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컴퓨터가 너무 좋았다. 고등학교 때는 개발에, 대학 시절에는 개발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해킹의 매력에 푹 빠졌다. 새벽 4시 취침, 아침 10시 기상, 다시 새벽 4시까지 해킹에 몰두했다. 해킹만 하다 끝난 대학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왕 시작했으니 이 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2009년 세계적 해킹 대회인 데프콘 (DEFCON CTF)에서 3등을 수상했고,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재학시절 이미 주요 국내외 해킹 대회의 상을 휩쓸었다.
비트코인 거래소 ‘코인원’ (CoinOne)을 운영하는 디바인랩 차명훈 대표(27)의 얘기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면서 얻는 성취감을 좋아한다는 차 대표의 도전 정신은 매일 새로운 문제와 씨름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숙명과 잘 어울린다.
“비트코인의 넘버원 플랫폼이 되고 싶다. 새로운 금융시장이 열리는 시점에서 코인원이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성 높아
차명훈 대표는 2011년부터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초, 비트코인 최대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보안 문제로 인해 파산하자 차 대표는 비트코인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다 “보안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국내 비트코인 시장이 작다는 사실도 메리트가 있다고 봤다. 관심분야에다 스타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시작했다”
차 대표는 특히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이 가진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중앙 집중식의 지급결제 시스템을 서버가 없는 형태로 변화시켰다”며 “이것의 효과는 송금 시에 서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술의 잠재성 때문에 분명히 미래에는 어떻게든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자체에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으로 금융비용을 굉장히 많이 절감할 수 있다. 특히 해외 결제를 할 때 수수료를 많이 절감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디바인랩은 올해 비트코인으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도록 송금서비스를 준비중이며 해외 직구족을 위한 해외결제 서비스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 팀워크 중시…삼고초려 하는 마음으로 일일이 팀원 꾸려
현재 디바인랩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모두 9명. 그중 4명은 포항공대 동문이다. 차명훈 대표는”나와 성향이 잘 맞는 학교 후배 두 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 분야는 내가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니 나를 믿고 1년만 따라와 달라”고 후배들을 설득했다. 동문과 함께 일하는 것에 대한 장점에 대해 차 대표는 “후배들의 장점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팀워크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차 대표는 “팀원을 구할 때 기술 면접에 의존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열정과 의지를 본다”며 “무엇을 해봤고 안 해봤는지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람이다 싶으면 몇 달 동안 구애 작업에 들어간다. 차 대표는 “오랜 설득 끝에 외주로 일하던 디자이너도 디바인랩에 합류했다” 고 전했다. 디바인랩을 운영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을 때가 “팀원들이 연달아 아팠을 때”라고 말하는 차 대표의 말 속에서 그가 팀원을 얼마나 소중히 하는지 알 수 있었다.
◆ 코인원의 강점은 친절한 UI 와 보안기능
국내에 비트코인 거래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바인랩의 코인원은 고객의 편의를 가장 중요시 생각했다. “비트코인 거래방식은 주식을 거래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기존의 비트코인 거래소는 주식시장에서 쓰는 프로그램이랑 너무 다르고 보기 불편했다. 코인원은 주식거래를 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 (HTS) 과 비슷하게 만들어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등락폭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코인원은 원 클릭 방식으로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진행 할 수 있고, 거래정보 역시 바로 업데이트되는 것이 장점이다.
보안기능 역시 코인원의 강점이다. 차 대표는 “보안강화라는 것이 사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뒤에서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며 “최근 보안기능을 강화한 멀티시그월렛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거래를 하려면 키가 필요하다. 키는 거래를 위한 공인인증서와 같은 개념인데 이 키 파일을 지키는 것이 거래소의 핵심이다. 차 대표는 “우리는 키를 세 개로 나누고, 두 개를 갖고 있어야만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는 국내에는 없는 서비스”라며 “앞으로 보안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들을 계속 출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는 비트코인으로 지급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늘리는데도 주력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코인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비트코인 오히려 투명한 거래…빨리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야
일반인에게 비트코인 얘기를 하면 부정적인 말부터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익명성을 이용해 비트코인이 범죄에 악용될 될 수 있다는 비판에 차 대표는 “국내에 비트코인 관련 규제가 없는 것이 오히려 리스크”라며 “미국, 캐나다, 영국처럼 비트코인 관련 규제를 만들고, 비트코인에 세금도 부과하는 시장이 형성 되어야 된다”고 답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실명 확인만 철저히 한다면 오히려 투명한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모든 사람이 거래내역, 사용처 등의 정보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케이큐브벤처스와의 인연.. 새로 함께할 파트너 찾아
디바인랩은 작년 7월 벤처캐피탈 케이큐브벤처스 로부터 2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차명훈 대표는 “개발에는 자신있었지만 경영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케이큐브벤처스를 만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며 ” 좋은 파트너를 만나 제품을 만드는데 만 집중할 수 있었다” 고 말했다. 현재 디바인랩은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차 대표는”단순히 투자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인을 찾는 마음으로 함께 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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