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평처럼 넓게 느껴지는 20평 집이 있는가 하면, 10평 비좁게 여겨지는 20평 집이 있다.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주인의 능력과 노력에 얼마든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가구 배치나 구조, 공간 분할과 사용 방법을 조금만 다르게 해도 단순한 체감 면적이 아닌 실제 쓸모 있는 공간이 늘거나 줄어드는 까닭이다.
이런 일은 자연과 인간 세상 속에 적지 않게 존재한다.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대용량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 업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하드디스크 발전의 역사는 크게 속도와 데이터 기록 밀도로 구분할 수 있다. 이전 제품 보다 더 빨라야 하고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어야 가장 진화한 하드디스크로 인정 받을 수 있다.
히다찌 글로벌 스토리지 테크로놀로지(HGST) 연구소가 기록 밀도면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하드디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나노 기술인 자체 결집 분자(self-assembling molecules)와 나노임프린팅(nanoimprinting) 기술을 접목해 10나노미터 (1나노미터: 1m의 10억분의 1) 넓이의 미세 패턴을 가진 마그네틱섬(magnetic islands)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원자 약 50개의 넓이로 인간의 머리카락 두께보다 10만 배나 얇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현재 보다 높은 밀도의 자기 섬을 비용,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나노미터 패턴의 비트 밀도는 현재 하드 디스크 밀도보다 2배 높은 것으로, 연구실의 실험 환경에서 읽기/쓰기 및 데이터 보존에 뛰어난 결과를 선보였다고 HGTS는 밝혔다. 이를 전체 디스크 제품으로 확장하게 되면, 나노임프린팅 공정은 조(兆) 개 이상의 개별 자기 섬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GST 리서치 부문 부사장(Vice President)인 커리 먼스(Currie Munce)는 “전통적인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업체인 HGST가 나노 기술을 통해 혁신을 지속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HGST 연구소에서 사용할 자체 결집분자 및 나노임프린팅 기술은 향후 십 년 내로 비트패턴드미디어(BPM, Bit Patterned Media)를 비용 효율적인 수단이 되게 할 것이며, 이는 나노스케일의 제조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 되면 동일한 크기의 디스크를 가진 하드디스크에 최대 2배까지 더 많은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동일한 데이터 기록 용량을 가지면서 더 작은 크기의 하드디스크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더욱 낮출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회전하는 자기디스크를 가진 하드디스크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SSD(Solid State Disk)의 몸값이 점점 낮아지면서 빠르게 하드디스크의 자리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SD와 같은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가 현재의 대용량 하드디스크 자리를 완전하게 빼앗으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몸값이 착해지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나노리소그래피 공정 (The Nanolithography Process) 이란?
캘리포니아의 산호세에서 열린 SPIE Advanced Lithography 2013 컨퍼런스에서 톰 알브레히트(Tom Albrecht) HGST연구원은 디스크 드라이브에 필요한 미세 패턴 – 약 10만개의 원형 트랙(circular track) – 개발을 위해 텍사스의 몰레큘러 임프린트(Molecular Imprints, Inc. MII)사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자체 결집 분자로는 서로 반발하는 세그먼트로 구성된 블록 공중합체(Block copolymer)인 하이브리드 폴리머(Hybrid polymer)를 사용한다. 준비된 표면에 박막으로 도포된 세그먼트는 완벽한 열의 형태로 배열되며, 폴리머 세그먼트의 크기가 열 사이의 간격을 결정한다. 폴리머 패턴을 만들고 나면 라인 더블링(Line doubling)이라 불리는 반도체 업계의 공정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던 열에 더 작고 세밀한 2개의 개별 라인을 만든다. 패턴들은 이후 칩과 디스크 기판에 나노스케일의 패턴을 전사하는, 나노임프린팅을 위한 템플릿으로 변환된다.
블록 공중합체가 패턴을 형성하는 데에는 표면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HGST는 첫째로 자체 결집 분자를 결합시키고, 둘째로 라인더블링과 나노임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네모난 형태를 10나노미터 크기로 원형 배열했다.
알브레히트 연구원은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를 사용하지 않고 초소형의 패턴을 만들어 냈다”며 “적절한 화학처리와 표면이 준비되면 이 공정은 더 작은 크기로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반복적인 패턴을 생성하는 성질의 자체 결집 분자가 비트패턴드미디어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체 결집 분자와 나노임프린팅 기술은 디스크 드라이브나 메모리 같은 무결성 어플리케이션이나 더 완벽한 기술을 요구하는 어플리케이션에 도입되고 있다.
글 : 줌인라이프
출처 : http://bit.ly/12sUNV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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