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합병조건은?
2. 누가 누구를 삼킨 것일까?
3. 지배구조는 어떻게 될까?
4. 텐센트의 존재는?
5. 카카오에게 직상장과 합병 중 무엇이 이득일까?
6. 배경은?
7. 합병에 이르기까지 장애물은?
8. 시너지는 나올 수 있을까?
9. 조직개편은 있을까?
10. 향후 주가와 업계 판도변화는?
1. 합병조건은?
다음이 존속법인이 되고 카카오가 소멸법인이 되는 형태입니다. 이를 위해서 양사는 우선 기업가치를 각각 측정합니다. 다음은 1조원, 카카오는 3조원 수준인데요. 여기에 맞춰 카카오의 주식만큼 다음의 발행신주로 교환해주는 것이죠. 이러면 자연스럽게 양사 주주 지분율은 희석이 되는데요. 다음 주주 지분율 희석이 훨씬 심하겠죠. 아무튼 신설법인은 4조원의 인터넷 상장사로 출발을 합니다.
2. 그렇다면 누가 누구를 삼킨 것일까?
형식적으로는 다음이 존속법인이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삼킨 셈입니다. 기업가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카오로서는 우회상장 효과를 누리게 됐습니다.
3. 지배구조는 어떻게 될까?
합병법인의 오너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되는 셈이죠. 그의 지분율은 우호지분 합쳐서 40% 수준. 그렇다면 다음측 주주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재웅 창업자의 지분율은 5% 미만으로 떨어질 예정인데요. 상징적 위치를 고려했을 때 그가 대의를 위해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물론 지금이 Exit할 마지막 시기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다소 무리한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은 그가 합병에 동의했으며 한동안 법인 주주로 남을 것이라는 답변을 줬습니다.
4. 텐센트의 존재는?
텐센트의 존재에 대해 우려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내 유력기업이 중국 손아귀에 놓이게 됐다는 것인데요. 근거가 없진 않으나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텐센트 지분율은 10%를 조금 넘어 대세를 움직이는 데 한참 부족합니다. 이 또한 희석이 이뤄질 것이고요.
그렇다고 노하우나 기술력 이전과 같은 일이 생길까? 글쎄요. 그저 전략이나 방향에 대한 유출(?) 정도가 있겠죠. 딱 이 정도가 텐센트가 가져가는 몫이라고 봅니다.
5. 카카오에게 직상장과 합병 중 무엇이 이득일까?
앞서 카카오가 다음을 삼켰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 카카오에게는 ‘직상장’이라는 카드가 있었습니다. 목표대로 진행한다면 2015년 3조원 규모의 벨류에이션을 형성하며 수천억원의 공모금을 조달했겠죠.
하지만 카카오로서는 “과연 목표 벨류에이션을 채울 수 있는가”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요. 여기에 “상장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다음의 인프라를 흡수한다면 그렇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디”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6. 배경은?
기자간담회에서 최세훈 다음 대표는 “원래 카카오와 친했고 어떻게 협업을 진행할까 고민한 끝에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답변을 줬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성장정체에 직면한 현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 4년간 여러 가지 신사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실패했으며, 카카오 또한 게임중개사업 외에는 크게 성공을 거둔 사업체가 없죠.
즉 이번 Deal은 체계적인 준비보다는 당장의 위기감이 가장 많이 작용했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최세훈 대표는 살이 완전 쫙 빠졌는데요. 심적인 고민이 컸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7. 합병에 이르기까지 장애물은?
첫번째는 주주총회로부터 승인을 받는 일이죠. 합병의 경우 반대의견을 가진 주주는 반대표와 함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니 내 주식이 적절한 가격에 사가고 니들 맘대로 하라”는 의사표현입니다.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의 매수대금을 준비했는데요. 카카오야 지배구조가 단순하니 큰 무리가 없을 것 같고.. 상장사인 다음이 문제인데.. 매수대금 2000억원은 반대표 20%까지 커버하겠다는 뜻입니다. 합병에 대한 의지가 대단한 것이죠.
8. 시너지는 나올 수 있을까?
카카오 입장에서는 상당한 현금이 유입돼 해외사업을 포함한 여러 가지 활동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는 모바일기업인데요. 유무선 통합시대가 되면서 PC기반의 인프라가 절실했습니다. 이를 다음이 충족시켜줄 수 있죠.
반면 다음 또한 3000억원 이상의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신사업과 카카오 플랫폼의 연계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주인이 없는 회사였기 때문에(현재 이재웅 창업자 지분은 10% 조금 넘는 수준. 경영에 간섭을 하지 않았음) 오너십이라는 무형의 가치도 얻을 전망입니다. 즉 김범수 의장 아래로 탄탄한 조직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
헌데 기자간담회에서는 아쉽게도 그 어떤 계획과 내용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잘하겠다”는 말만 수십번 반복했을 뿐.. 아쉬운 대목입니다.
9. 조직개편은 있을까?
다음 직원은 2600명, 카카오 직원은 600명. 합쳐서 3200명인데요. 서로 이질적인 기업문화를 섞는 게 관건입니다. 다음은 여유롭고 안정된 분위가 있는 반면 카카오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가 있는데요. 과연 두 회사 간의 궁합이 맞을지 지켜봐야겠네요.
혹시 조직개편이나 구조조정은 있을까? 전자는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가능성이 낮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칼자루는 카카오가 쥐고 있는데요. 중첩되는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사업 위주로 인력재배치에 나서는 안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10. 향후 주가와 업계 판도변화는?
현재 관련 주가 폭등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연 합병법인이 4조원의 벨류에이션 이상을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인데요. 쉽진 않을 것입니다. 양사 모두 매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죠.
각각 검색과 메신저라는 사업체 외에는, 그것도 국내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터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칫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과연 네이버 독주체제에는 변화가 생길 것인가.
어떻게 보면 이번 합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네이버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카카오의 주력사업인 검색과 메신저 모두 너무 잘하니까. 이에 다음 카카오는 한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장을 흔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 : 최용식
출처 : http://goo.gl/3cwY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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