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데이터, 데이터 분석이 업계 유행어입니다. 한 때 UX 가 유행했던 것 같은 느낌이에요. 유행 지난 HCI 를 전공한 사람으로 안타깝… 농담이고, 업계의 유행이다 보니, 다양한 책과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다른 이야기로, 밖에 나가서 이음에서 기획 업무를 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남녀간의 연애는 흥미롭잖아요. 인터뷰나 사례 보면서 기획하면 재밌으시겠어요.” 라고 말씀하십니다. 재미있게도 이음에서 기획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숫자를 보고 기획을 합니다. 오늘 상대방에게 호감을 나타낸 사람의 비율, 키워드를 입력한 사람 수, 업로드한 사진 수, 결제한 아이템 등등의 데이터를 보며 이후에 변경할 것들을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팀이 따로 있고, 보기 쉬운 형태로 가공한 것을 바탕으로 해석을 하지요. 또한 flurry 나 google analytics 를 이용해서 모바일과 웹의 통계를 확인하고 연결하여 해석합니다. 데이터를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가설이 필요합니다.
엄청나게 많은 변수들 중에 A 와 B 라는 변수가 연결고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A 와 B 를 연결해서 보겠다 는 생각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데이터 분석은 주로 숫자로 하는 정량 분석에 집중되어 있어 이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retention 을 숫자가 알려주기는 하지만, 그 숫자를 해석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건 보통 숫자 데이터가 아니라 글이나 말로 전달되는 데이터입니다. 님 서비스 쓰다가 이렇게 해서 열받아서 난 이제 쓰지 않는다고 적혀 있는 말을 통해 연결할 수 있는 것이죠.
최근에 기획팀에서 사용자들이 가입한 후, 갑자기 쓰지 않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팀에서 가장 먼저 한 것은 탈퇴한 사람들이 몇 달이나 쓰다가 탈퇴하는지에 대한 평균값을 찾아본 것이 아니라, 나이별/성별/가입일자별/결제여부 등등에 따라 그룹핑하고, 랜덤으로 사용자를 추출해서 그룹별로 30-40명씩 그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다가 나갔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매칭 대상자가 어땠는지, 그 상대방은 또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사람이 남긴 1:1 문의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어드민을 통해서 일일이 다 확인한 다음 어느 타이밍에 나갔는지를 정리하였습니다.
‘탈퇴한 사람은 평균적으로 6.6 개월 쓰다가 탈퇴하였습니다. ‘ 라는 숫자는 사실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3개월 쓰고 나갈 서비스였는데, 지금 사용자들은 6.6 개월 쓰는 것인지 판단하려면 이전 경험이나 다른 유사 서비스의 데이터가 있어야지만 알수 있지요. 평균적 수치는 현상을 말해줄 뿐 딱히 더 깊게 인사이트를 주진 못합니다. 물론 평균의 스냅샷을 계속 비교하면서 서비스를 고쳐나갈 때마다 비교하는 건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정성 데이터를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되면 오히려 쉽게 답이 나옵니다. 그룹별로 이런 사용자들은 이럴 때 확 열받아서 탈퇴하는구나, 를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매일 밤 12시와 낮에 숫자로 된 데이터 리포트를 받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찾는 데이터는 따로 있습니다. 자기 전에 하루에 들어오는 1:1 문의 중 100개 정도를 뽑아서 살펴봅니다. 사용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이런 불만이 있구나,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구나. 를 알 수 있지요. 숫자와는 또 경험이며, 사용자의 목소리들은 제가 데이터를 볼 때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데이터 분석이 이슈가 되면, 사실 데이터베이스, 통계 뿐만 아니라 인터뷰, FGI 혹은 인터뷰나 글을 좀 더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도 좀 더 발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지만 아마 곧 달라지겠죠.
글: 익살
출처: http://story.isloco.com/2304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