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과하이드] 지킬편 :: 천재가 조직에 들어왔을 때

[su_animate type=”slideInRight” delay=”0.5″]천재가 조직에 들어왔을 때[/su_animate]

[su_animate type=”slideInRight” delay=”0.7″]첫 번째. 들어가며[/su_an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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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팀에 어느 날 새로운 직원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 직원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법이다. 또한, 협력업체와 어떻게 된 일인지 순식간에 ‘형님, 동생’하는 사이가 되어 일이 술술 풀리고 있다. 나는 아직 말도 트지 못했는데 말이다. 일이 잘된다니 좋은 일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 당신은 여러 가지 심리적 압박을 받을 것이다. 주변의 눈치도 보일 것이다.

분명히 이 세상의 어디엔가는 지성, 기억력, 창의력, 사회적 영향력 등이 당신보다 나은 사람이 있다. 그것도 아주 월등히 말이다. 또한, 당신이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새로 들어온 직원이 특정한 분야에서 당신보다 특출난 능력을 갖추고 있을 수도 있다. 당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 특정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부하로 들어오면 당신은 권한과 계급, 그동안의 경험으로 그를 지도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재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당신보다 ‘우수하고 뛰어난’ 것이 아니라 말하자면 ‘천재’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 것이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 당신이 대비해야 할 경우의 수이기도 하다.

당신의 팀에 천재가 들어온 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일수록 관리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것은 사회적 통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이 특정 분야에 천재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업무를 진행할 때 그 사람과 부딪힐 일이 많다는 뜻일 수 있다. 만에 하나 이 천재적 직원이 융통성이 없거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팀 내에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두 번째. 모차르트 관리의 어려움

shutterstock_286098203기업 관리경영의 교과서라 불리는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 이와 관련된 글이 실린 적이 있다. 제목은 “직장에서의 천재”라는 것인데 ‘천재와 함께 일하고 그를 관리하는 것은 21세기의 냉혹한 경쟁 환경의 축소판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에게서 배우고 천재를 관리하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요지이다.

우수한 직원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야 조직에 이득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직원 그 자체에만 신경을 쓰기보다 직원이 일할 수 있는 환경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조직에서는 이것이 매우 어렵다. 마치 스포츠카 엔진을 단 중,소형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여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과도한 업무 부여

뛰어난 부하는 다른 이들보다 훨씬 빨리 일을 해낸다. 그러므로 상급자는 더 많은 일을 맡기고 싶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천재와 조직 간의 1차 마찰이 발생한다. 일을 빨리한다고 많은 일은 맡기는 것은 부당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뛰어난 부하가 원래 하는 업무 외의 다른 프로젝트에 참가시키고 싶기도 할 것이다. 이는 여러모로 좋지 않은 판단이다. 다른 기존의 구성원들에게 당신이 뛰어난 부하를 편애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누군가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일도 덜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인 만큼 이것은 당연히 마이너스다.

정글북, 야생의 아동 길들이기

뛰어난 정도가 아니라 천재적인 부하의 경우에, 이들은 특유의 지적인 우수함에서 오는 독선, 아집 등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이 기대하는 것만큼 주변 동료나 조직이 응대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면 감정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조직의 질서나 상하 계급 질서의 권위에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일의 성과가 문제가 아니라 팀 내의 단합, 팀의 목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희귀 자원의 공유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천재적 직원을 여기저기에서 탐낸다는 것이다. 다른 팀의 다른 프로젝트에서 조언을 구할 수도 있고 당신보다 상급자가 잦은 호출을 할 수도 있다. 이는 그것을 지켜보는 당신에게도 신입 천재 직원과 공동으로 일을 맡은 다른 이들에게도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다. [su_spacer size=”45″]

사소한 문제들도 있다. 천재적인 부하가 들어왔을 때 그들을 기존의 다른 신입사원들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비품 관리, 물품 구입, 생수통 교환과 같은 잡일을 시키는 것에 관한 문제다. 사소하지만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천재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들의 뛰어난 재능이 어떤 경우에 오히려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는가 등에 대해 숙고하고 대비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천재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유형의 능력인지, 능력이 미치는 범위와 조직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둔다면 업무를 부여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총명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숫자에 강하거나 창의력이 뛰어나고, 강한 직관력을 갖추고 있거나 영상기억과 같은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이 능력은 각기 다르며, 따라서 능력이 미치는 범위도 다르다. 수십만 단위의 계산을 암산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이 커뮤니케이션팀에 있다면 능력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전략적으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제 막 영업부에 들어갔다면 능력을 사용할 기회는 별로 없을 것이다. 즉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과 사용하여 조직에 이득을 남기는 것은 다른 얘기이다.

특히나 요즘 주목받고 있는 IT 분야의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분석가, 웹디자이너 중에 이런 유형이 많다. 특수한 영역의 특수한 능력이 극대치인 사람들 말이다. 이들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갖춘 능력의 영향 범위와 방향, 한계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천재와 함께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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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의 능력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의 크기이든 관리자가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그 재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어떤 천재들이 발휘하는 역량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그것은 마치 자연으로부터 오는 어떤 영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또 어떤 경우는 무서우리만큼 강렬한 집중력의 소산일 때도 있다. 그 재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고 일반인으로서는 알기가 힘들다. 다만 중요한 것은 천재적인 능력을 조직을 위해 충분히 사용하도록 당신이 제대로 관리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신이 천재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지침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하나. 겸손을 요구하지 마라.

천재의 능력이 조직의 성과에 나타나게 하려면 천재에게 겸손을 요구하지 마라. 그 뛰어난 능력과 그 능력으로 이루어낼 성과를 고려해볼 때 천재가 겸손을 보이기란 매우 힘든 일일 것이 분명하다. 능력이 천재이지 인격이 성자는 아니다. 그들이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모든 면에서 롤모델이나 훌륭한 인격자가 되기를 기대하진 말자.

둘. 단합과 화합을 강조하지 마라

100m 세계 챔피언에게 줄 맞춰 뛰면서 연습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천재적인 능력의 속도와 범위는 평범한 구성원의 업무처리 속도에 맞출래야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이 경우 단합과 화합은 조직 전체를 관조할 수 있는 관리자의 몫이다.

셋. 실수를 묻어둬라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소한 실수나 성격상의 문제는 덮어둬라. ‘한 번 봐주면 또 그럴 거야’, ‘다른 사람들까지 이럴지도 몰라’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사람들은 어리거나 바보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 당신의 속내를 알게 될 것이다. 누구보다 천재의 실수에 괴로워하는 사람은 관리자인 당신일 테니까 말이다.

넷. 스트레스를 줄여주자

천재라고 하더라도 고민은 있다. 그리고 ‘저 사람은 뛰어나’, ‘저 사람은 우리와는 달라’라는 주변의 시선과 자신의 고집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가중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천재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을 줄이거나 꼭 필요치 않은 압력을 경감해 줄 방안을 고심하는 것도 관리자의 할 일이다.

다섯. 업무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라

천재는 개인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조직의 목표에 어떻게 맞출 잘 모를 수도 있다. 당신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업무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보라. 전반적인 흐름이나 과거의 사례를 잘 설명해주면 당신이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을 내놓을 수도 있다.

 

 

천재적 직원이 포함된 팀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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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업무를 천재적 직원이 모두 해결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조직의 구성원 대다수가 힘을 합쳐 협력해야 일은 돌아간다. 따라서 기존의 구성원들도 ‘천재’들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 천재가 일하는 동기가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환경 내에서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알고 이해하라.
  • 천재들이 일반인과 달리 직장이나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줄 방법을 찾아라.
  • 업무를 부여할 때 그 결정의 배경에 있는 이유를 잘 설명해주라. ‘위에서 시켰다’든가 ‘원래 그렇게 했다’는 대답은 굳이 상대가 천재라서가 아니더라도 빵점짜리 대답이다.
  • 다른 사람이 해도 되는 계산업무, PPT나 엑셀 작업, 반복되는 단순문서의 작성을 천재에게 시켰을 때 그것이 과연 조직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생각하라.
  • 조직의 전체적인 구조에서 천재가 들어가서 조직의 일부로 일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항상 고민하라. 현재의 조직이 1990년대 말의 자동차라고 한다면 천재를 대체 부품으로 쓰는 것보다는 독립된 장착형 내비게이션으로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다.
  • 기존에 추진해오던 업무의 일부로 천재를 배치하기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나 혁신팀에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가며

천재를 두고 일하는 것은 관리자이자 선배인 당신에게 ‘신경이 거슬리는 일’ 일수도 있다. 그럴 때는 양보를 하면 된다. 업무 중에 헤드폰을 끼고 하는 것을 허용하자. 점심시간에 나가서 학원을 다녀온다든가 오후에 정시 칼퇴근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포용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실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편하고 성과도 높다. 그러면서 대화와 격려, 다른 팀원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주어 팀이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관리자의 책무이다.

글/ 남정우

 

이 글은 일본의 IT관련 인터넷 뉴스인 CNET에 실린 Ellen Berry, “天才を部下に持つということ—独特のジレンマに向き合う”를 편역 및 첨언한 것임을 밝힙니다. 출처 : http://japan.cnet.com/sp/businesslife/35013646/, 2012. 2. 2 (최종검색일 : 201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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