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광고, 망설이고 있습니까?

전세계 9억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SNS 페이스북. 최근 여러 의미로 역사에 남을 대규모 기업공개를 함으로써 천당과 지옥을 모두 맛본, 단연 화제의 서비스이자 기업이다. 지난 해 매출 37억 달러(약 4조원), 순익 6억 6천만 달러(약 7천억원)를 기록했으며, 이 중 광고 매출이 무려 85%(32억 달러)에 달하는 전형적인 광고 BM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 회사이기도 하다.

워낙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보니, 페이스북은 100조의 가치를 인정 받을 때 만큼이나 불안 요소도 크게 부풀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떨어지는 주가와 투자자들의 분노를 담아 곧 몰락할 회사처럼 다루는가 하면, 실제 페이스북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기업 평가가 인색해졌으며 IPO에 나서는 회사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창업주가 지분의 일부만 현금화했는데도 무려 1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억 단위 사용자가 쉴새 없이 떠들고 있는 이 엄청난 성공을 이룬 회사를 두고 너무 일희일비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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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P Photo/Nasdaq via Facebook, Zef Nikolla
지난 번 ‘창직인턴제’를 소개하면서 언급했던 거액의 투자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페이스북은 한국의 작은 스타트업들에게 그 자체로 ‘꿈’이다. 누구나 부러워하고 동경해 마지 않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렇게 선택 받은자의 영역 안에 들어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소수에 불과한 그런 꿈.

물론 꿈은 크게 꿀수록 좋다지만, 막연히 신기루를 좇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고 작은 성공을 차근차근 쌓아나가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페이스북을 바라볼 때도 언론에서 다뤄지는 수십, 수백조의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좀 더 현실적인 부분에 관심 가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페이스북 페이지와 타게팅 광고는 작은 스타트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들어줄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역을 한국으로 한정하더라도 이미 유행을 타고 규모를 이뤘기 때문에 유효한 명제다. 또, 페이스북이 갖춰놓은 서비스와 광고시스템을 실제 이용해봄으로써 이 회사가 어떤식으로 잠재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하게끔 유도하는지, 어떤 지표를 어떻게 리포트하는지 등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도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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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광고 집행 전후의 '좋아요' 수치 변화 - 오늘의 해외축구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광고는 키워드 검색 광고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타게팅과 언제든 자유롭게 제어 가능한 소액 집행이 매력이다. 실제로 하루 3만원씩의 예산을 정하고 클릭당 200~300원의 CPC 조건으로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해봤더니, 종전에 100회 미만이던 페이지 ‘좋아요’ 수가 3일만에 400회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반응한 사람의 친구에게까지 퍼져나가는 SNS의 특성상, 덕분에 개별 포스트에 달리는 ‘좋아요’와 ‘댓글 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진작부터 운영하고 있었지만 ‘좋아요’ 수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던 페이지에 페이스북 광고가 활력을 불어넣은 셈이다. 하루 3만원씩 4일 째, 총 11만원쯤 집행되었을 때 광고를 중단했는데, 이렇게 10만원 남짓한 금액으로 정확한 타겟에 광고할 수 있고 단순히 한 번 클릭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지속적인 구독자로 삼을 수 있는 플랫폼은 페이스북 외에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 광고를 시작하게 된 것도 다름 아닌 운영하고 있던 페이지 우측에 빼꼼히 표시된 작은 예시 광고 덕분이었다. “한 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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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광고는 각자의 페이지 특성에 맞게 정확히 타게팅 할 수 있다. 본인이 운영하던 페이지는 ‘해외축구’를 주제로 다루는 곳이었기 때문에, 관련 키워드와 유명 스포츠 브랜드를 타게팅 조건에 넣어 약 20만명의 대상군을 목표로 지정할 수 있었다. 엄한 사람들로 무의미한 임프레션을 날리는 게 아니라, 슬쩍 보기만 해도 관심을 보일만한 타겟들로 엄선해서 집행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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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 결과, 나흘만에 총 20만명 중 약 6만 4천명에게 광고가 집행됐으며, 클릭은 550여 회 발생했다. CTR은 약 0.1% 정도로, 소재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웹 디스플레이 광고보다 높고, 모바일 광고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더 집행했으면 아마 효과는 더 있었겠지만, 우선은 10만원 정도만 집행하고 추후 이슈가 있을 때 다시 집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일시중지 시켜뒀다.

페이스북은 매일매일 정해진 예산(3만원)을 넘기지 않고 최대한 광고를 노출했으며, 등록된 신용카드로 매일 광고비를 결제해 갔다. CPC 광고였기 때문에 소재와 타게팅에 문제가 있었다면 이 정도 물량도 채우기 어려웠겠지만, 하루 24시간 중 14시간을 채 지나지 않아 하루 예산에 도달했으니 이 광고는 꽤 효과적으로 준비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광고가 어떤 사람들에게 얼마나 보여졌는지를 통계페이지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페이지와 페이지의 포스트에 ‘좋아요’와 ‘댓글’이 쌓이는 게 눈에 보이므로 정성적으로도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초반의 폭발적인 반응과 달리 그래프가 갈수록 하향세를 그리는 걸 볼 수 있는데, 전체 20만 타겟 중에 거의 절반에 이미 광고가 노출되어 단박에 누를 사람들은 거의 누른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소위 전문가들이 페이스북의 성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도,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다수의 브랜드들이 많은 수의 ‘좋아요’를 확보할 경우 더 이상 광고를 집행하지 않고 그렇게 자신들이 확보한 팬들을 대상으로만 마케팅을 전개하려 할 것이라는 점에 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이런 기업들이 계속 매력을 느낄 수 있게끔 광고 상품을 다양화하고 노출만으로도 매력적인 플랫폼임을 입증하는 게 숙제다.

예를 들어 페이지의 ‘좋아요’ 수가 400회를 넘어가면, 개별 포스트에 대해 ‘홍보(Promote)’ 버튼이 생기고 개별 포스트를 사람들의 뉴스피드에 좀 더 잘 보이도록 노출하는 것이 가능해지는데, 바로 이런 광고 상품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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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다른 광고 플랫폼들도 마찬가지지만 페이스북 광고 역시 적절한 예산으로 좋은 타이밍에 정확한 타겟에 닿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집행하는 쪽이 얼마나 고민해서 플랫폼을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정확한 타게팅을 위해 조건을 정교하게 세팅하고, CPC/CPM 중 어떤 형태가 본인에게 적합한지도 고민해보고, CPC인 경우엔 입찰가를 얼마로 설정할지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시행착오와 조율이 필요하다. 이는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 광고를 집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물론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명언도 있지만, GM(General Motors)처럼 100억씩 페이스북에 광고비로 쏟아 붓고 직접적으로 자동차가 잘 팔리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건 꾸준히 브랜드 스토리를 충성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중요한 가치를 무시하는 발언이자, 애초에 작은 스타트업과는 무관한 이야기다.

페이스북 광고를 공부하고 고민할 시간과 인력이 없다면, 더 많은 비용으로 물량을 투입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이라면 직접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심정으로 짬을 내어 공부하고 시도해보시길 ‘무조건’ 권한다. 실제로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 보다는 쉽고 편하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팁1. 광고 세팅 시에는 가급적 페이스북을 ‘영문’ 상태로 설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한국어 UI는 번역이 이상한 부분이 많아 오히려 각각의 항목을 이해하는데 혼선을 준다.

*팁2. 한국 화폐단위(KRW) 표기에 버그가 있어서, 입력한 값보다 실제 집행 단위가 100배 이상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있으니, 저장 버튼을 누른 뒤 꼭 설정 내용을 꼼꼼히 리뷰하길 권한다. 예를 들면, 3만원을 daily limit으로 설정했지만 300만원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있다.

*링크
페이스북 광고 안내 페이지

글: DJ
출처: http://ldjok.blog.me/901457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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