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합쳐지고 싶어하는 기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

최근 좀 일이 바빠 포스팅을 제때 못하고 있습니다. 밀린 것도 많은데, 올해 1월에 스마트 초이스에 올렸던 칼럼을 공유합니다.

원본 : http://goo.gl/uFGcKU

제가 어릴적 보았던 만화영화나 영화에서는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에 관한 소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인터스텔라에서 등장했던 로봇 타스도 겉 모습은 인간과 많이 다르지만, 유머감각까지 구현한 로봇은 인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의 피그말리온의 갈라테아의 신화부터 아주 오래전 부터 인간은 인간을 닮은 무언가, 혹은 인간을 넘는 더 완벽한 존재를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눈부신 로봇과 소프트웨어의 기술 발전들은 이러한 미래가 현실과 가까워 지는 것 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과학상상화 경진대회를 한다면 늘쌍 등장하는것이 로봇이니 아마도 이러한 미래에 대해서는 누구나 생각해보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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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애니메이션이나 기술흐름은 단순히 로봇이 인간과 비슷해지는 것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인간과 별개로 기계는 도구가 발전해서 어느날 갑자기 인간과 비슷한 무언가가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도 기계 혹은 기술들과 함께 살아가며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인간의 지성과 육체도 기술들과 함께 진화하고 있습니다.

불이나 바퀴 같은 도구들은 인류는 지구 최강의 동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의 등장은 단순했던 기계에 소프트웨어라는 개념을 덧입혀, 인류의 생각하는 능력마저 도구의 힘을 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어릴때 미래인은 ET처럼 머리를 크게 그렸지만, 사실은 이미 우리는 ET에 버금갈만한 지적 진화를 이룰만한 기계를 곁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계는 컴퓨터실에 메인프레임으로 버티고 있다가,집의 책상위로.. 그리고, 무릎위로, 마침내 손안으로 까지 들어왔습니다. 이제는 포스트 모바일을 이야기하면서 모든것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들어가는 IoT를 이야기하고있으며, 스마트 시계를 시작으로 입는 컴퓨터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그린다면 한 장소에 있던 거대한 컴퓨터가 몸을 줄여가며 점차 사람들의 몸을 덮는 모습으로 변해갈겁니다. 이러한 흐름은 컴퓨터가 인류와 적극적으로 합쳐지고 싶어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삼성전자에서 핵심 산업으로 체택한 헬스케어는 인간의 생체정보를 통해 더욱더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이미 컴퓨터는 몸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몸 안의 정보마저 훑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향후 컴퓨터 기술은 몸안에 삽입되는 컴퓨터들이 생길것이라고 합니다.현재는 장애인들의 장애극복을 위한 삽입되는 컴퓨터가 시도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감각과 신체능력, 혹은 지적 능력과 편의성을 갖게되어 일반인들도 이를 착용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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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컴퓨터가 혹은 우리 기술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와 컴퓨터가 일체가 아닐까요? 공각기동대에 그려진 전뇌(디지털 뇌)를 가지는 미래나 은하철도999의 기계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인류의 모습은 이러한 기술 흐름을 이미 상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질적이고 기괴한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희망을 갖자면, 그 기술들이 가진 기회들을 생각한다면 인류를 더 인간적이게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합니다.

인류는 기술발달과 더불어 여유가 생기면서 더 넓은 포용력을 가져왔으며, 이에 대한 수많은 부작용들도 제도와 의식의 변화를 통해 발전해왔습니다. 한때는 우리 부족만, 그 다음은 민족, 그 다음은 인종, 지금은 동물까지 포용력을 넓혔습니다. 언젠가는 로봇이나 소프트웨어까지 그 지평을 넓힐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늘 있어왔던것은 우리자신이 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라는 것을 알면서 부터입니다. 그동안 기계는 비인간적인 것에 대한 대표적인 용어였지만, 미래에는 우리도 신이 만들어놓은 아주 잘 만들어진 기계라는 것을 인식하고, 기계에 대한 포용력까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죠. 사실 이러한 인식은 아주 오래전 종교로 부터도 있어왔던 일입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한다면, 포스트모바일이 시계같은 웨어러블로 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그 다음도 생각해 볼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단순히 더 편리해진 미래가 아니라, 이러한 기술들이 던져주는 수많은 질문들 앞에 놓일것입니다.

개인정보나 인권의 문제 같은것 들 말이죠. 우리사회는 발달하는 기술에 맞춰 더 많은 발전을 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그 기술은 어린아이들의 위험한 장난감이 되어 영화의 디스토피아를 현실로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죠. 그 숙제는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을 자본과 경제가 이끌었지만 우리는 늘쌍 기술이 던져주는 질문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6KQCh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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