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밝혔지만 나는 안티 네이버다. 네이버가 우리나라 인터넷에 끼친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사실 그들을 욕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네이버를 선택하는 것은 네이버 스스로가 아니라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폐해에 대해서는 조성문님의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라는 글로 대신하고자 한다. 이 포스팅은 몇년 전 포스팅이지만, 여전히 네이버의 폐해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나 역시 네이버가 주는 편안함 때문에 네이버를 많이 이용했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뭔가에 중독된 것 같은 기분과 쓸데없는 쓰레기 같은 정보를 계속 클릭하고 있다는 느낌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누군가가 나를 낚으려고 여기저기 떡밥을 설치해 놓은 듯한 느낌 말이다. 그리고 클릭해서 들어간 곳에는 내가 원하던 정보는 없고, 온갖 성인광고로 도배된 사이트들 뿐이다.
그런데 네이버를 피해가면서 살기에 한가지 어려운 점은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뉴스의 경우에는 많은 신문사 또한 낚시 기사를 많이 올리는 것은 똑같고, 블로그는 네이버에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지식인 서비스처럼 간단하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만한 곳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네이버의 쓰레기 더미를 최대한 피해보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연구해서 실행해 본 결과 많은 발전이 있었기에 아래와 같은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물론 네이버를 100% 우리 생활에서 배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면 큰 혼란이 초래될 뿐이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서비스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네이버에게 경고의 메세지를 주는 한편, 다양한 다른 서비스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필요는 있다는 측면에서 이 글을 올린다.
1. 검색: 1) 구글검색, 2) SE네이버
구글의 검색은 생각보다 괜찮다. 그리고 아마도 더 많은 사람이 쓰면 쓸 수록 더 좋아 질 것이다. 아직까지 한글 컨텐츠에 관한한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 의존하기 때문에 구글의 crowding sourcing 능력이 그다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구글을 사용할 수록 좋아질 것이다.
구글도 일종의 대기업이고, 많은 사업 영역에 거미줄같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점에서 뭐가 그렇게 네이버와 다를소냐? 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유저 입장에서 구글은 네이버처럼 쓸데없는 내용을 사용자에게 푸시 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유저 입장에서는 구글을 이용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구글에서 만족할만한 답을 당장 찾지 못했다면 SE.NAVER.COM 을 이용하자. 적어도 광고가 배제된 깔금한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쓸데없는 광고와 낚시들이 없는게 오히려 조금은 허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차츰 익숙해질 것이다. 2. 뉴스: 1) 구글 뉴스, 2) 미디어 다음, 그리고 3) news.naver.com 그리고 4) 팟캐스트
네이버 뉴스는 지나치게 낚시가 많다. 그리고 개인 맞춤화(customization)이 쉽지 않다.
대안으로는 구글뉴스가 있다. (news.google.co.kr) 구글 뉴스에서 보고 싶은 뉴스만 맞춤 설정으로 받아 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쓸데없는 광고가 별로 없어서 좋다.
구글뉴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미디어 다음 (media.daum.net) 이 있다. 솔직히 뉴스의 퀄리티는 naver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네이버에 비해서 훨씬 덜 busy하고, 뉴스 퀄리티도 아주 약간 좋은 것 같다.
그래도 네이버가 그립다면 마지막 방법으로는 news.naver.com 의 URL을 직접 치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현재 네이버 첫 화면에 뜨는 뉴스들은 클릭하면 각각의 뉴스 사이트로 가기 때문에 짜증나는 점이 많지만, news.naver.com을 직접 치고 들어가면 일단 1)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고, 2) 네이버의 인터페이스 안에서 뉴스를 볼 수 있어서 좀 낫다.
전혀 엉뚱한 대안이 될지 모르지만, 뉴스를 굳이 인터넷으로 보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는 분들, 그리고 스마트폰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podcast를 이용한 뉴스 듣기도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손석희의 시선집중 podcast를 학교 갈때 30분씩 듣는데, 대부분의 뉴스는 여기서 커버해 주기 때문에 미국에 살고 있음에도 한국의 소식에 대해서 전혀 뒤쳐짐이 없이 들을 수 있다. 특히 뉴스 브리핑이라는 코너가 있는데, 이 코너는 약 10분 정도의 시간만 할애하면 주요 뉴스를 모두 정리받아서 들을 수 있다.
특히 podcast를 다운받아서 x2배속도로 들으면 시간도 절약되고 좋다. 특히 손석희씨의 경우에는 발음이 엄청 정확한 편이라서 2배로 돌려서 들어도 완벽하게 알아들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슈털어주는남자(이털남) 등 뉴스고발 형식의 팟캐스트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은 각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선택에 맡기겠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팟캐스트 다운로드
3. 블로그: 1) RSS를 최대한 활용, 2) 티스토리, 3) 다음 View
블로그는 많이 돌아다니면 불편할 뿐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블로그는 RSS Feed로 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RSS Reader를 잘 선택해서 블로그를 구독하면, 훨씬 간편하게 블로그들을 볼 수 있는데도, 아직 주변에 RSS 구독에 대해서 친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서 안타깝다.
검색을 통해서 RSS피드 구독에 대한 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도 검색을 통해서 찾아본 RSS구독에 대한 글을 하나 여기에 공유하도록 하겠다.
[TIP] RSS (블로그 구독) 의 개념 및 이용 방법: http://www.happybono.net/218
특정 블로그를 구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블로그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티스토리나 다음 View가 네이버에 비해서 훨씬 퀄리티가 좋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두 메타블로그 모두 배타적인 성격이 네이버에 비해서는 훨씬 덜하다. 다양한 플랫폼의 블로그를 제공하니 말이다.
블로그와 관련한 네이버의 가장 실망스러운 점 중에 하나는 RSS피드를 받아서 보더라도 블로그 전문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내가 RSS 피드를 받아서 보는 것들 중에서 블로그에 제목만 보여주는 것들은 딱 두개다. 네이버와 조선일보. 따라서 여기서는 RSS 피드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목이 있으면 제목을 클릭하고 그 사이트로 가야 한다. 결국 트래픽을 자신의 사이트로 끌어들이려는 속셈인데, 최근에 나는 네이버와 조선일보 관련된 RSS는 모두 중단했다. 그 이유는 1) 네이버에는 좀처럼 좋은 블로그를 찾기가 힘들어졌고 (사실이다), 2) 조선일보는 어차피 Weekly Biz 섹션만 보기 때문에 따로 Bookmark 를 하고 들어가서 보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가끔. 그러므로 실제로 RSS의 의미는 완전히 퇴색했다고 봐야 한다.
아무튼 한국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는 폐쇄성이라는 점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4. 지식인: 1) 위키피디아, 2) 구글
지식인에 올라오는 답변은 딱 봐도 초딩이 달아놓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신뢰도가 화악 떨어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편리한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계속 몇개의 답변을 더 찾아본 후에 그들을 종합해서 생각해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위키피디아가 있다. 직접적인 대안은 물론 아니다. 두 서비스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카테고리에 속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위키의 한글 컨텐츠가 괜찮은 것들이 많다. 굳이 한글이 아니더라도 영문 컨텐츠를 찾아서 80~90% 이상의 해결은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해결이 안된다면 구글.
5. NAVER.COM 을 습관적으로 들어가지 않기.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com을 습관적으로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브라우저의 home으로 설정을 해 놓아서 네이버의 트래픽을 몰아주는 경향마저 있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일요일 아침마다 이마트 정문에서 일어난다고 말이다. 물론 이마트 안에서 대부분의 식사와 여가와 쇼핑이 해결될 수도 있으나, 만약 당신이 오늘따라 고급 상점에 가고 싶거나, 홍대앞에서 재즈 공연을 보고 싶거나, 햇살이 내리쬐는 가로수길 노천 카페에서 친구들과 브런치를 먹고 싶다면? 당신이 무조건적으로 이마트의 입구에서 주말을 시작함으로 인해서 당신은 이미 이마트라는 세상 밖의 수많은 상점들을 둘러볼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수많은 상품들을 공급하는 제조업체와 우리나라의 농업/어업/목축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당신이 일요일 아침마다 무조건 이마트 정문에서 기상을 하기 때문에 이마트에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물건을 납품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이다.
Kellogg에서 Technology Marketing을 가르치는 Sawhney교수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하는 이유를 1)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이거나, 2)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서 라고 했다. 내가 네이버.com을 들어가는 이유의 십중팔구는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서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RSS피드를 읽거나 tistory에 들어가서 요즘 블로거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혹은 freakonomics 같은 팟캐스트를 듣는게 나의 정신건강에 100만배 유익하다.
맺으며
네이버라는 존재는 우리 스스로가 키워낸 괴물이다. 그 괴물이 얼마나 한국 인터넷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는지, 그 매트릭스 안에 갖혀 살면 절대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밖으로 뛰쳐나오는 순간 얼마나 그 매트릭스가 제한된 공간인지 알 수 있다.
네이버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왜 쓰냐고 물으면 ‘편리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정말 그들 가운데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인터넷 서비를 사용해 봤는지 의문이다.
네이버는 TV앞에 놓인 소파와도 같다. 지금 TV에서는 재미있는 영화가 하고 있고, 소파 앞에는 심지어 팝콘과 콜라까지 놓여져 있다. 그런데 그 영화는 끝날줄을 모르고, 팝콘과 콜라는 아무리 먹어도 끝이 없다. 계속 거기 앉아서 있다보면 우리는 비대해진 우리의 몸뚱이를 다시는 추스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네이버가 먼저 깨치고 일어나서 2000년대 초반에 보여준 것과 같은 혁신적인 모습을 되찾는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신생 벤처가 나타나서 검색이나 뉴스, 혹은 지식인, 블로그, 카페 와 같은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를 대체해 주면 좋을 것 같지만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모바일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네이버의 아성도 조금은 흔들릴줄 알았건만, 끄덕도 없다.
네이버라는 존재를 허물 수 있는 것은 이제 유저들 밖에 남지 않았다. 유저들이 네이버를 외면해 주어야만 네이버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고, 결과적으로 한국의 인터넷에 더 새로운 혁신이 불어넣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