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37] 아시아 학부모들에게 사랑받는 앱, ‘아이엠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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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모 (주)아이엠컴퍼니 대표(24)

정인모 대표에겐 ‘호랑이 등에 올라탄 학생’이라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2009년 카이스트에 입학하자마자 그는 아는 선배의 제안으로 교육 기부 단체인 ‘미담 장학회’ 설립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교육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주하게 된 후진적인 교육 환경 앞에 그는 산업디자인과 학생다운 고민에 빠진다. ‘왜 학교 알림장은 바뀌지 않고 있지? 앱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2011년, 그는 전산학과 친구와 ‘학부생 연구지원프로그램(URP)’의 연구과제로 앱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때부터 쉴 새 없이 달려온 4년이었다. 어느덧 프로젝트는 사업으로, 개인기업은 24명의 팀원이 소속된 주식회사로 변해있었다.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기 어려워 휴학한 상태이므로 그가 학생 신분이라는 사실만 변하지 않았다. 그가 들려줄 이야기가 궁금했다. 인터뷰를 위해 판교 사무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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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비스가 ‘모바일 알림장’이라고.

■ 자녀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앱

아이엠스쿨‘은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필요한 정보를 받아보는 교육 앱이다. 기본적으로 학교 홈페이지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에서 데이터를 가져온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 계정을 팔로우하여 학교, 학년 소식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한 번 자녀의 학력 정보를 설정해놓으면 거기에 기반을 둔 추천 콘텐츠(입시정보, 대회정보, 학원정보, 교육법 등)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더는 입시 소식을 듣기 위해 상담받으러 가야 하거나 어디 가서 체험 학습해야 할지 막막해 하지 않아도 된다.

2011년 서비스를 개발할 당시 포토샵으로 그린 시안을 아이패드에 넣은 후 카이스트 근처 초등학교들을 찾아다녔다. 이때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이 주신 피드백을 1차 베타 서비스에 반영하였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는 SNS 개념의 서비스가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선생님 입장에서는 온종일 잡무에 시달리면서 학생들과 수평적인 소통 형태의 SNS까지 하는 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학부모가 소식을 받아보는 서비스 컨셉에 집중하였고, 한글문서로 된 첨부 파일도 열어볼 수 있게 하였다.

처음 외주로 개발한 앱이 나왔을 때는 지금과 다르게 매우 조악한 모습이었다. 기능도 볼품없었고 디자인도 촌스러웠다. 하지만 대전 지역 학교의 문을 한 곳 한 곳 두드리며 서비스를 홍보해나갔다. 물론 학교라는 곳이 보수적인 기관이긴 하지만 카이스트 대학생이 좋은 취지의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하니 대전 지역 학교 선생님들이 생각보다 좋게 봐주신 면이 있었다. 대전 갈마초등학교와 문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사용자 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이후 ‘아이엠컴퍼니‘ 법인 설립을 마치고 2013년 7월에 자체 개발한 2.0 버전을 내놓으면서 전국에 있는 학부모들이 우리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작년에 팀이 바뀐 후 서비스도 학교 알림장 앱에서 교육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전국 120만 명의 학부모와 1만 개의 학교가 사용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교육 앱으로 성장하였다.

Q. 팀이 어떻게 바뀐 건가.

■ 카이스트 선후배 창업가들의 의기투합

2012년 7월 법인을 설립하고 카이스트 내 창업보육센터에서 사업을 시작하였다. 우리 서비스의 특성상 고객 대응 업무가 필요하므로 직원을 채용하여 대전에서 총 12명의 팀원이 일했다. 개인사업자등록을 한 후 혼자 시작한 사업이다 보니 채용 인력의 성격이 공동창업자가 아닌 일반적인 직원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다가 작년 4월, 학교 선후배 중에서 창업한 후 엑시트한 분들과 의기투합하여 함께 사업하기로 하면서 팀 구성원이 바뀌게 되었다. 합류하기로 한 팀원 모두 판교에서 일하고 있던 분들이라서 사무실을 대전에서 판교로 옮겼고, 이때 팀도 다시 세팅되었다.

Q. 공부하던 학생에서 일하는 대표가 되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 사람이 중요하다

사업을 시작하고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서 잘 모르겠지만, 우선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 공부는 혼자 할 수 있어도 일은 혼자 해서 되는 게 없었다.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조직관리에 대한 실패도 경험했고, 닥치는 대로 일하느라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적도 많았다. 서비스 초창기에 하도 욕을 먹었더니 지금 앱의 평점을 아무리 회복하려고 해도 3.4점밖에 되지 않고 있다.

외주도 줘보고 여러 사람도 채용해보았지만 결국 충족되지 않더라. 수준급의 개발자가 모이기 전까지 너무 힘들었다. 작년에 좋은 팀원들을 모으고 5개월간의 개발 끝에 3.0 버전을 내놓으면서 그간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조직관리에 있어서 규칙을 정해놓는다고 성과가 나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직장 경험도, 스타트업 경험도 없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나는 막연히 대기업의 방식을 떠올렸다. 9시 출근과 6시 퇴근, 고용자와 피고용자, 직급에 따른 상하관계를 정해놓는 것보다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능력만 있다면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새롭게 합류한 팀원도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드는 사람들이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아시아 학부모가 사랑하는 앱

프로젝트로 시작한 일이 사업으로 커진 거라서 2014년 전까지는 내가 일을 ‘따라다니느라’ 바빴다. 장기적인 계획과 목표를 세운 건 사실 작년부터이다.

첫째, 학부모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아이엠스쿨에서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학교든 학원이든지 간에 모든 알림장을 다 가져오는 게 목표이다. 또한, 출결 상황과 성적 데이터도 받은 후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사용자별 맞춤 정보를 추천할 생각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화된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같은 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뉴스, 같은 학교 학부모가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 등 사용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둘째, 글로벌 진출이다. 처음에는 중국 시장을 바라보았는데 외국인이 사업하기에는 너무나 폐쇄적인 환경이었다. 그러던 중 작년에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비트(Asia Beat 2014)’에서 서비스를 발표한 후 대만 교육 관계자분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보다 사업 환경이 투명한 대만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대만 한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 채용 글을 올려서 대만대학교 학생을 채용하였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현지화를 통해 대만에 있는 20개 학교에서 우리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과 중국 시장도 노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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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내 능력만으로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적재적소에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좋은 팀원들과 좋은 투자자들에 있다. 그게 전부인 것 같다.

우리 서비스는 유행에 따라가는 서비스도, 젊은 층이 뜨겁게 반응하는 서비스도, ‘핀테크’처럼 주목받는 키워드의 서비스도 아니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서 창업했고, 3040 여성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가능성 있는 서비스인 만큼 더 많은 이들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고, 좋은 투자자도 만나고 싶다.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앱센터)
원문: http://goo.gl/chUV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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