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색다른 도전,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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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OpenCompute.org

지난 5월 18일 페이스북이 기업공개를 하면서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던 한 주일이 되었다.  단순히 IPO의 규모가 크고, 기업의 가치가 거품논란을 일으킬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주된 이슈거리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크 주커버그가 HP, 구글과 비교하면서 HP가 시장가치에 엮여있고, 구글이 문화가치에 치중한다면, 페이스북은 사명(mission)에 충실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대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연이겠지만 페이스북의 IPO를 앞두고 HP는 3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감원을 발표하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래서 오늘은 페이스북의 여러 가지 프로젝트 중에서, 이들이 진행시키고 있는 또 하나의 사명에 입각한 프로젝트인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 Open Compute Project)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1년 4월에 발표되어 매년 오픈컴퓨터서밋(Open Compute Summit)까지 개최하면서 새롭게 획득한 클라우드 서버 기술들을 무료로 개방하고, 많은 개인과 기업들이 쉽게 채택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개방적이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HW 및 SW 자원들을 이용해서 거대한 웹 스케일의 인프라를 구축한다.  구글이 거의 대부분의 기술을 개방하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중요시 한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인 데이터 센터 내부 HW 구조 등에 대해서 철저히 비밀에 붙이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전쟁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거대한 서버군을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하며, 전력을 아끼면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문제가 발생해도 쉽게 회복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IT기업의 가장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페이스북의 데이터 센터에 대한 기술을 모두 공유하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업그레이드하고 알게된 노하우를 다시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클라우드 서버 기술에 적용한 이런 결정이 매우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페이스북도 많은 개방형 혁신의 수혜를 누리기 시작했다.  초기보다 에너지 효율은 38% 좋아졌고,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단위비용도 24%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페이스북의 진심이 통했는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벤더들은 ASUS, 델, 랙스페이스, 넷플릭스, 골드만 삭스, 레드햇, 중국의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놓으라 하는 IT기업들과 서비스 인프라 기업들이 망라되어 있다.

비록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의 OCP는 이미 새로운 오픈 하드웨어 운동의 모범사례로서 과거 SW 분야에서의 리눅스와도 같은 위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다.  이미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많은 고객들이 과거 리눅스의 장점을 이야기할 때와 마찬가지로 OCP 구조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은 HW 벤더들이나 SW 벤더 및 서비스, 솔루션 제공자들의 동참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런 움직임은 그 동안 오라클 등이 주도한 폐쇄적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대부분의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오라클은 최근 구글과의 특허 분쟁을 통해 이미 오픈소스와 개방이라는 지위를 획득했던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마저도 소유권 행사를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다가 미국 법원에서 실리를 얻을 수 없는 수준의 침해판결을 받아들기 시작했으며, 재판이 진행되면서 수 많은 개발자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는 등의 명분까지 크게 잃고 말았다. 이제는 특정 벤더의 HW나 SW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들에게 의존하는 그런 구도를 용납하는 고객들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제 개방형 철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페이스북은 단순히 전 세계를 연결하는 SNS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상의 역할을 전 세계에 하려고 한다.  이런 점은 단지 시장만 바라보고, 언제나 경쟁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에만 천착하는 우리나라 기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비록 페이스북이 인정받은 가치가 한 떄의 거품일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일으키고 있는 또다른 철학과 혁신의 씨앗은 앞으로 우리사회에 중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아래 임베딩한 영상은 2011년 10월 27일 있었던 Open Compute Summit 에서의 페이스북 발표 영상이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 영상과 참고자료에 링크한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Watch live streaming video from fbtechtalks at livestream.com

참고자료: Open Compute Project 홈페이지

글: 정지훈

출처: http://health20.kr/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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