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과하이드] 지킬편 :: 어떻게 부하를 육성할 것인가

어떻게 부하를 육성할 것인가

사업은 스포츠와 다르다. 그러나 위대한 감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사무실이나 업무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업무현장에 영감을 줄 수 있을 만한 유명 감독들의 인터뷰를 공유하려 한다.

 

조 지라디(Joseph Elliot Girardi)

Joseph Elliot Girardi
사진 출처 : mlb.mlb.com

뉴욕 양키스를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 지라디(Joseph Elliot Girardi) 감독은 통산 500승이 넘는 이 시대 대표적 야구감독 중 한명이다. 다음은 소위 그의 ‘직감론’인데 흥미롭다.

“생각을 많이 하면 실패할거요. 왜냐하면 생각은 게임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거든. 그러니까 승리의 핵심은 준비예요. 하지만 실제의 판단은 직감적일 때가 많아요. 데이터를 아무리 준비해봐야 공은 이미 지나간단 말이죠.”

그는 신인을 육성할 때의 원칙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솔선수범이죠. 선수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당신이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팀의 구성원과 그 특성에 감독이 적응을 해야 해요. 타자들이 장타력을 가졌는데 그들에게 주루 위주 전술을 적용할 수는 없죠.”

 

벨라 카롤리(Bela Karolyi)

Bela Karolyi
사진 출처 : www.toptenz.net

9개의 올림픽 체조메달을 일궈낸 미국 체조 대표팀 감독 벨라 카롤리(Bela Karolyi)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그 유명한 나디아 코마네치(Nadia Comaneci)를 길러낸 감독이다. 미국으로 망명한 후에는 300여명의 체조선수가 그를 거쳐갔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개별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들의 심리적 상태가 어떠한지, 개별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어떻게 해야 동기부여를 할 수 있고 피해야 할 언행은 무엇이 있는지 스스로 알아야 하죠.” 나디아 코마네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녀는 강철과 같았어요. ‘겁먹지 말라’고 말할 필요도 없었어요. 겁먹은 적이 없는걸요. 출발선에 선 경주마 같았죠.” 1996년 아틀란타 올림픽에서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부축하에 무대 위에 올라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낸 케리 스트럭(Kerri Strug)에 대해서도 말했다.

“케리는 제가 만난 아이 중 가장 수줍음이 많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자신감을 불어넣어줘야 했죠. 경기 전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오, 이 경기복은 정말 너에게 잘 어울리는구나. 이거 어디서 났니?’ 라고 먼저 말해준 후에 ‘자, 좋아. 이제 네 차례다. 준비됐니? 좋아, 가자!’라고 해야 했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각각에게 매번 다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는 겁니다.”

카롤리 감독은 또 이렇게 덧붙였다. “당근과 채찍은 번갈아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항상 적시적소에 사용해야하죠. 선수들이 태만하거나 집중력을 잃으면 채찍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먹히지 않으면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계속 채찍을 쓰면 안 되요. 이를테면 우리가 왜 치열히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놓고 진지하게 토론을 한다든지 해야죠.”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son)

Alex Ferguson
사진 출처 : www.wilsonhartnell.ie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son) 감독도 만났다. 비법을 알려 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채찍을 써서 잘 하는 사람은 소수예요. 대부분은 당근에 더 잘 반응합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있을 때마다 칭찬을 했어요. 선수건 사람이건 ‘잘 했어’라고 말하는 것 이상의 칭찬은 없습니다. ‘잘 했어’는 정말 최고의 문장이예요. 그 이상 과도하게 할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칭찬을 해도 안 되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았다. “경기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저는 경기 후에 바로 말합니다. 말할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지는 않아요. 그냥 말하는 거죠. 그리고 그걸로 끝입니다. 뒤끝이 없어요. 한 경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 경기만을 생각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관찰하고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선수의 버릇을 발견해서 고쳐주는 것,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을 때 그것을 알고 함께 하는 것이 감독이 할 일이죠.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금전적 고민이 있지는 않은지, 피로가 쌓인 것은 아닌지를 살피는 거죠. 기분이 좋은가, 나쁜가도 봐야해요. 저는 선수가 괜찮다고 할 때도 그가 부상을 입었는지 알 수 있어요. 저는 사람들이 관찰의 중요성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관찰이 제 감독능력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서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관찰을 통해 미리볼 줄 알아야 하죠.“

퍼거슨은 우수한 감독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우수한 감독의 능력은 지독한 노력에서 온다는 것이다. “우수한 감독들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고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사실 중요한게 아니예요. 그들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중요한 건 그들은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는 겁니다.”

 

빌 파셀스(Bill Parcells)

Bill Parcells
사진 출처 : amerikanskfotball.tnfj.com

뉴욕 자이언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등의 아메리칸 풋볼 감독이었던 빌 파셀스(Bill Parcells)는 무뚝뚝한 사람이다. 그의 접근법은 퍼거슨과는 좀 다르다. “정직해야 합니다. 엄청 정직해야 해요.” 그는 단호히 말했다. “그들의 실력에 대해 진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얼굴을 맞대고 솔직하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하는 거죠. 진실이란 때로 괴로운 겁니다. 솔직하게 진실을 말한다는 건 불편한 일이죠. 뭐, 그런 겁니다. 어쩌겠어요. 명확한 표현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말하는 것만이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들은 더 이상 팀의 일원이 아닙니다.”

그는 덧붙여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것을 겁내서는 안된다고 했다. “만약 당신이 사람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면 압박을 가해야만 합니다. 밀어붙이는 거죠. 그렇게 해야만 당신이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는 이런 접근법이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는 정면돌파를 정말 좋아합니다. 제가 가진 권한을 즐긴다든가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만들기 때문이죠. 제가 요즘 느끼는 건 사람들이 실은 직선적인 접근법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몰아붙인다는 것은 언제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저는 지난 수십년동안 많은 선수들을 지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을 몰아붙여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있죠. 그들이 제가 한 말 중에 가장 많이 기억한 것은 이것이었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자네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야.’ 실제로 그들은 이 말을 자녀들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 아버지도 같은 말씀을 해주시곤 하셨죠.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강조하는 팀의 목표는 무엇일까? 승리? 우승? “저는 선수들에게 이기라고 소리치지는 않습니다. 대신 작은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죠.”

“작고 달성가능한 목표를 설정해놓는 겁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성취하겠죠. 그러면 그들은 성공을 향해서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실패하는 습관을 버리고 성공하는 습관을 갖게 되죠. 그러한 변화를 지켜보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일입니다.”

 

빌 왈쉬(Bill Walsh)

Bill Walsh
사진 출처 : i.ytimg.com

빌 왈쉬(Bill Walsh)는 1980년대에 세 번이나 수퍼볼에서 우승을 이끈 전설적 감독이다. 각종 분석과 예측 기법이 스포츠에 도입되기 전의 시대에 그는 대표적 지장이자 전략가로 꼽혔다.

“우리가 팀을 이끌 때 항상 서로 상충하는 요소가 있습니다. 하나는 조직이라는 차원에서 그 구성원들이 조직의 중요성을 알고 그 안에서 통제에 따르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창조적이면서 스스로 상황에 적응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둘을 조합해서 어떤 성취를 얻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예요. 하지만 그런 일을 해내는 것이 관리죠.”

그의 팀에서 가장 유명했던 두 명의 쿼터백인 조 몬타나(Joe Montana)와 스티브 영(Steve Young)은 위의 두 사례에 각기 딱 들어맞는 인물이었다. 즉 그 둘은 서로 정반대의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는 그러한 특성에 감독이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조 몬타나 같은 경우는 그의 본능적인 감각에 모두가 따라주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그의 창조적 능력들이 잘 발휘되지 않을 때라도 그를 비난하지 않도록 조심했죠. 오히려 그가 자신의 본능에서 나오는 감각을 더 사용하도록 권장했습니다. 그가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을 용납했고 개의치 않았죠.”

“스티브 영 같은 경우는 정반대였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엄격한 분석과 사전계획에 맞추었습니다. 스티브 영은 대단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었고 체력이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분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팀의 전략에 따르도록 만들었습니다.”

선수들과의 의사소통 접근법에 있어 빌 왈쉬는 빌 파셀스와는 의견이 달랐다.

“솔직하게 직선적으로 대한다는 게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솔직함, 열린 태도 이런 것들이 사실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상처들은 결국 조직 전체에 퍼져나갑니다. 결속력이 약해진다든가 하는 거죠. 상처를 주는 사람은 고립될 거구요. 팀의 성공을 위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선수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들은 일일이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요. 그들은 스스로 잘 알아서 합니다. 누가 감독이 되어도 상관없어요.”

“문제는 하위의 25%에 해당하는 선수들입니다. 승패는 그들에게 달린 거예요. 대부분의 감독들은 상위의 75%에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신경 써야할 건 하위의 25%라는 거죠. 이들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따라서 팀의 전력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훌륭한 감독들이 그들의 선수들을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적용하여 일반 조직에서 상사가 부하를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에 관한 원칙을 뽑아보았다.

  • 솔선수범하라. 팀과 똑같이 준비하고 대비하라
  • 부하 각각의 요구에 당신의 스타일을 맞춰라. 한 사람에 대한 대응법이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부하를 관찰함으로써 그들 각 개인에 맞는 최선의 접근법을 찾아내라
  • 비판과 지적을 통해 부하를 고무시켜라. 하지만 그렇게 할 때는 가능한 한 현장에서 바로 하라. 이때 솔직하고도 온정이 담겨야 하며, 뒤끝을 남기지 말라
  •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팀을 믿어라
  •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 팀의 능력수준은 가장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능력과 같다고 여기라. 꾸준히 그들의 능력을 향상시켜라
  • 달성가능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라. 명확한 목적과 이정표를 제시하고 항상 고무격려하라

글 / 남정우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