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회계법인 마일스톤 김윤모 공인회계사 님의 기고문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를 기고문 형태로 공유하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벤처스퀘어 에디터 팀 editor@venturesquare.net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시총 100조를 기록하기도 했던 한국 스타트업의 대표주자 쿠팡의 시가총액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외치며 상장에 성공하고 아직까지도 성장을 멈추고 있지 않는 쿠팡이지만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계속해서 주춤하고 있다. 매출 20조를 넘어선 뉴욕거래소 상장기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 이면에 누적 결손 6조, 단 한번도 흑자를 내보지 못한 기업이라는 혹평도 받고 있는 흥미로운 쿠팡의 최근 손익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매출
쿠팡의 매출에 대해선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 감히 확신한다. 2015년 최초로 1조를 돌파하고 불과 6년만에 매출 20조를 기록했다. 이는 매출이 1조를 돌파한 이후를 기준으로도 연평균 63%의 고속성장으로 조단위 회사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속도의 매출 성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쿠팡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기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단순히 매출의 크기만이 아니라 쿠팡이 미국 상장 때 제시했던 cohort retention은 쿠팡 매출이 단순히 양적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우수함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 매출은 양과 질, 성장세까지 단 하나도 흠 잡을 곳이 없다.2. 영업이익
쿠팡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의 핵심은 결국 매출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듯이 만성적인 영업손실에 있다. 2020년, 크게 개선된 영업손실과 영업손실율로 인하여 쿠팡이 드디어 흑자전환의 문턱에 온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2021년, 영업손실은 커졌고 영업손실율도 개선되지 못했다. (현재 언론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쿠팡의 실적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어떤 차이가 있는건지 확인하지는 못하였으나 한국 DART 공시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는데 (미국 공시 기준 영업손실 1.7조), 본 글에서는 모두 한국에서 공시한 실적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
5개년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2019년 한차례 크게 개선되었고, 2020년에도 조금 더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영업이익률 -4~5% 라 하면 크게 대수롭게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각각 1.1조와 0.5조의 손실이고 설립 이후 누적 결손금은 2021년말 기준 5.9조라는 것을 보면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익을 포기하고 매출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익이 날 수 없는 사업구조에서 투자금으로 매출만 성장시키고 있는 것인지는 결국 성장이 멈추는 어느 순간이 오면 결국 판가름이 날 것이다.
3. 매출원가
쿠팡의 사업모델을 정말 짧고 단순하게 표현하면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한 후 시장지배력 및 규모의경제를 활용하여 이익을 낸다.” 라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지배력 및 규모의경제를 활용할 수 있는 시점이 온다면 결국 매출원가율이 감소할 것이다. (시장지배력을 통한 단가 상승이든, 규모의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이든 혹은 2가지 모두가 일어나든 결국 원가율의 감소로 나타날 것이다.)
한눈에 볼 수 있듯이 쿠팡의 원가율은 5년 간 거의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다만, 원가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 쿠팡이 아직 원가율 감소에는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원가율 감소가 쉽지 않은 것인지도 결국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4.판관비
매출원가와 마찬가지로 매출액 대비 판관비가 감소해야 결국 쿠팡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2019년과 2020년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던 매출액 대비 판관비의 비율은 2021년 작지만 조금 더 나빠진 모습이다.
쿠팡은 판관비 세부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원가와 판관비를 합산하여 성격별 분류 내역만을 공시하고 있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주요 비용 중 인건비와 광고비 상승이 판관비율의 악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5.영업현금흐름
2020년 개인적으로 적자폭 감소보다 고무적이었던 쿠팡의 재무정보는 영업현금흐름이었다. 물류센터 운영 등으로 고정자산 비중이 높은 쿠팡에게는 단순한 영업이익보다는 EBITDA, 그리고 영업현금흐름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2020년은 쿠팡이 처음으로 영업활동에서 현금을 창출하는데 성공한 해였다. 그러나 그 규모가 매우 작다고는 하나 2021년 또 다시 영업현금흐름에서 (-) 를 기록했고, 이는 아직도 쿠팡의 여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6. 쿠팡의 미래
쿠팡의 미래는 너무나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결국, 한국의 아마존이 될지, 아니면 성장만을 하며 영원히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회사의 대명사가 될지 현재로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쿠팡의 미래가 가장 궁금한 사람들은 쿠팡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컬리와 그 투자자들일지도 모른다.)그런데 쿠팡의 미래를 조금은 가늠해볼 수 있는 이슈가 예정되어 있다. 6월부터 쿠팡은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였다. 4,990원도 충분히 저렴하다는 의견도 많지만 일시에 70%나 가격이 급상승하는 것은 어떤 소비자에게는 가격저항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진정한 ‘공정가치’ 가 얼마일지, 그리고 쿠팡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가격은 어디일지 찾아야 하는 쿠팡의 여정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다만 쿠팡의 유료 회원수는 현재 900만명으로 월 2,000원 인상에 따른 추가 수익은 이탈이 전혀 없다고 전제하더라도 약 2,000억원, 현재 매출액의 1%에 불과하며, 영업손실을 만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번 회비 인상은 에피타이저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쿠팡의 행보를 계속해서 지켜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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