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단순히 가구업체인가?

어린이들의 놀이터

혹시 당신은 어린 시절 레고를 가지고 놀아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니라면 적어도 당신의 아이들에게 레고를 선물한 경험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레고에 대해 굳이 이야기 해보자면 전세계 어린들이 1년에 50억 이상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제품이고 6개의 2×4 블록으로 9억 1,50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그정도로 세기의 장난감이라고 불리는 레고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레고가 오랫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자신이 직접 재미있고 다양한 조합을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어른들의 놀이터

레고가 어린이들의 놀이터라면 어른들의 놀이터는 무엇일까?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그 주인공일 것이다. 요새 가구업체들 사이에서는 이케아(IKEA)가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한다. 세계 1위 가구업체인 스웨덴의 이케아가 2014년 광명시에 한국 1호점을 연다는 소식과 그 후 어떠한 영향과 파급력을 가지고 올지에 대해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정도로 이케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 35개국에 300여개의 매장으로 연 매출 40조원을 버는 세계 1위가구 업체이다. 이러한 세계 1위업체가 한국시장 진출을 한다니 한국가구업체들이 긴장할 만 하다. 하지만 내가 관심을 더 가지는 것은 세계 1위업체가 들어온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그중에 하나는 이케아가 DIY 가구업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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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goo.gl/ij4wa


DIY(do-it-yourself)시장의 부상

한국에서 드디어 DIY시장이 수면 위로 나오고 있다.하지만 사실 2005년에도 DIY 기업이 있었다. 2005년도에, 국내 최초의 DIY 및 주거용품 전문 매장이었던 영국계 회사 비앤큐(B&Q)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 때 DIY를 위한 공구 및 주거 환경에 필요한 모든 제품을 한 곳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하고 DIY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했다. (자료 : 링크)

그러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한국 시장 진출 2년 만에 철수했다. 혹자는 한국시장이 글로벌기업에 무덤이여서 그렇다고 하지만 그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DIY문화가 아직 한국사회에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DIY가 무엇인가?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고치는 것이다. 5~7년전에는 한국사회는 DIY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 DIY 문화가 수면 위로 점차적으로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그러한 배경에는 한국인의 경제 소득의 증가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있다. LG연구소의 2011년 한국인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의 한국인 라이프스타일은 건강을 중시하고 가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적인 삶을 살면서 동시에 삶의 의미를 찾고자하는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개인화 라이프스타일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77쪽, 링크)

한국은 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이제 갓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지자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가시간의 증대로 그러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  그러한 가치에 자기만족,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이제는 DIY문화를 받아들일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럴만한 증거로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나온 자료를 보겠다.

20~30대의 약 20%가 ‘간단한 소품, 가구 등은 만들어서 사용한다’
10~30대의 약 26%가 ‘제품 구입 후 취향에 맞게 디자인이나 성능을 바꾼다’
30~50대의 약 20%이상이 ‘야채 등을 길러 먹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1월~2월 G마켓 가구부품과 DIY 목재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
홈베이킹 DIY세트 판매량 75% 이상 증가
자동차 튜닝 DIY 용품 11번가에서 해마다 20% 이상 매출 성장

이런 DIY 문화의 부상은 이케아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럼 이케아는 어떻게 DIY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접근할까?

이미 앞에서도 말했지만 DIY 제품은 자기가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고치는것인데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생성되는 것이 FUN한 경험이다. 비록 완성품이 아니여서 귀찮을 수도 있지만  일단 완성이 되면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자기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자기만을 위한 valuable한 제품이 탄생하기 떄문이다. 이러한 가치을 알면 만드는 즐거움도 알게 되기 때문에 다른 평범한 완성품보다 더 매력적인 것이다. 게다가 가격이 더 저렴하니깐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아니면 어떤 사람에게는 가격이 먼저 일 수도 있지만 어쩃든 그들의 DIY 전략이 통할 것인가가 한국의 가구업체들에게 큰 이슈거리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이케아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체험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3가지의 예를 통해 왜 그러한 지 보겠다.

1)  프랑스 파리 지하철 이케아 아파트 

 

이케아는 지난 1월 파리의 지하철 역 안에서 이케아 제품으로 꾸민 아파트를 만들었다. 남녀 참가자 5명이 6일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그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모습을 지하철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케아 아파트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호기심에 창문을 통하여 보게 되고 관심이 있는 가구나 기능들을 확인 할 수 있고 촬영도 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참으로 참신하면서도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이케아와 고객이 서로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였다.

2) 페이스북을 통한 이케아에서 하룻밤 자기

 

이케아가 영국 페이스북 팬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마케팅을 하였는데 페이스북 페이지 팬 중에서 선정된 100명에게 이케아 제품으로 가득찬 곳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참가자들에게 수면안대, 간식, 슬리퍼 등을 제공했고 마사지, 영화 보기 등 다양한 엔터테이먼트도 제공했다. 그리고 숙면 전문가까지 투입되어 자신에게 맞는 침구류를 고르는 팁도 제공했다. 이러한 하룻밤 자기 마케팅도 인상적인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직접 체험 할 기회를 주었다.

3) 라이프스타일 체험

이케아 홈페이지에 가보면 그들의 비전은 높은 퀄리티의 품질을 만드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더 나은 매일매일의 라이프를 창조하는 것이라 써져있다.(링크)그리고 이케아의 한국 설립 목적에는 가구와 인테리어 상품만이 아닌 식물, 식품, 레스토랑 운영, 주류 판매, 탁아시설 운영 등이 있었다. (링크)  그들은 단순히 가구를 팔려는 게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이케아의 최대 강점이다.

이케아 매장을 가보면 이것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가구를 파는 곳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파는 매장말이다. 매장 안에는 레스토랑, 카페, 워킹맘을 위한 탁아소 등이 있다. 누구나 편히 와서 잘 수도 있고 쉬면서 수다를 떨 수 있다. ‘거대한 거실’에서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레스토랑 안에서 저렴한 가격에 스웨덴의 미트볼을 맛볼 수 있다. 직장인들은 점심 시간에 와서 낮잠을 자며, 대학생들은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리고 탁아 시설에 아이를 맡겨 놓고 출근하는 워킹맘도 있다.(링크)

이케아는 단순한 가구기업이 아닌 체험을 통한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이었던 것이다.

이것이 왜 이케아(IKEA)가 2008년 경기불황에도 이겨내고 지금까지 세계1위업체인 이유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한국의 가구업체들은 그들을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가구업체들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DIY 전문가구업체 이케아가 아니라 고객들에게 FUN한 경험과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 ‘이케아’여야한다. ‘어린이들의 놀이터’인 레고가 직접 다양하고 창의적인 조합을 FUN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면  ‘어른들의 놀이터’인 이케아는 거기에 체험을 통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요소를 넣었다. 그저 빨리 만들면서 durable한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가 된 한국의 제조업들에게 이케아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어쩌면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한국의 제조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지도 모르겠다. 이케아가 한국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글 : 민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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