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서비스의 범람, 어떤 서비스가 성공을 만들어낼까?

요새 굉장히 많은 모바일 앱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148Apps.biz에 따르면 하루에 등록되는 앱스토어 앱의 개수는 평균 800개 이상이라고 합니다.1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이렇게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모바일 서비스 중에서 성공적인 궤도에 오른 서비스는 지극히 드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성공에 가까운 기획을 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저도 아직까진 성공적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못하지만, 제 경험과 생각에 비춰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글은 Mobile Consumer Product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고 있으며, 저도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고 아래의 글을 읽어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일단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입니다. 정확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답을 모바일 서비스로 잡고 기획을 하셨다면, ‘기획한 우리 서비스가 시장에서 잘 돌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검증을 위해 아래의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쏟아져 나오는 앱 중 정말 사용하는 앱은 몇 개나 되나요?
쏟아져 나오는 앱 중 정말 사용하는 앱은 몇 개나 되나요?

 

왜 모든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하는가

모든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사람이 모바일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24시간을 살고, 그 중 일부 시간을 할애하여 스마트폰의 화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한정된 시간 안에 실제 사용하는 앱의 개수는 매우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새로 나온 서비스는 설치후 몇 번 정도는 호기심 때문에 실행을 하게 되지만, 그 후에 잊혀져 폴더 속 어딘가에 깊숙히 박히거나 삭제가 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우리 앱이 실행되는가가 정말 중요합니다.

포털, 게임, 음악, 이메일 등이 기본적으로 빼앗아 가는 시간을 고려해보았을 때 그 외의 모바일 서비스가 침투해들어갈 수 있는 부분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적고 한정된 시간을 이용하는게 바람직 할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우리 앱을 떠올리고 실행하게 될지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모바일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 출처: asiagoans.com -
사람들이 모바일 화면을 보고 있는 시간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 출처: asiagoans.com –

어떤 서비스가 성공하는가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

어떤 서비스가 성공하는지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모바일 디바이스는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내가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은 주머니 속이나 가방 속에서 나를 따라다닙니다. 즉 모바일 디바이스는 나의 모든 삶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휴대폰은 기본적으로 전화/문자를 토대로 남과 소통하기 위한 디바이스였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주머니 속 PC라는 느낌이 강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모바일 디바이스는 남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는 인식이 강하게 인지되어 있습니다. 그게 전화든 문자든 사진이든 말이죠.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나의 삶을 함께 공유합니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나의 삶을 함께 공유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앱을 실행하게 되는가

위와 같은 이해를 바탕에 깔고 어떤 상황에서 특정 앱을 실행하게 되는지 크게 2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보았습니다.

 1. 내가 특정 상황하에 놓였을 때 – 적극적으로 앱을 실행하게 되는 경우
특정한 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면, 항상 비슷한 상황에서 놓여있을 때 그 앱을 실행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버스 정류장에 있을 때 ‘서울 버스’를 실행하고, 지하철을 타기 전에 ‘지하철’을 실행하고, 기억해야될 중요한 메모가 있을 때는 ‘에버노트’를 실행하고, 밤에 야식을 시켜 먹을 때는 ‘배달의 민족’을 실행합니다. 또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떠올리게 되었을 경우에는 ‘비트윈’을 실행하게 됩니다. ^^ 어떤 상황 하에 내가 놓여져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앱을 실행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러한 서비스를 ‘삶의 context에 잘 녹아든 앱’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늘상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일상의 패턴이 있고 그 패턴 중의 일부를 잘 잡아내, 그 context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를 쉽게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위에 써놓은 예를 바탕으로 말씀드려보면 ‘서울버스’는 버스 정류장에서 있을 때 얼마나 기다려야 원하는 버스가 오는지에 대한 문제를 풀었고, ‘지하철’은 어디로 가야 최단경로인지 언제 지하철 막차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풀었습니다. ‘에버노트’는 잊기 쉬운 생각들을 쉽게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여러 디바이스에서 공유될 수 있게 하였고, ‘배달의 민족’은 밤에 야식을 시켜먹기 위해 전단지를 뒤적이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또한 ‘비트윈’은 카톡이나 페이스북이 지켜주지 못하는 연인간의 프라이버시 이슈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사람은 특정 Context 안에서 그에 맞는 서비스를 떠올릴 확률이 높고, 그 Context에 놓였을 때 우리 서비스가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우리 앱은 한 번 더 실행될 것입니다.

연인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언제나 Between ^^
연인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언제나 Between ^^

 2. 그 앱이 나를 호출할 때 – 수동적으로 앱을 실행할 수밖에 없는 경우
스마트폰에 있는 ‘푸쉬 메시지’ 기능은 정말 강력합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모바일 디바이스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므로 푸쉬 메시지가 오게 되면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acebook, Twitter, 카카오톡 등을 자주 실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써놓은 글에 친구가 댓글을 달고,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수다를 떨고, 누군가 약속을 잡기 위해 나에게 연락하는 등의 행위들은 모두가 ‘나와 관계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는 모바일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남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는 측면과도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삶에 녹아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획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

그렇다면 모바일 서비스를 기획할 때 정말 중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번째, 저는 개인적으로 삶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순간을 파악하고 그 context 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을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 누군가(연인, 친구, 가족 등)를 떠올렸을 때
  2. 특정 행위(간단한 메모, 야식 배달, 영단어 찾기, 길찾기, 사진찍기 등)를 떠올렸을 때
  3. 어떤 장소(버스정류장, 지하철 플랫폼 등)에 섰을 때

등의 Context를 쭉 펼쳐놓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패턴 속에서 문제점을 발견할 경우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딱히 사용자 교육이 필요없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속성을 파악하고, 스마트폰이 있기 전부터 일상적으로 일어났던 행위(전화, 문자, 사진 찍기 등)를 바탕으로 기획을 할 때 사용자 이탈율이 떨어집니다. 너무나 참신한 개념일 경우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능숙하게 이용하게 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는 사용자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삶의 Context 중 어디를 잡으시겠습니까?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

위의 내용들을 완벽히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그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동적으로 앱을 실행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앱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경우 물질적/심리적 보상을 적절히 해주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이를 푸쉬 메시지를 통해 알려 사람들을 앱으로 끌고 들어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앱에서 푸쉬를 보내게 되면 사람들은 굉장히 큰 거부 반응을 보이지만, 그게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거나 필요한 정보일 경우에는 거부감이 덜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드라떼’, ‘오베이’같은 보상형 광고/서베이를 제공하는 서비스나, ‘이음’, ‘정오의 데이트’ 등 하루에 한 번 이성을 소개해주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는, 푸쉬를 통해 사람들을 다시 앱 안으로 호출하는데 보다 수월합니다.우리 서비스가 완벽하게 삶에 녹아들지 못할 경우에는 유저에게 필요한 보상과 정보를 통해 반복적으로 그들을 앱 안으로 불러드리고, 이를 통해 그들의 삶 안에 우리 서비스를 안착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는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가

 실패한 서비스로부터 교훈을 얻자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큰 주목받았던 기술 중에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AR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삶의 Context 안에 서비스가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휴대폰을 들고 그 앱을 실행하여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아무리 봐도 부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때문에 몇 번 실행을 하지만 다시는 실행하지 않는 앱 중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교육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일수록 삶에 녹아들지 못하고, 삶에 녹아들지 못하면 금세 기억 속에서도 사라집니다. 저는 예전부터 AR이 삶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렌즈나 안경을 통해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 구글이 그 일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AR을 삶 속에 녹이기 위해 시도 중인 Google Glasses

또한 Foursquare가 Gamification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많은 서비스들이 Gamification을 통해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Foursquare의 경우에는 이러한 개념을 시장에 처음 들고나와 초기에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이 되었지만, 다른 서비스들은 이미 Gamification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진 유저들을 잡아두지 못했습니다. (참고글: 웹/모바일 서비스가 “닭과 달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재미있는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하고자 한다면, 그 경쟁자는 ‘게임’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우리 서비스가 과연 ‘템플런’, ‘앵그리버드’ 등 보다 재미있을지 자문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많은 모바일 서비스들이 삶의 Context 중 한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모바일 서비스, 과연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나요?

글: 박재욱
출처: http://blog.vcnc.co.kr/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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