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스타트업 노매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하고 벤처스퀘어가 주관하며 Plug&Play가 협력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총 8개의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선발하여 국내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Plug & Play Tech Center 에서 약 1개월 동안의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과 멘토링을 지원하며, 미국 현지에서의 쇼케이스와 다큐 촬영 및 귀국 후 국내에서 열리는 데모데이가 함께 진행됩니다.
스타트업 노매드의 최종참가팀으로 선발된 8개 팀들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진출 계획과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구체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미국 현지에서의 엑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앞둔 참가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제이제이에스미디어(JJS Media)는 음악을 매개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미로니‘의 개발사로, 음악분야에 특화된 감각있는 스타트업이다. 약 40개국의 유저들이 미로니를 통해 서로의 음악 이야기를 공유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이 새롭게 선보인 마이뮤직테이스트(MyMusicTaste)는 팬들이 직접 공연을 기획하는 웹 및 모바일 기반 플랫폼으로서, 팬들이 주인공이 되는 합리적인 콘서트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음악관련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음원확보가 가장 최우선 과제였을텐데, 이와 관련해서 힘든 부분은 없었는가.
뮤직스토어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음원을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음원 유통권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과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이들이 기본적으로 새로운 유통채널의 등장을 원치 않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 사실 네이버 뮤직도 엠넷의 음원 데이터를 쓰고 있을 정도이고,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음원을 유통할 수 있는 곳은 로엔 엔터테인먼트(LOEN Entertainment), CJ 그리고 KT 같은 대기업들이 전부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인 우리가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가진 음원의 물량 자체가 적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고, 그래서 좀 더 색다른 틈새시장으로서 발견해낸 것이 바로 콘서트 시장이다.
음악을 매개로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미로니’의 기능 중 공연 분야를 특화시켜서 개발한 것이 현재의 마이뮤직테이스트라고 알고 있다.
미로니에서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이용자들의 음악 재생기록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내 친구가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이 음악을 들으면서 어떤 메시지를 남겼는지와 같은 음악경험의 공유 기능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특징이었던 콘서트 추천 기능에서는 재생 중인 MP3파일이 어떤 아티스트의 곡인지를 분석한 뒤, 해당 아티스트의 공연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알려주었다.
현재는 미로니와 마이뮤직테이스트가 별개의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지만 나중에는 미로니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마이뮤직테이스트로 확장되는 콘서트 기획 및 티켓팅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마이뮤직테이스트가 해결하고자 하는 현 콘서트 시장의 문제는 무엇인가?
콘서트나 각종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서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자 하는 팬들의 니즈는 엄청나다. 국내에도 최근 각종 대형 페스티벌이 개최되면서 이 시장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는 흐름은 명확한데, 동시에 여러가지 문제 또한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 페스티벌이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쟁쟁한 힙합 아티스트들이 나오기로 예정되어 있던 페스티벌이었는데 대표이사가 돈을 들고 도주한 것이 원인이었다. 싱가폴에서도 ‘1 World Music Festival’이라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이 공연 이틀 전에 취소된 일이 있었다. 이 경우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주변 국가들의 팬들은 항공비부터 숙박비까지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 단순히 공연티켓을 환불해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무리한 스케쥴링, 투명하지 못한 구조들과 같은 여러가지 문제들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우리는 이걸 해결하고 싶었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결국에는 돈, 아티스트, 그리고 장소 이 세 가지 요소의 문제였다. 때때로 국내에서 뮤직 페스티벌의 티켓 가격이 어이없을만큼 높게 책정되는 이유도 바로 이 요소들에서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이상의 관객이 와야만 수익이 보장되고, 관객을 모으기 위해서는 메이저급 아티스트가 필요하며, 메이저급 아티스트의 섭외를 위해서는 거금이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몇 만명이 올지 몇 천명이 올지 전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획과 섭외가 들어가기 때문에 도박과 같은 시장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즉 콘서트 시장은 돈을 많이 벌수도 있지만 반대로 몇십억도 순식간에 날릴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여기에 팬이라는 요소를 추가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나는 콜드플레이를 좋아하는데, 콜드플레이는 한번도 한국에 온 적이 없다. 나는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한국에서 보기 위해 5만원 정도는 얼마든지 낼 용의가 있고, 마이뮤직테이스트를 통해 나와 같은 사람이 만 명이 모이면 5억원이라는 거금이 되며, ‘너를 보고 싶어하는 만 명의 팬들이 5억이라는 돈을 이미 모아놓고 기다리고 있다’는 식으로 팬들이 콜드플레이의 내한을 요청하는 캠페인을 할 수 있게 된다.
아티스트와 이미 이야기가 된 상태라면 장소라는 요소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그룹이 5개 도시에서 투어를 한다고 할 때, 어떤 장소에서 투어를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팬들이 투표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팬들도 자신이 원하는 도시에서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고, 콘서트를 기획하는 에이전시측에서도 대략 어느 정도의 관객이 올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현재 마이뮤직테이스트의 글로벌 진출 상황이 궁금하다.
별도의 해외마케팅은 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국가들의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인상깊은 예로 루나플라이(LUNAFLY)라는 한국 아티스트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앱 화면에서 볼 수 있듯이 아르헨티나, 베네수알라, 튀니지와 같은 국가들에서 루나플라이의 공연을 요청하고 있다.
루나플라이는 국내에서는 큰 규모의 공연을 하기 어려운 아티스트인데, 튀니지 팬들이 루나플레이의 공연이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튀니지 대사관에 직접 연락을 해서 작년에 열린 KPOP 행사에 루나플라이가 직접 간 일이 있었다.
우리는 마이뮤직테이스트를 통해 베네수알라와 같은 남미 국가에서도 루나플라이의 공연을 요청하는 수요가 있다는 점을 루나플라이의 소속사에 전달했고, 이를 토대로 내년에 남미 투어를 진행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 마이뮤직테이스트의 유투브 채널에는 ‘마이뮤직테이스트에서 공연 요청을 하면 찾아가겠다’는 내용의 루나플라이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예전에는 아티스들이 있는 곳으로 팬들이 갔는데 이제는 그 반대가 가능하다. 그래서 팬들이 어딨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공연을 요청해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마이뮤직테이스트의 유투브 채널에 올라온 루나플레이의 영상)
기존 기획사들은 유투브 재생 분석이나 구글 트랜드 분석과 같은 자료에 많이 의존했는데 실제 마이뮤직테이스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팬들의 요청과 이들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콘서트에 대한 수요는 또다른 분야의 값진 데이터이고, 우리는 계속해서 이 데이터들을 모아서 콘서트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 나가고 싶다.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뮤직테이스트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
해외에서도 크라우드펀딩 형식의 콘서트 리퀘스트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일단 우리의 베이스는 한국이기 때문에, 다양한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요청을 받아 이들을 해외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2013년, 2014년까지는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의 해외진출에 초점을 두고 이를 통해 풀을 확장시킨 후 2014년부터는 해외의 아티스트들을 국내로, 더 나아가서는 해외의 아티스트를 해외의 다른 국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온라인의 콘서트 오픈마켓을 지향하고 있다.
두번째는 자체 커뮤니티 구축이 가능한 ‘메이커스 노트(Maker’s Note)’라는 기능이다. 이를 통한 팬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팬들은 원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위해 함께 나름대로의 작전을 짜고 이를 아티스트에게 어필할 수 있다. 또한 공동 퀘스트와 같은 형식의 게임 요소의 적용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공연에 여성팬들이 많은데, 남자팬 500명을 모아오면 리워드를 주겠다는 식으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리워드는 내가 보고 싶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내가 원하는 도시에서 보는 것이고, 영화의 엔딩크레딧처럼 그 공연에서의 엔딩크레딧에 ‘이 공연이 있게 해준 사람들’란에 해당 공연을 요청한 마이뮤직테이스트 유저들의 이름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노매드를 통해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여러 음악 행사에서 현지의 음악 산업 종사자들, 음악 관련 스타트업들과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우리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하고, 현지에서 마이뮤직테이스트에 대한 피드백을 얻어오고 싶다. 음악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곳이니만큼 배워올 것이 많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팬들이 주인공이 되는 합리적인 음악공연시장의 구조를 만들어 내겠다.”
도유진 youjindo@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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