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근무환경의 꿈

한국에 살 때 밤 12시가 되어도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자주 이야기한 불만은, 보여주기식 야근 때문에 몸과 마음이 축난다는 것이었다. 하는 것 없어도 책상머리에 붙어서 뭔가 하는 것 처럼 시늉해야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 어떻게 보면 이는 밤늦게까지 학교/학원에 앉아서 반강제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던 학창 시절의 연장일지 모른다.

특히 개발자, 엔지니어인 나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친구들은 이런 현실을 못마땅해 했다. 마치 관습처럼 효율성을 추구하는 그들에게는, 어차피 야근할꺼 쉬엄쉬엄 하자며 일하게 되는데 이를 바꾸려 하지 않는 윗선에 불만이 컸을 것이다.

많은 시간을 근무한다고 해서 많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다음 기사에서는 노동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고 주요국에서의 자동차 공장 편성 효율을 비교했다. 또, 연평균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에 대한 통계자료도 가져왔다.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 노동생산성 높이자] 체코 현대차 공장서 車 1대 만드는데 15시간(대당 투입 시간)… 한국선 2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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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펌>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걸 들어보았는가? 업무에 주어진 시간만큼 일이 늘어난다. 만약 밤 12시까지 일해야 한다고 하면 오후 6시에도 마칠 수 있는 일을 질질 끌면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외국인이 한국 회사의 고질적인 병폐들에 대해서 기사로 다룬 적이 있었는데, 야근에 대한 내용 또한 들어있었다.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노동 생산성을 기록한 한국, 왜 그랬을까?” – 허핑턴포스트

앞서 소개한 자료들에서 보듯이, 이제는 단순 노동 투입시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 생산성, 즉 효율을 높여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첨단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화이트 컬러들은 특히 더 그럴텐데, 근로 시간에 따라 결과가 비례하는 단순 노동과 다르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시험처럼 재택근무를 채택하는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고, 몇몇은 좋은 성과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재택근무의 치명적인 매력” – 슬로우뉴스

“재택근무 잘 하고 있어요” -스마트 스터디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연결되고 경량의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어디에서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요즘 세대의 화이트 컬러들에게 출퇴근과 근무시간은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이제는 일정 시간동안 해낸 일이 얼만큼인가를 논해야 하며 내가 경험해본 미국 대기업/스타트업은 이미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각자의 생산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효율적으로 일하기에 불편한 점은 없을까? 이 글을 쓰는 시간에 샌프란시스코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예전에 한국 대기업에 잠깐 몸담았던 한 친구는 볼멘 소리로 “앉아서 시간만 떼우면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던 그런 시절이 그립기도 해”라면서 자정이 넘도록 회의 자료를 다듬고 있었다.

 

글: 조태훈
원문: http://goo.gl/mo65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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