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이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로봇이다.
로봇공학의 선두주자 데니스 홍 교수에게 로봇 기술의 현재 위치와 방향성에 대해 물었다.
홍 교수는 로봇의 기준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학술적으로 정의된 로봇은 센스(Sense), 플랜(Plan), 액트(Act) 세 가지 요인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사물을 느낄 수 있고, 나름대로 사고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요인에 따르면 스마트폰은 센스와 사고는 가능하나 물리적 행동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로봇이라고 할 수 없다. 홍 교수는 이어 폭탄 처리 로봇의 예를 들었다. 폭탄 처리 로봇은 센서가 있고 행동할수는 있지만 명령에 따라 작동하므로 로봇이 아닌 기계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는 어떨까? 센서가 있고, 움직이고, 판단하는 엘리베이터는 로봇의 기준에 부합하지만 로봇은 아니다. 홍 교수는“로봇은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해주는 지능적인 기계다. 즉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인간을 위해 최적화된 상태는 인간의 형태, 즉 휴머노이드(humanoid)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인간을 위해 설계된 만큼 로봇도 그렇게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 이유를 들려주었다.
◆ 발상의 전환으로 만든 로봇 NABi
홍 교수는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 로봇이라면 꼭 인간 형태를 따를 필요가 있을까 하는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어낸 로봇 형태가 NABi(비인간 형태 로봇)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걷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걷기를 최적화하려고 로봇을 연구하다 보니 게처럼 양옆으로 걷는 것이 효율적인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었다. 옆에서 툭 치면 균형을 잃는 것이다. 그래서 알프레드(ALPHRED)라고 하는 팔이 네 개 달린로봇을 만들었다. 몸 형태가 바뀌면서 균형을 잡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로봇 구동을 더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어큐레이터를 개발해 로봇에 도입함으로써 업데이트된 NABi-2, ALPHRED-2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홍 교수는 발루(BALLU)라는 신개념 로봇을 공개하며 “헬륨 풍선에 다리가 달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로봇이다. 새로운 이족 보행을 연구하려고 만들었는데 외줄타기도 하고 물 위를 걸어다니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홍 교수는 앞으로 로봇의 발전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만 해도 무인자동차가 존재할 수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르파어반 챌린지(DARPA Urban Challenge)에서 무인자동차를 만들어냈고 2008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를 개발했다. 우리는 ALPHRED라는 네 발 달린 형태의 로봇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연구팀과 함께 아르테미스(ARTEMIS)라는 로봇을 개발한다면서 이동성과 안정성을 개선한 로봇으로 사람이 하기 위험하거나 어려운 일을 대신할 만큼 뛰어난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로봇은 사람이 만드는 만큼, 결국 로봇 기술은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간을 위한 로봇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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