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플랫폼 기업 세미파이브(대표 조명현)가 1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인도, 베트남에 개발 및 영업 조직을 구축한 세미파이브는 이번 투자로 창업 3년 만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세미파이브는 지금까지 총 3번에 걸쳐 1700억여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세미파이브의 투자 유치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를 필두로 ▲한국투자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본엔젤스 ▲LB인베스트먼트 ▲게임체인저 등 국내 투자 기관 및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파빌리온 캐피탈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파이브의 투자 소식은 현지 시각 11일 블룸버그통신에도 보도되며 국내외 관심을 받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이례적인 투자 유치 배경에는 빠르게 바뀌는 반도체 산업을 주도할 독창적 사업 모델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러 글로벌 혁신 기업이 독자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개발 기간과 비용은 만만치 않다. 누구나 쉽게 앱을 개발할 수 있어 수많은 혁신이 발생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미파이브의 설계 플랫폼은 반도체 개발 비용·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4개 고객사가 세미파이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6종의 전용 반도체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모빌린트 등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들과 차례로 개발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반도체 혁신의 기반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다.
세미파이브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진출 행보를 본격화한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반도체 공학박사이자 세미파이브 창업자인 조명현 대표는 “세미파이브의 흔들리지 않는 비전은 전용 반도체의 글로벌 허브가 되는 것”이라며 “반도체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는 기존 한국 연구 개발팀에 이어 핵심 지식 재산권(IP) 확보를 위한 미국 개발팀, 검증·레이아웃을 위한 인도와 베트남 개발팀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고객 확보의 전초 기지인 미국에는 영업·고객 지원 조직을 강화해 본격적인 고객 기반 확장에 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삼성 파운드리의 공식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인 세미파이브의 글로벌 성장이 한국 반도체 인프라 발전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기관으로서 세미파이브의 도전을 창립 때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한 미래에셋벤처투자 조진환 팀장은 “반도체 설계 과정은 공정이 미세해지고 칩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 플랫폼을 구축하고 설계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 반도체 산업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앞으로 세미파이브가 반도체 설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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