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경제학자가 아니지만,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한 유일한 인물 대니엘 캐너먼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을 추천한다. 번역은 좀 아쉽지만, 우리가 논리적으로 어떤 오류들을 범하는지, 이성적 사고에서 어떻게 벗어나게 되는지에 대해서 풍부한 사례와 재미있는 설명으로 자세하게 풀어 놓았다.
며칠 전 포스팅(‘내 인생의 경영학 교과서’ 11선)에서도 소개했지만,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의 생각에는 두가지 종류의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 주요 요지이다. 하나는 직관적이고 빠르게 생각하는 시스템(system A)이고, 다른 하나는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려는 시스템(system B)이다. 이 두 시스템은 상호 보완적으로 움직이며, 이 두 시스템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우리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 중에서는 때로는 말도 안되게 논리적이지 않은 결정들도 많이 내리게 되는데, 재미있는 점은 그 이유가 System B가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System A가 내릴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 논리적인 ‘변명’을 만들기 위해서 system B가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heuristics 라고 불리우는 오류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휴리스틱스는 우리가 통계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많은 오류들을 포함하는데, 예컨대 이런 것이다.
영희는 매우 독립심이 강하고, 자신의 주장을 잘 펼치는 여성이다. 다음 두가지 중에서 영희에 대해서 더 개연성이 높은 보기는 무엇일까?
A. 은행 직원 (teller)
B. 페미니스트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은행 직원
위의 질문에 대해서 A의 경우가 B의 경우보다 훨신 더 통계적으로 맞출 확률이 높다. B는 A의 부분집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B라고 대답을 하는데, 그 이유는 영희에 대한 사전에 주어진 정보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다. 우리의 뇌가 통계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전형적인 예이다.
위의 예는 이 책에 소개되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 중에서 하나일 뿐이고, 그 외에도 정말 재미있는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다니앨 카네먼은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한 유일한 비경제학자이다. 그는 심리학자로서 왜 인간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행동하지 않는가? 에 촛점을 맞추어서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인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의사선택을 하는 인간’에 대해서 왜 현실에서는 그런 사람들이 엉뚱한 짓을 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이런 개념을 human과 econ 이라고 구분하여 부르며, 우리가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인간(econ) 은 일상의 인간(human)과 전혀 다르고, 왜 다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 외에도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다고 느낀 부분은 1) 우리가 고등학교때부터 배운 무차별곡선(indifference curve)이 가지고 있는 오류 (무려 2가지!!), 2) 인간이 이득과 손실에 대해서 다른 효용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증명, 3) 경험과 기억이 서로 다른 것으로 느끼는 경우들의 사례 등이었다.
이 책을 읽고 비슷한 분야에 관심이 가는 분들은 블랙스완이나 괴짜 경제학도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번역이 그다지 매끄럽지 못한데, 아마도 논리적으로 꼬여있는 문장들이 원문에 많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되는데, 원문으로 읽은 분들에게 물어봐도 어차피 이해가 잘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따라서 그나마 번역서가 더 낫다고 생각은 된다. 영어가 한국어보다 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5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