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6월 18일 애플 아이패드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태플릿 서피스(Surface)를 공개하였습니다. 그동안 MS는 새로운 OS를 발표하고 하드웨어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던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MS가 플랫폼 경쟁에서 더이상 밀리면 위험하다는 인식때문이겠지요.
“플랫폼을 가진 사업자는 가능한 플랫폼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는 사업자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하게 된다. 물론,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 판매해도 된다….그러나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이다. 그런 경쟁은 고객 가치를 빈약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플랫폼 사업 자체를 망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 사업자의 참여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대응으로는 플랫폼 경쟁에서 밀려나고 도태될 수도 있는 위험에 직면한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무언가 서비스나 제품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이라면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랫폼이 신속하게 시장에 뿌리내릴 수만 있다면 제품 그 자체의 손익을 떠나 사업자의 서비스 전체 관점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런 제품은 그 자체로 수익을 거두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다른 외부 사업자들이 앞으로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 때 참조할 기준점을 제시해 주는 것 그리고 고객에게 해당 플랫폼의 이용 방법을 보여주고 진정한 가치가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진짜 목표가 된다. 일단 최초의 성공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업자가 참여하고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될 것이며 그 결과 필요 수익은 플랫폼에서 확보될 것이기 때문이다.”
– “플랫폼 생태계에 부는 수직 통합 바람”, LG경제연구소 보고서 인용
CNNMoney (20, June) 기사를 보면 MS의 PC 애코시스템 부사장인 Mike Angiulo는 MS는 원도우 8 태플릿을 제공하는 여러 업체 중 하나일 뿐이며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서피스 생산 의미를 제한하며, MS가 나서 다른 하드웨어 업체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일단 MS가 서피스를 통하여 모바일 태플릿의 가능성을 선보이고 수익보다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Tom’s guide 기사에 따르면 서피스 RT는 599달러에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패드처럼 규모의 경제가 없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피스의 라이센스 수수료를 포기할 수도 있을 것으도 예상합니다. MS의 핵심 비지니스 모델인데 말이죠.
이번 서피스 출시는 MS 내부에서도 일부 팀을 제외하고는 비밀리에 진행되었고, 부품 및 제조사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전원소모와 발열이 적은 ARM 프로세스를 외면할 수 없다보니 기존 인텔 계열의 PC와 (원도우 8 프로)와 ARM(서피스 원도우 RT)를 위한 두가지 버전으로 출시하는 것도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MS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메트로 UI를 내놓고 서피스 원도우 RT에 힘을 실으려 할 것입니다.
원도우 8 서피스는 패드나 탭보다는 터치 디스플레이형 울트라북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패드와 달리 원도우 환경에 익숙한 오피스 용도의 사용자에게 큰 어필을 할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보다는 맥북에어와 직접 경쟁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지다보니 맥북 에어에서 종종 스크린으로 손이 가던 것을 생각해보면 터치 스크린 울트라북도 좋은 컨셉의 디바이스입니다만 뭔가 어정쩡한 느낌은 있습니다.
서피스가 플랫폼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앱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될텐데요. 달걀과 닭의 관계처럼 디바이스가 많이 팔려 수요가 충분하지 않으면 개발자가 모이지 않습니다. 현재는 MS의 기본 앱을 탑재하여 비약한 상태입니다. MS는 개발자에게 SDK와 개발 도구 프리뷰 버전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개발자는 PC용과 서피스 앱을 구분하여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군요. 원도우가 OS 시장에서 갖고 있는 시장점유율과 기존 원도우용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를 고려해 본다면 잠재력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MS는 애플처럼 가이드를 준수하도록 요구하여 앱 마켓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 등록이 자유로워 앱 숫자는 증가했지만 품질과 보안 측면에서 사용자의 불만을 사고 있는 점에서도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서피스 공개에서 스티브 발머는 서피스의 특징과 하드웨어 스펙만을 얘기하였습니다. 앱 마켓, 서비스 등 다른 얘기를 해봐야 애플이나 구글에 비교하여 나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MS가 직접 제조하여 성공한 제품은 Xbox를 빼고는 거의 없습니다. 애플과 구글에게 더이상 밀릴 수 없는 상황에서 들고나온 서피스이기에 만약 이번에 실패한다면 정말 MS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일 것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HP, Dell, Intel로 대표되던 PC산업이 애플과 구글로 대표되는 모바일 업계에 밀려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MS가 서피스를 가지고 PC업계를 끌어모아 모바일 업계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요? 해답은 서피스의 성공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출처:서피스가 의미하는 플랫폼 전략과 PC업계의 새로운 도전
글: 황순삼
출처: http://swprocess.egloos.com/2874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