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모델의 3P (3Ps of Revenue Models: Payer, Packaging, and Pricing)

<추천포스트: 컨텍스트의 4요소>

구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구글을 이용하여 검색할 때 돈을 내지 않는다. 즉,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팔지 않는다. 그렇다면 구글을 검색 회사라고 할 수 있을까?

실제로 구글이 파는 것은 검색 광고다. 그렇다면 구글은 광고 회사인가? 아니면 검색 회사이기도 하고 광고 회사이기도 한 것인가?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첫째, 제공하는 가치 관점, 둘째 돈을 버는 관점으로 분리될 수 밖에 없는지 살펴보고 수익 모델의 진화 방향을 알아본다.

1. 비즈니스 모델 개념의 진화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고, (돈으로) 회수할지에 대한 이야기다[Alexander Osterwalder & Yves Pigneur, Business Model Generation, John Wiley & Sons, 2010]. 예를 들어, 생수 회사는 생수를 팔아서 돈을 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 모델과 돈을 버는 수익 모델이 일치한다. 생수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소비자들이 원하는(가치 있는) 생수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유통채널, 가격 결정 등의 중요한 문제가 있지만 이는 팔릴 생수를 만드는 것과 비교하면 부차적인 문제이다. 여기서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병에 광고를 붙여서 돈을 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호주의 한 스타트업이 무료 생수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 모델(생수 회사)과 돈을 벌어들이는 수익 모델(광고 회사)을 분리해서 고민해야 한다. 전통적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현상이 매우 예외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는 피할 수 없는 고민이다. 구글의 서비스 모델은 검색이지만 수익 모델은 광고다. 카카오톡의 서비스 모델은 모바일 메신저이지만 수익 모델은 중개(예를 들면 게임과 게이머)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가 여러가지 이유로 무료를 기반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김기사 등 수많은 서비스와 앱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김기사의 경우 초기에는 유료였으나 곧 무료화하였다).

고객을 확보하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번 무료화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돈을 버는 것(monetisation)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언론사들이 어떻게 인터넷을 기반으로 수익을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지만 쉽게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서비스의 무료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수익 모델에 대한 고민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위의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과 같이 정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비즈니스 모델 = 서비스 모델 + 수익 모델

서비스 모델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인 반면, 수익 모델은 돈을 누구에게서, 서비스의 어떤 부분을, 얼마에, 어떤 방법으로 받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2. 수익 모델의 3P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 3가지 질문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설명을 위해 나누었다(Pricing, Payer, Package는 수익 모델 혁신을 다룬 Not For Free [Saul Berman,  Not For Free, HBR Press, 2011]를 참고하였으나 개념적으로, 적용의 범위에서 차이가 있다).

수익모델은 누가(Payer), 무엇에 대해(Packaging), 얼마나/어떻게(Pricing)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수익모델은 누가(Payer), 무엇에 대해(Packaging), 얼마나/어떻게(Pricing) 지불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1) 누구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가? (Payer)

기존의 비즈니스에서는 (당연히 모든 고객이 돈을 내기 때문에) 누구에게서 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지만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수익 모델에서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질문이다. 누가 돈을 낼 가능성이 제일 높은지, 누구에게서 돈을 받는 것이 가장 비즈니스를 잘 성장시킬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으로부터 받는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들로 부터 받을 것인지, 제3자에게서 받는다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구글의 경우는 광고주들로부터 돈을 받지만 기존의 대형 광고주가 아닌 중소규모의 광고주로 부터 돈을 받는다.

2) 서비스의 어떤 부분을 팔 것인가? (Packaging)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은 판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치가 있다고 모든 고객이 돈을 내지는 않는다.  구글 검색이 가치는 있지만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고객 또는 제3자가 돈을 기꺼이 낼 의사가 있는 부분인지 파악해야 하는데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사람들은 넘쳐나는(abundant) 것에 돈을 지불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돈을 낼 사람들에게 중요하고 희소한(scarce) 부분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구글은 광고할 공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들이 관심있는 키워드를 팔고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 광고할 공간은 넘쳐나지만 광고주들이 관심을 가진 키워드를 입력하는 소비자들은 희소하다.

3) 얼마나, 어떤 방법으로 받을 것인가? (Pricing)

과거에는 가격을 정하는 것이 간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패키징(버저닝과 번들링)이 가능하고 받는 방법(예를 들어, 월정액, 건별, 고정가격, 변동가격 등)도 다양하다.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돈을 내는 사람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의 극대화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가격 등을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는 다음과 같이 장기적인 수익 극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기업이 있다. 하나는 고객에게서 어떻게든 더 많이 받으려 하는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에게 어떻게든 적게 받으려는 기업이다. 아마존은 후자다.‘ 구글은 광고 건별로 경매를 통해 가격을 정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효과가 있는 만큼 돈을 쓰면 되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구글 입장에서는 수익이 극대화되는 방법이다.

3. 사례: 음악 서비스 수익 모델의 진화

그러면 이해들 돕기 위해 음악 서비스 사례를 통해 수익 모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자.

음악 서비스의 수익모델은 지난 10여년 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제는 모든 비즈니스가 수익모델의 진화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음악 서비스의 수익모델은 지난 10여년 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이제는 모든 비즈니스가 수익모델의 진화를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CD 시절에는 10개 내외의 음악이 패키지로 판매되었다. 당연히 고객이 일이만원의 돈을 내고 CD를 구매했다. 애플의 아이튠즈는 CD로 묶여있던 것을 풀어 한 곡씩 천원에 판매하였다.

물론 이때도 고객이 돈을 지불하였다. 이 당시는 냅스터 등 파일공유 서비스를 통해 음악의 불법 복제가 한창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1짜리 곡을 불법 복제하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은 스스로를 최저 임금 수준의 노동자로 낮추는 것이라고 하였다[Walter Isaacson, Steve Jobs, Simon & Schuster, 2011, p. 403]. 이런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는 더 이상 음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사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당시의 애플입장에서는 음악에서 돈을 벌기보다는 아이팟을 팔아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이런 관점의 전환이 가능했고 음반사의 입장에서도 불법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멜론 등의 유료 음악 서비스에서는 이제 더 이상 곡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 동안 음악을 무제한 들을 수 있는 권리가 판매의 대상이 되었고 고객이 매월 구독료로 5천원 정도를 지불한다.

멜론 등의 유료 음악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음악 불법 복제를 종식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음악을 사는 것이 아니라 편리함의 댓가로 돈을 지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료로 제공되던 음악은 스포티파이(http://spotify.com)를 통해 본격적으로 무료화 되었다. 스포티파이는 2015년 현재 3천만곡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전 세계 58개 국가, 약 7천5백만명의 실 사용자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다.

스포티파이와 같은 무료 음악 서비스는 두가지를 판다. 하나는 광고이고, 다른 하나는 프리미엄 서비스이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광고가 없고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들을 수 있는 등 무료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다(소위 freemium 모델). 현재 7천5백만명의 사용자 중 유료회원의 수는 2천만 명이다. 다양한 포맷(Sponsored Session, Branded Playlist 등)의 광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물론 유료와 무료 서비스로 패키징을 한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유료회원과 무료회원은 완전히 다른 고객이다. 최대한 많은 무료회원을 유료로 전환시키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료회원의 활동이 유료회원에게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광고주들도 더 이상 노출만을 바라지 않는 것이다. 보다 효과적이고 결과를 파악할 수 있는 광고를 원한다. 여기에 맞는 광고 포맷, 프로세스, 가격 등을 정하는 것은 과거에 단순한 노출 광고만이 존재할 때와는 문제의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렇듯 수익 모델은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는 이유도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는 왜 비즈니스 모델이 서비스 모델과 수익 모델로 분리될 수 밖에 없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의 방향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수익 모델이 중요하다고 해서 서비스 모델이 덜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서비스 초기부터 반드시 수익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고민과 실험을 통해 수익모델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왜 서비스 모델과 수익 모델이 분리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가능한 수익모델을 다양하게 발굴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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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가닉 미디어랩
출처 : http://goo.gl/C1N3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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