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론 선언
Manifesto of New Journalism
언론 산업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우리는 하는 일을 달리 생각해 볼 것과 실험과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받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업 모델, 새로운 독자 취향에 대응해야 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매출 감소를 막을 수 없다. 경영을 지탱할 힘이 없으면 저널리즘의 가치도 지킬 수 없다. 이는 냉엄한 현실이다.
종이신문 발행부수는 지난 15년간 15% 하락해왔다. 과거와 동일한 비지니스 모델이 계속 성장해 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신문은 3, 4년전 타임지(주간지) 같아지고 있다. 앞으로 일간 신문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혁신을 생각하는 속도가 나라마다, 미디어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독자들의 뉴스 소비 행태는 디지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광고주는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자명하다.
현재 세계는 정보의 홍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정보가 찾아내야 하는 정보인지, 밝혀내고 보도해야 하는 정보인지 골라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저널리즘을 구현, 각 독자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스토리텔러다. 알고리즘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플랫폼만큼 중요한 것은 호소력이 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줄지 컨텐츠 혁신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저널리즘을 아는 사람들이 저널리즘을 하는 것이다. 스프레드시트를 통해 제공되는 건 저널리즘이 아니다.
독자들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소중히 여기는 것은 `고품질 언론의 가치’다. 본질적 가치를 가진 언론사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정확성과 전문성이 만드는 권위, 통찰력을 갖춘 편집력, 독창적인 콘텐트 창조력이다. 이제 양(volume)에서 가치(value)로 가야 한다. 광고주들도 양질의 기사(콘텐츠) 옆에 보이길 원한다.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고급 콘텐트를 만들어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회사와 차별화해야 한다.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직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면 차의 품질은 더 떨어지게 된다. 결국 망하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언론사라고 다를 것이 없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좋은 생산물이 나오지 않는다.
디지털 혁명으로 엄청난 소비자 혁신이 일어났다. 언론은 소비자들이 어떤 형태로 뉴스를 소비하는지 알아야 한다. 디지털 전략의 핵심은 `독자의 뉴스 소비 행태’에 맞춰가는 것이다. 모바일 퍼스트나 디지털 퍼스트란 구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세계 신문사들이 이걸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요즘 뉴스 소비 행태가 매일 바뀌고 있는 상황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
각 기기 환경에 맞춰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를 `고객’의 흥미를 끄는 좋은 콘텐츠로 가공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앱 전략이 없다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모바일에 집중해야 한다. 독자들은 하루에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150번 확인하고 66%의 이용자들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뉴스 검색을 한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올라가고 있다. 디지털, 모바일 전략이 없다면 새로운 잠정 매출을 놓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모바일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기대한다. 모바일 앱 대신 스마트한 모바일 우선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구현하려면 최고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많은 기회 가져온다. 더 많은 비용 쓰면서 더 수익 낼 수 있다. 뛰어난 콘텐트 생산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개혁을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종이신문은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재해석과 혁신이 필요하다. 과거의 상태로는 안된다. 종이신문 내 컨텐츠를 바꿔야 한다. 편집국의 에디토리얼 모델이 바뀌었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이미 나온걸 내놓을 필요가 없다. 발행부수가 떨어질 수 있지만 수입은 늘일 수 있다.
종이신문의 역할은 유효하지만 기록만 하는 신문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루 전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뒤늦게 말해서 소용없다. 새로운 룰이 필요하다. 뉴스를 재활용하지 말고 특종을 잡고, 웹 대신 모바일로 가고, 심층적으로 무엇(What)이 아니라 왜(why), 어제가 아니라 내일, 의견이 아니라 팩트를 담아야 한다. 뉴스보다는 분석을 해야 한다. 뉴스는 모바일로 검색을 한다. 종이 신문은 분석을 해야 한다. 새로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이 같은 언론사의 모든 변화는 편집국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 수익을 벌기 위해서는 프린트의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신문사 편집국은 지금까지 `내일 아침 신문’이라는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했다. 이제 초상화가 아니라 24시간 영화를 찍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24시간 중 어느 한 시점에 사진을 찍으면 그게 그냥 내일 신문이 돼야 한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즉, 종이신문의 마감 시간에 덜 구애받으며 디지털 콘텐트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편집국을 변화시키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책과 직급 등 조직 문화를 혁신하고, 또 콘텐트와 독자층에 대한 분석을 투명하게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5명의 기자 당 1명의 개발자, 분석 전문가가 필요하다. 기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스토리 텔링을 해야 한다.
한번 기사를 쓰고 다양한 플랫폼에 풀어놓을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가장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지털 뉴스 생산의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편집국에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3개의 팀(독자개발팀, 분석팀, 전략팀)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편집국에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아라. 다른 사업 분야에 있는 내부 인재를 끌어오기도 했고, 벤처 회사에서 영입도 해야 한다. 엔지니어 마인드셋을 가지는 것은 결정적이다. 회사내에 베스트 엔지니어를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집국에 진정한 `디지털 퍼스트’의 정신을 받아들이고 모바일 콘텐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새로운 걸 생각할 때가 왔다. 공포는 창의력에 치명적이다. 창의성이 없으면 절대 적응할 수 없다. 그래서 실험이 중요하다. 빠르게 실험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패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그 누구도 지금 이런 새 변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은 없다.
기자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기자들은 누구보다 스토리를 잘 알고 있는 존재다. 언론사는 기자들을 믿어야 하고 기자들이 책임지고 오디언스(독자)를 개발해야 한다. 기자들도 기업가처럼 행동해야 한다(앙트러프러너가 되야 한다). 이슈의 리더가 되고 트렌드를 선도해야 한다. 재능있는 기자들이 창조적 사고자(Creative Thinker)가 되야 한다.
기자는 매우 중요한 직업이다.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지적 호기심과 언론인 자부심만 있으며 성공할 수 있다.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언론에 뛰어들기에 최적기다. 예전엔 신문만 찍었다. 지금은 오디오, 속보, 비디오, SNS 모두 보낸다. 우리 아버지 세대엔 못하는 것이었다.
기자로 본다면 지난 수십년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술 발달과 인터넷 시대가 왔다. 지금은 기성 세대를 앞설 수 있는 황금시대다. 비즈니스 성장하고 있고 더 큰 미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굳건하게 믿을 때 이를 위해 투쟁한다.
이제 미래를 위해 투쟁할 때다. (끝)
*이 선언은 ‘미디어 구루와 가상 좌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글: 손재권
원문: http://goo.gl/CrZvI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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