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8년 정도부터 블로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읽었던 책을 스크랩하는 수준이었어요. 책을 읽고 나서 접어두기도 하고 메모하기도 하는데 나중에 정작 활용할려고 보니 (제가 메모를 체계적으로 안해서도 그렇습니다) 할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틈날때마다 그것을 이렇게 디지털 기록으로 남겨두기 시작했죠.
그런데 의외로 제가 올리는 글을 보고 사람들이 아 좋다라고 해 주는 거에요. 요약버전이니 책을 손쉽게 읽을 수도 있고 추천 도서 위주로 보니깐 아무 책에 비해서도 좋은 거죠. 그런데 내심 제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욕심이 나더라구요. 그냥 스크랩이 아니라 책을 읽다가, 또는 생활을 하다가 맺힌 생각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예를 들면 사랑에 관한 주제같은 것이 그렇지요(와이프와 다투고 나면 특히 ㅡㅡ;)
제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을 때 저는 아 이게 그냥 정리하는 거와는 다른 차원의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내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A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끝까지 제 생각을 쫓아가며 써 보니 사실은 A가 아니라 A’거나 B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대충 생각했을 때는 이거겠지 했는데 정작 저의 내면은 다른 걸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았어요. 게다가 생각을 들여다보면서 사람들이 모르는 의외의 관점들이 굉장히 많다는걸 이해하게 되었죠.
계속 그 생각들을 쫓아가 봤어요.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그냥 정리하는것에 비해 저의 생각의 흐름을 굉장히 좋아했고 저도 거기에 더 동기를 느끼면서 바쁘고 지치는 회사 생활의 와중에 활력을 찾으면서 매일 한개씩의 글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휴일을 제외하고서는 2년동안 단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쓸 정도였어요. 넘 잼있었고 그 사이에 제가 하는 말이나 글이나 별로 차이가 없어질 정도로 생각을 전개하는 방식에서나 쓰는 방식이 진화를 했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을 때 글을 쓸 정도였습니다. 여러가지 자료도 찾아보고 통합해 보고 가설을 세우고…
이렇게 축적된 생각들이 결국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스파크, (리치, 퍼펙트스톰:아직 집필중인 책들) 로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되고, 저는 일개 회사의 사원에서 작가로서 연사로서 디렉터로서 컨설턴트로서 살아가고 있답니다.
글을 써라, 정리해라, 책을 써라 하는 관점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그냥 기억의 저편으로 흘려보내기 보다,
대충 생각하고 지나쳐버리기 보다,
삶의 의미있는 순간순간마다 자신에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사람들과 나누는 작업을 해 보시면 어떨까 제안을 드립니다.
법륜 스님의 말씀처럼 인생은 단기적으로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필연입니다. 주변의 상황과 환경에 흔들리고, 타인의 행동에 자신을 맞추는 것보다 (자유롭진 못하겠지만) 자신의 관심과 생각들을 스스로 따라가 보는 것이 결국 자신의 필연을 발견하고 나아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따라가 보겠습니까? =)
글 : 송인혁
출처 : http://goo.gl/RhS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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