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이 합작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

지난 8월6일밤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을 보고 느낀 것 몇가지 메모.

나는 항상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거대한 미디어쇼라고 느끼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들은 대선과정을 통해서 높은 열독률과 시청률을 올리고 그를 통해서 돈을 번다. 지난 6일의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도 마찬가지였다. (아래 사진들은 폭스뉴스의 대선토론회를 보도한 NBC나이틀리뉴스와 CBS모닝쇼에서 캡쳐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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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어마어마한 행사장 규모. 클리블랜드 스포츠 아레나다. 보통 농구경기가 열리는 곳인데 2만명까지 수용가능하다고 한다. 대충 보니 대선토론을 보기 위해 1만명쯤은 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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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공화당 대선후보가 나왔다. 지지율 여론조사로 이 10명을 선정한 것인데 여기에 못들어간 7명은 직전에 먼저 토론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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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주최한 폭스뉴스에서는 3명의 앵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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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 행사가 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의 공동주최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각 후보가 화면에 비칠때마다 양쪽으로 폭스뉴스와 페이스북 로고가 같은 크기로 보이도록 배치됐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얻고 또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폭스뉴스가 페이스북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이렇게 하면 방송사 행사에 인터넷회사가 협찬하는 것처럼 진행할 것 같은데 두 회사가 공동주최로 나온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페이스북의 영향력이 크고 또 실제로 돈도 많이 협찬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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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토론은 그야말로 ‘썰전’이다. 말의 향연이다. 10명의 후보들은 3명의 사회자들에게 불편하고 어려운 질문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물론 사전에 질문내용은 알려주지 않는다.

열심히 예상질문을 공부하고 가야 한다.) 서로 치열한 공격을 하기도 한다. 준비되지 못한 후보는 망신을 당할 수 밖에 없다. (참고 포스팅 : 미국에서는 토론을 잘 해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릭 페리의 웁스 모우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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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썰전은 토론회가 끝나도 그대로 온라인으로 이어진다. 각 후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 사회자인 메간 켈리의 터프한 질문에 일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는 분을 삭이지 못했는지 새벽 3시에 트윗을 쏟아냈다.

이번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의 승자는 폭스뉴스와 페이스북일듯 싶다. 닐슨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이 2시간의 이벤트중계를 통해 2천4백만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2012년의 대선토론회에 비해 거의 2배의 시청자를 모은 것이다. 트럼프 효과인듯 싶다.

오죽하면 트럼프도 이런 트윗을 날렸다. 폭스뉴스는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폭스뉴스에 최고의 시청률을 안겨줬는데도 자신에게 그렇게 불편한 질문을 쏟아냈냐는 원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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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이 이벤트에 약 7백50만명의 유저가 2천만개의 포스팅, 댓글, 좋아요를 남겼다고 밝혔다.

확실히 TV와 소셜미디어의 결합효과가 있었을 듯 싶고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얻어내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라는 국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상업적인 미디어쇼로 변질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이런 치열한 토론쇼(?)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면서 최적의 후보를 찾아내고 부적합한 후보를 낙마시키는 필터링효과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느 정도 정파적이긴 하지만 미국의 미디어가 정치로부터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도 2017년 대선에서는 가급적 많은 후보를 대선후보토론회에서 만나고, 열심히 그들의 토론을 시청하고, SNS를 통해서 같이 토론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한국의 미래를 위한 최적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xOrF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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