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캠블리에서 일하고 있는 이희승님이 국내에서는 잘 모르는 실리콘밸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벤처스퀘어에 기고해 주기로 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체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벤처스퀘어 독자 여러분!
캠블리(Cambly)의 이희승입니다.벌써 무더운 더위도 수그러든 8월 중순이네요. 처음 기고를 시작했을 때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적기보단, 정말 실리콘밸리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다소 제 관점이 되더라도 자주 업데이트하는 방향으로 맞추도록 할께요 너그럽게 읽어주세요. 그럼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작년 9월, 아마존에 $970M에 매각된 트위치(Twitch)라는 회사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트위치는 아프리카티비의 게임방송같은 e-스포츠를 개인이 방송할 수 있는 플랫폼인데요. 2007년에 Justin Kan과 Emmett Shear 두 명의 코파운더가 이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150만명의 방송채널과 1억명의 월방문객이 넘는 현재의 모습에 비해 다소 소박하지만 재기가 넘쳤던 것 같습니다.트위치의 코파운더이자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의 파트너인 Justin Kan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입니다.
BL (Bell,희승): 트위치는 2007년에 웹캠이 달린 모자를 쓰고 당신의 삶을 24/7 생중계하는 저스틴티비(Justin.tv)로 처음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갑자기 그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게 된 것인가?
JK (Justin): 그 전에 에밋과 나는 키코(Kiko)라는 온라인 캘린더 앱을 만들고 있었다. 2006년 구글에서 구글 캘린더를 출시하게 되면서, 키코를 매각하게 되었고 에밋과 그 다음에 무엇을 하면 재밌을까에 대해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주제가 ‘팟캐스트 (podcast)’였었고, 거기서 ‘오디오피드 (audio feed)’로, 그리고 ‘라이브비디오피드 (live video feed)’로 발전하게 된 것이 저스틴티비였다.
처음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는 나 혼자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다니면서 생방송을 하는 단일관 모델 방송국같은 형식이었다. 이 실험을 공개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이해가 안 간다”, “새롭긴한데 지루하다”가 대부분이었다. 그치만 그 중 우리가 귀기울였던 피드백은 “나도 이런 방송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라는 의견들이었다. 그 때가 흥미로운 프로젝트에서 ‘개개인이 방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의 사업으로 바뀌게 된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결국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준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었다.
BL: 에밋과 다른 코파운더는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JK: 에밋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다. 대학생 시절 사업을 시작했을 때 내가 알던 개발자들 중 한 명이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마이클 (Michael Seibel)은 상원 의원 캠페인 모금 활동에서 재무쪽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우리의 샌프란시스코 로드쇼(roadshow) 여정에 함께 하게 되었었다. 이모저모로 너무 일을 잘 해서 그냥 같이 일을 계속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하게 되었다 (이 셋은 모두 대학 동기). 카일 (Kyle Vogt)은 처음에 하드웨어를 만들어야되겠다고 생각해서 MIT 전자공학부 학생들중에서 수소문을 했는데, 그 중에 같이 일하게 된 친구이다.
BL: 좋은 코파운더를 만나는데 있어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는가?
JK: 아는 사람들 중에서 먼저 찾는게 정답인 것 같다. 그리고 자기가 배울 수 있으면 배워라. 성공한 테크 창업자는 3살때부터 코딩을 했어야한다 그런 선입견이 있는데, 나 역시 대학교 들어가서부터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내 동생 역시 대학교 졸업한 후에 코딩을 배워서 개발자로 직장을 얻어서, 창업까지 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BL: 2005년에 키코, 그리고 2007년에 저스틴티비 이렇게 두 번 와이컴비네이터에 두 번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 경험이 어떠했는지 설명해달라.
JK: 그 당시에는 고객과 많은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제품을 완성도있게 만들어 내야한다는 압박감때문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다 (웃음). 물론 멘토 (파트너)나 펀딩 등 다른 좋은 점도 많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얻은 것을 굳이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창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공동생활인 것 같다.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굉장히 외로운 길이다. 하지만 당시의 힘든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이 지금은 굉장한 네트워크로 발전된 듯하다. 와이컴비네이터도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기회가 안 된다하더라도 창업가 정신을 가진 친구들 집단에 소속되어있는 것은 필요한 것같다.
BL: 트위치가 매각이 된 이 시점, 어떤 일들에 관심과 시간을 가장 많이 쏟고 있나?
JK: 와이컴비네이터 파트너일에 가장 애정을 쏟고 있다. 특히 틈새 시장에서 급성장 하고 있는 회사들과 대화하면 기분이 좋다. 예를 들어 웨이브 (Wave) 같은 경우, 케냐와 북미의 금융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 단기간 내 성과를 많이 이뤄냈다. 한국회사 미미박스도 좋아한다 (^^)미미박스 알지?
BL: 물론! 한국에서는 유명인사다. 작년에 버닝맨 (Burning Man)에서 타이타닉 엔드 (Titanic’s End) 작업이 끝난 이후로 예술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진행된 바는 없는지 또 어디서 그런 열정과 에너지를 계속 얻는 건지 궁금하다.
(*버닝맨은 여러 가지로 유명하지만, 스타트업 사람들이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것은 차량을 개조한 작품인 아트카 (Art Car) 혹은 뮤턴트 카 (Mutant Car). 타이타닉 엔드는 저스틴이 아이스크림 트럭을 사막을 떠도는 빙산 조각으로 변신시켰다.)
JK: 예술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마땅한 작업 장소를 찾기가 어려워 현재는 보류 중이다. 내가 딱히 남들보다 더 열정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즐거움을 찾는 편이다. 타이타닉 엔드를 만들 당시에는 용접부터 여러 건축이나 설치 미술에 쓰일 법한 기술들을 새롭게 배울 수 있어서 의미가 컸던 것 같다.
BL: 마지막으로 얼마 전 너의 생일 맞이 기념으로 아이티에 집을 짓는 캠페인 소식을 페이스북으로 접했다. 어떤 이유에서 그런 캠페인을 시작했는지 뒷배경을 조금만 설명해달라.
JK: 그 캠페인을 운영하는 회사는 뉴스토리(NewStory)라고, 와이컴비네이터 출신 비영리회사이다. 생일 때 의미있는 일에 돈을 쓰고 싶은 사람들의 후원으로 아이티의 집을 잃은 가정에게 집을 지어주는 회사인데, 원래 기부를 할 생각이었으나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하면 좋은 일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내 생일을 핑계삼았던 것 뿐이다. 별로 내가 칭찬 받을 큰 일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BL: 한국에도 그런 훈훈한 스타트업이 더 많이 생기고, 그런 스타트업에 관심이 더 커졌으면하는 바램으로 인터뷰를 마치고 싶다. 그럼 몇 주후에 버닝맨에서 보자.
인터뷰를 마치며…
때로는 EDM좋아하는 오빠에서 때로는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찾아 돕는 조력자로, 4번의 엑싯을 하고도 여전히 새로운 도전과 배움을 삶의 일부로 삶는 저스틴은 자신의 일과 인생을 즐기고 있구나 싶습니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다음 글에서 또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버닝맨 이야기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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