남기시길 바랍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어쩔 수 없다구요? 그렇다면 창업 초기를 생각해 보세요. 왜 창업하셨는지…설마 하청과 별다른 것 없는 유통을 부탁한 것은 아니시죠?
글 : 전설의 에로팬더
출처 : http://2ndfinger.com/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