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39] 국내 최초의 디지털 노마드 스타트업, ‘LIKECRAZY’

김상수 대표는 21살이란 나이에 영어 학원의 어학 상품 영업 팀을 꾸려 또래보다 일찍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획에서부터 현장 영업까지 모두 그들 하기 나름이었다. 재미있어서 시작한 일은 월 매출 3억 원을 기록하는 사업으로 커졌다. 그렇게 영원히 성장할 것만 같았다. 열정은 넘쳤으나 철학은 없던 그에게 쉽게 찾아온 성공은, 그러나 뜻밖의 일로 쉽게 떠나갔다.

잘 나가던 사업가는 한순간에 나이 많은 복학생으로 변해있었다. 사업 실패로 인해 돈도, 인간관계도 잃으면서 안으로 단단해진 그는 ‘영업만 해봤지 사업이 학문적으로 정립되어있지 않다.’는 판단하에 카이스트 경영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리고 ‘쉘위애드‘로 또 한 번 사업의 출발점에 선다.

쉽지 않았다. 그가 모바일 광고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던 2011년 당시 광고주분들의 반응은 “스마트폰이 뭔데?, 앱이 뭔데?”였다. 어느 정도의 매출액과 경쟁사가 발생한 시점까지 1년 반이란 기간 동안 그는 사무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고 컵라면을 먹으면서 버텼다.

전문연구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자신이 만든 회사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던 즈음, 그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하나가 남았다. 마음 맞고 타이밍 맞는 남자 3명이 모여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노마드 스타트업, ‘라이크크레이지(LIKECRAZY)‘의 탄생이었다. 인터뷰를 위해 디지털 노마드들의 코워킹 스페이스, ‘하이브아레나‘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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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선택한 계기

■ 여행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환상적으로 보여

20대 때 사업 매출과 빚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 작년에는 원형탈모가 생겨 많이 놀라기도 했다. 건강에 대한 걱정보다는 과연 내가 평생 사업가로 살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그러던 올해 2월, ‘디지털 노마드 밋업 인 서울‘이라는 행사가 있었다. 아는 형이 행사에 참석한 후에 이야기를 전해주어서 그때 처음 여행하며 일하는 사람들, ‘디지털 노마드’를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발리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했던 분들의 기사를 찾아보게 되었고, 그렇게 다니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환상적으로 보였다. 일단 발리행 항공권을 끊었다. 직장을 다니기 싫은 팀원들이 모였고, 무엇을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우리끼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을 때 가자고 했다. 불안감을 버리고 진심으로 내가 즐거운 일을 찾아서 몰두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는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고민이랄지, 왜 살고 왜 돈을 벌며 무엇이 행복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완벽히 벗어났다고 자신한다. 예전에는 돈과 성취욕이 내 삶과 사업의 주목적이었다면, 지금은 하루하루 재밌게 사는 걸 최우선순위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 여행하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여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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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발리에서 어떻게 지냈나.

■ 와이파이가 되는 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스쿠터를 빌려 여행하다

남자 셋이서 의기투합한 지 2주 만에 발리로 떠났다. 처음에는 비자가 30일이라서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저렴한 식당과 숙소를 찾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렸고, 돌아다닐 곳도 생각보다 많아 두 달간 체류하게 되었다.

방 하나를 빌려서 숙소로 사용하고, 스쿠터를 빌려서 교통수단으로 사용했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되는 커피집과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다니며 일했다. 그곳에서 다양한 외국 스타트업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과, 가게 문을 나서자마자 내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점이 좋았다. 셋이서 총 620만 원을 썼는데, 서울에서 생활할 때보다 훨씬 저렴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실행할 수 있는 모험인 셈이다.

사실 발리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의 자신감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경험해보니 여행 자체도 즐겁고 팀원들끼리 24시간 붙어 지내다 보니 업무량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 늘었다.

Q.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하다.

■ “그래, 잘 놀다 와.”

전에는 어떻게 이야기하든 “솔직히 ‘디지털 노마드’는 핑계고 놀러 가는 거지?”, “그래 잘 놀다 와.”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송인걸 디자이너가 일기장처럼 쓰던 ‘직장을 관뒀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우리의 여행기, 여행 준비 상황, 앱 개발 진척 상황을 기록했다. 하루하루의 생활 기록을 보더니 ‘일을 하고는 있는구나.’라는 반응으로 바뀌기 시작하더라.

Q. 디지털 노마드가 된 후 마주하게 된 현실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해달라.

■ 가장 큰 문제는 ‘연애’와 ‘결혼’

“돈이 어디서 나서 그렇게 여행만 다니세요?”, “저도 직장을 관두고 싶어요.” 등 우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디지털 노마드에 관한 문의 쪽지가 많이 온다. 어떤 이들에겐 환상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남들이 하는 게 좋아 보여서 시도하려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는 답변을 항상 드린다. ‘이렇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해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발리에 갔다 와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연애’와 ‘결혼’이었다. 이게 문제가 될 줄 몰랐었다. ‘군대 2년도 기다리는데 한 달, 두 달을 못 기다릴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로 살면 기존 관계를 끊고 돌아다니느라 아예 생활 방식이 바뀌게 되므로 부모님, 애인, 친구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더라. 외국의 디지털 노마드들도 이걸 제일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행과 연애를 동시에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팀원들도 발리에 가기 전후로 여자친구에게 차여서 힘들어했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힘들어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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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여행 동행친구 매칭 서비스

‘At – 여행, 친구, 즐거움’은 여행자들을 위한 앱이다. 내 여행 일정을 등록하면 일정이 같은 다른 사람들을 매일 정오에 한 명씩 소개해준다. 소개받은 여행자의 여행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들어가서 친구 추가를 하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발리에서 여행하면서 우리의 삶 자체가 사업이 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여행자를 위한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다. 실제로 여행자들과 디지털 노마드를 만나면서 우리 서비스의 초기 사용자가 돼주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올해 5월에 안드로이드 앱을, 6월에 iOS 앱을 출시하였다. 현재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버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사용자 반응은.

■ 동행자를 만나 여행정보 공유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13,000 다운로드를 기록하였고, 여행 생성 수는 3,000건, 매칭 수는 18,000건을 기록하였다. 매칭 확률은 50%가 넘는다. 주요 포털의 여행 카페에서 동행자를 구하려는 니즈가 뚜렷한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홍보했던 게 효과적이었다.

“저는 비슷한 시기에 방콕 가시는 분이랑 연결돼서 서로 여행정보 공유했었어요! 덕분에 너무 잘 다녀왔어요.”, “오늘 오사카에서 이 앱으로 사람들 만나서 지금 노는 중, 진짜 짱짱!”이라는 리뷰를 읽고 보람을 느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자유여행 예정자 DB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

자유여행 예정자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이번 달까지 국내 자유여행자 5,000명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국내외 자유여행자 50,000명을 확보할 계획이다.

생활 면에서는 이번 달까지 국내에 체류하며 법인 설립 업무를 완료한 후 9월부터 3달간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다니며 일할 계획이다.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원문: http://goo.gl/5kD6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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