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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7 – 오픈소스 생태계와 저렴한 개방형 생산기술들
이 단체를 조직한 폴란드 태생의 마르친 야쿠보우스키는 농부이자 과학기술자이다. ‘Open Source Ecology’는 현대적인 삶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50종류의 가장 중요한 기계인 트랙터, 빵을 굽는 오븐 등과 같은 것들을 누구든지 적은 비용으로 만들고 유지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제작방법을 알리고, 실제로 이를 만들어서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것을 ‘지구촌 건설 세트(Global Village Construction Set)’라고 부른다.
마르친은 미주리주에서 농장을 시작했고, 농사일을 통해 경제학을 배웠는데, 트랙터를 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장이 나서 많은 비용을 들여 수리를 했지만, 그 이후에도 잦은 고장으로 재산을 탕진한 이후 농장을 유지하고 정착하는 데에 필요하면서, 정말 적당한 저가의 기기들이 없다는 사실에 착안을 한다. 그는 튼튼하면서 쉽게 조립할 수 있고, 성능은 떨어지면서도 효과적이고, 값도 싸며, 평생지속될 수 있고 구하기 쉬운 재활용 소재를 이용하지만 디자인은 진부하지 않은 기계들이 필요했다. 결국 이런 제품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기로 결심을 한다.
이 혁신가가 놀라운 점은 이런 필요에 의해서 만든 기계가 소규모 생산으로도 생산성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에 이를 사업화를 한 것이 아니라 위키에 3D 디자인과 설계도, 교육용 영상과 경비를 게재하면서 세계적인 반응을 일으킨 점이다. 그가 자신이 만든 트랙터를 공개하자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참여자들이 나타나서 더욱 다양한 장비의 시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목표로 한 50종류의 필수 장비 중에서 2012년 1월 현재 필자가 확인해 본 결과 10종의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고, 6종은 현재 개발단계에 있다. 놀랍게도 이 프로젝트는 저절로 성장하기 시작하고 있다. 오픈소스가 소프트웨어에 이어 하드웨어에도 특유의 개방성을 바탕으로 하는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농업, 건축업, 제조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면, 많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일단은 개발도상국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가 되겠지만, 미국에서도 상당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 명백해지면서 건설업, 부품제조, 전력생산을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르친은 하루 100그루 정도의 나무를 심고, 흙을 가지고 하루 5,000장에 이르는 벽돌을 찍어내며, 6일이면 트랙터 한 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제작방법의 보급이 확대되고, 새로운 DIY 제작문화가 지구촌 구석구석에 스며든다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상의 철학도 또 한번 커다랗게 변하게 되지 않을까? 짧지만 임팩트있는 그의 TED 강연을 들어보자.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