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leadershp, Stupid.

1. 다시 한번 리더십

은근히 트렌디한 경영학 바닥에서 리더십이란 화두처럼 정말 끈질지게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되어온 주제가 있었던가? 회사에서 업무를 할때뿐 아니라,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더욱 가슴 찌릿하도록 느끼는 것이 바로 관리자들의 역량과 리더십의 중요성이다. 우리가 조직이란 곳에 일을 한다고 가정했을때 조직이란 실체는 과연 무엇을 통해 인식되는가? 그 어떤 퇴사자가 EXIT INTERVIEW에서 한 말처럼 “저는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저희 부장님을 떠나는 것이예요”라는 말이 직장인에게 주는 큰 공감도 회사란 실체는 관리자들을 통해 오롯히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최근 블로그에 포스팅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란 글을 읽으며 현재 수강중인 과목 하나를 소개해 봄직하다고 느꼈다. 너무나 상식적인 이야기이기에, 누구도 가르치고 배운다고 생각치 못했던 분야 바로 ethical leadership이다. Wall street를 비롯 전 세계 주요 금융시장을 강타한 각종 금융비리, 투자은행들과 몇몇 부패한 기업들의 심각한 수준의 모럴 해저드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면서 이제는 리더십의 중심에 ethics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2.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을 비지니스 스쿨에서 다시 배운다(?)

내가 이번 학기에 듣는 수업중에 제목이 재미있는 과목이 하나 있다. Balancing ethics, economics and CSR이란 수업이다. 세미나식 수업이라서 더욱 관심이 갔는데 한동안 수업시간의 일부를 할애하여 영화를 줄기차게 보여주며 본인의 세계관에 대해 논해보라는 교수님의 주문에 이 수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갸우뚱했던 적이 있었다. 나에게 이 수업이 녹녹치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 뻔한 이야기지만, 한번도 깊게 생각해 보지 못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었다. 본인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를 지지할 논리적 근거를 고민해 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예컨데 Naturalism 과 Theism를 비교해 보고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각종 사고관들을 알아보며 (예를 들자면 Enron이 취한 Darwinian policy – 6개월마다 개인별 성과 검토 후 하위 15% 들에 대한 퇴사압력 – 는 Naturalism에 근간을 둔다고 볼 수 있다) 이것들이 어떻게 회사의 ethical한 방향과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언제 생각이나 해 보았겠냐는 말이다. 즉,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사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지, 내가 갖고 있는 세계관과 논리의 틀이 회사가 지향하는 ethics와 지속가능한 성장과 맥을 같이 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조금 과장해서, ‘남을 속이면 안돼’ ‘결과에만 집착해서 과정을 무시하거나 왜곡하면 끝내 들통이 나게 된다구’ 하는 초등학생용 교과서적 이야기가 실제 비지니스에서는 지켜지지 않아 한 때 거칠 것 없이 잘 나가던 회사들이 추한 스캔들에 휘말리며 사라져 간 이야기를 배우고, 교훈점을 찾아보는 과목이었던 거다.

3. 다 아는 이야기인 기본에 충실하지 못해 쓰러진 기업들

2001년 겨울 ENRON 파산 (미국 포춘 500대 기업중 7위, 미국 역사상 3번째로 큰 파산)
2002년 봄 Adelphia Communication 파산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대기업중 하나)
2002년 여름 Tyco International 100만 달러의 세금 포탈
2002년 여름 Worldcom (미국 2위의 장거리 통신사) 회계부정으로 인한 파산

사용자 삽입 이미지금융위기 전 발생한 대표적인 미국내 금융 스캔들을 몇 가지를 언급해 보았다. 위 사건들은 CEO와 CFO를 비롯한 몇몇의 부정부패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몇몇 사람들의 잘못된 리더십에서 비롯된 이 기업들의 파산이 가져온 사회, 국가적 손실은 물론 수 만명의 실업자와 그의 가족들이 겪었을 아픔, 그리고 갖가지 파장을 다시금 상상해 본다면 참으로 아찔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다 아는 이야기가 비지니스에서는 어려운 것인가? 무엇때문에 이렇듯 똑똑한 이들이 결국 이런 파국을 맞이하고 말았을까? (참고로 ENRON의 대표 Jeffery Skilling은 HBS출신이고, Worldcom의 CFO역시 MBA출신이다).

이 글을 쓰는 중간에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골드막 삭스에게 2,200만 달러을 부과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내용인 즉, 매주 정기회의를 열어 투자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비공개 정보를 사내공유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참고로 2,200만 달러의 벌금은 관련 법규 위반 협의에 대한 현재 부과할 수 있는 최대수준이라고 한다. ) 나에게 있어 이 소식이 새삼스럽지 않은 이유는 정확히 한달전 Greg Smith라는 Executive Director가 골드만 삭스를 퇴직하며 쓴 “Why I am leaving Goldman Sachs?”라는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2년간 골드만 삭스에 재직했던 시간을 회고하며, 이제 더 이상 조직에 대한 자긍심도, 믿음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는 그 원인으로 최근 골드만 삭스의 잘못된 리더십을 언급했다.

How did we get here? The firm changed the way it thought about leadership. Leadership used to be about ideas, setting an example and doing the right thing. Today, if you make enough money for the firm (and are not currently an ax murderer) you will be promoted into a position of influence.
It astounds me how little senior management gets a basic truth: If clients don’t trust you they will eventually stop doing business with you. It doesn’t matter how smart you are.

앞선 질문에 대해 답한 많은 서적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Temptation is all round us”라는 짧은 기사가 떠오른다. 그 글은 노바티스 대표인 Daniel Vasslla가 사회적 성공 척도에 대해 담백하게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4.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 (Human Frailty)

그는 단기적 성과에만 사로잡혀 긴 호흡의 성과를 간과하거나 혹은 이를 파괴하는 악순환은 실패의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성공에 대한 갈급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보라고 주문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어떤 행동이 진정 이 회사와 그 구성원들(주주뿐 아니라, 고객, 임직원 그리고 크게는 소속된 공동체)을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숙고해 보라고 말한다. 인간은 너무나도 나약한 존재이기에 법적인 제재를 비롯한 규제가 필요할 뿐 아니라, 진지한 통찰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반문할 기회를 가져야 하며, 이는 단순히 CEO 한 사람에 국한된 부분이 아니라고 한다. 즉, 회사 전반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다.

5. 생각해 볼 문제

다시 이야기를 돌려 ethical leadership과 관련하여 우리가 생각해 볼 꼭지는 무엇일까? 하나는 기업 스스로가 본인에게 던지는 ‘무엇이 우리의 본질인가’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1번의 답변을 바탕으로 ‘무엇이 이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자세인가’에 대한 숙고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한국은 지난 몇 십년간 전례없는 압축성장을 자랑하며 다수의 세계일류 제품과 세계적인 기업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 혹은 개인 모두 쉼없이 달려온 지난 날들에 걸맞은 그들의 내적 성장 또한 함께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1등이 아니면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문구는 우리를 끄덕거리게 만들었지만, 무엇을 위한 1등인지에 대한 고민은 너무 간과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짧은 기간내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고민이 간과되기 쉬웠을 것 같다. 왜냐하면 단기간내 성장을 위해 자연스럽게 도입되는 성과주의와 사내 경쟁, 시간적 압박, 목표달성에 대한 성취압력은 리더들을 비윤리적으로 만들기 쉬운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 ‘The ethical executive’ written by Robert Hoyk & Paul Hersey 참조)

바라건데, 유능한 인재라면 이런 주제에 대해 한번쯤은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보고, 나아가 그런 고민을 깊이 해 본 회사에 몸담고 싶지 않을까?

글 : HKLEE
출처 : http://mbablogger.net/?p=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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