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이 워낙 성실하게 얘기를 하고 계셔서 일단 받아들이면서 “차체에 진동이 계속 생겨서 그런것인가요?”라고 물었답니다. 그런데 이 기사님은 전혀 뜻밖의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기사들이 보통 정비를 완료하고 볼트를 손이나 기계로 조이게 되는데 습관적으로 이전에 잠겨있는 상태보다 더 강하게 잠그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타이어 장착 해 보신 분은 알 거에요. 기계로 푸타타탁 하면서 막 조이죠. 그러다보니 정착 부품이 자연진동이 아닌 인위적인 조임에 의해서 균열이 생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재수없으면 마지막 정비사가 조이다가 지대로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보통은 알아도 모른척 하는 경우가 많고 달리는 도중에 엔진오일이 바닥나며 엔진이 망가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앗! 싶었습니다. 저에겐 이게 사람에 관한 이야기처럼 들렸거든요. 조직이나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행위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이전보다 더 조임을 요구받고 무의식적으로 또 우리 역시 조임을 강화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그 지점에 균열이 생겨 버리는 것입니다. 얼핏 균열은 살짝 금이 간 정도처럼 보이지만 이전의 상태로 복원을 할 수가 없는 지점입니다. 조직이나 사람들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어느 순간 무기력이나 부정적인 태도의 임계점을 넘게 되는 지점이 생깁니다.
자동차 정비기사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보통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그것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살펴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취지 자체는 긍정적인 것임에도 그것이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심각한 균열로 발전하게 되는 현상. 이것이 더 큰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것에 관해서 함께 논의를 키워서 이야기를 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이를 표현하는 여러가지 단어들을 저에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재로선 ‘크랙’이나 ‘덕타일’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당한 것 같아 보입니다. 우리말로는 균열이 있는데 좀 더 입에 탁 들러붙는 표현이고 유니크한 것이면 좋겠다 싶어요^^
글 : 송인혁
출처 : http://everythingisbetweenus.com/wp/?p=1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