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에 정답은 없다. 낮은 것이 높은 것보다 더 안전할 뿐이다. 그래서 부채비율은 주로 기업의 안전성을 판단할 때 계산하는 지표다. 그런데 기업을 운영할 때 안정성만 고려할 수는 없다. 엄연히 레버리지 효과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나. 간단한 예를 통해 적절한 부채비율에 대해 고민해 보자.
1. 빚의 시대, 레버리지
‘빚’의 시대다. 훗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감히 예측할수 없지만 ‘빚’의 시대임은 명백하다. 빚을 잘 활용하면 성공적인 투자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회사 돈 100원이 있고 연간 8% 수익율이 가능한 투자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100원을 투자하면 8원을 벌 수 있다. 그런데 은행 이자율이 3%라고 가정해 본다. 은행에게 500원을 빌려와 총 600원을 투자했고 연간 48원의 수익을 번 것이다. 15원의 이자를 지급하고도 33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회사 돈 100원”만” 투입해서 8원을 벌 것이냐. 회사 돈 100원을 “활용”해서 33원을 벌것이냐. 이것이 그 유명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다.
2. 이자비용 절세효과
레버리지는 회사 돈으로 벌 수 있는 수익을 키우는것뿐 아니라 ‘이자비용 절세효과’도 만든다. 이자 15원을 지급하는 것은 (-)현금흐름이지만, 회사 순이익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법인세(20% 가정) 절세효과 3원 (+)현금흐름 효과가 있다. 즉, 세금까지 같이 고려할 경우 위 사례는 33원을 번 것이 아니라 36원을 번 것이 된다. 이자, 세금 모두 돈이기 때문에 둘다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 고려해야 할 두 가지
하지만 투자와 사업이 이렇게 쉬울리 없다. 투자(사업) 본연 리스크, 이자 리스크(금리가 오를 확률), 원금 상환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런 리스크를 고려한 적절한 부채비율은 존재할까? 과거 정부가 제안했던 부채비율(부채/자본) 200%는 적절한 부채비율일까? 정답은 없지만 두 가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4. 생존 가능성
첫째, 레버리지를 동반한 투자(사업)가 망해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즉, 기대한 수익 48원이 없더라도 이자 15원을 감당할 수 있는지, 원금 500원을 상환하거나 연장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투자가 잘 되지 않아도 다른 사업부에서 버는 돈이 15원을 초과하거나, 다른 자본조달방식(예. 증자)으로 충분히 감당할만 하느냐를 검토해야 한다. 회사가 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적극적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해 볼 수 있다.
5. 부채 총량 관리
둘째, 부채 총량을 관리하는 약정이나 자체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두산그룹이 밥캣 인수 당시 미국은행과 “부채 총액이 EBITDA 7배수를 초과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했는데 이와 유사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간 현금흐름의 4배 이상 빚을 만들지 않겠다.”는 식의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은 경쟁사 혹은 유사한 산업에 속한 좋은 기업의 재무지표를 참고하여 설정할 수 있다.
참고로 위에서 논의한 빚에 ‘담보물’은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빚은 1) 담보와 2) 기대수익(리스크)에 따라 움직이는데 위는 2)에 조금 더 치중된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전세계적인 유동성 공급과 빚 잔치의 끝이 과연 무엇일지.
관련 칼럼 더 보기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