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우리는 팬데믹을 거쳐 이제는 엔데믹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곧 종식될 것이라 여겨졌던 코로나19의 엔데믹화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요소를 뜻하는 ESG는 트렌드를 넘어 필수 요소로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기술을 접목해 미래를 위한 신기술을 선보이는 ESG 기업들의 수가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바이오 기술 토대에 ESG 경영 방침과 5G 기술을 접목, 팬데믹 바이러스의 검체 채취부터 진단 전 과정을 의료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상태로 수행하는 ‘RAPIDS(Real-time Automated Platform for Infectious Diseases) 플랫폼’의 개발사인 바이오트 코리아 가 그 주인공이다.
바이오트 코리아의 장영준 대표를 만나보았다.
◆ 바이오트 코리아, 진단 및 치료 분야 의료 기술 스타트업
바이오트 코리아는 2017년 설립된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사업 부문은 진단과 치료 두 축으로 크게 나뉜다.
첫 번째 사업 부문인 진단 영역의 제품명은 RAPIDS으로, 비대면으로 원격 조정 하에 비인두 검사 및 구강 검사 기능을 제공하는 의료 로봇 시스템이다. 의료진 감염 위험이 없으며, 검사부터 결과 감식까지 원스톱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의료진의 노동력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2차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RAPIDS의 특징이다.
두 번째 사업 부문인 치료 부문의 제품명은 마그네시오 (Magnetio)로, 소재 공학, 기계공학, 조직공학을 융합해 줄기세포치료제를 병변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줄기세포 내비게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주로 골관절염 질병에 사용되는 처치법으로, 약물을 장착하거나, 치료 부위에 직접 약물을 전달하거나, 약물을 특정 부위에 고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골관절염 치료법이었던 주사 치료가 치료 위치에 한계가 있었던만큼 효과적인 세포치료가 가능한 것이 마그네시오의 강점이다.
이와 같은 제품의 강점을 토대로 바이오트 코리아는 2017년 창업 이후 1년 만에 Pre-A 투자 유치 및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금을 유치, 그리고 올해에는 CES 2022에 진출하는 등의 주목할만한 성과를 세웠다. 제품명 RAPIDS처럼 빠른 속도로, 그것도 아주 익숙하게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며 바이오트 코리아의 대표는 의료 업계 출신이거나, 적어도 관련 업계 종사자였을 거로 생각했던 장영준 대표는 모든 예상을 빗겨 나갔다.
◆ 제조업 출신 마케터, 모두가 행복한 삶을 꿈꾸다
장영준 대표는 심리학과 뇌과학을 전공했고 자동차 제조 기업 마케터 경력을 가졌다. 그래서 창업을 한 계기가 더 궁금해졌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에 관해 공부할 수 있었어요. 뇌과학을 동시에 배우면서 문과와 이과적으로 사람들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케터로 근무하면서 실제로 접하는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더 행복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바이오트 코리아의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는 서비스명이나 제품의 이름이 아닌 “모두의 건강을 도모하여 개인이 원하는 행복한 의미 있는 삶을 영위케 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겠다”는 회사의 미션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이과적인 마인드에서 출발, 제조업 기반 회사에 다니며 익힌 제조 산업에 대한 이해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한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제조업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제조업 중에서도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차별화된 경쟁력과 영속성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갖춘 의료 기기 산업이 특허법, 인허가 제도 등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고부가 산업임을 확신해 바이오트 코리아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장영준 대표는 말했다.
◆ 호흡기 감염병, 5년에 한 번씩 발생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호흡기관 검사는 계속 필요할 것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마그네시오는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눈에 보이게 전달한다. 환자들에게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외과 치료를 제공하며 의료 비용을 절감하고, 건강한 일상을 찾게 도와줄 수 있는 것. 반면 RAPIDS는 어떠한 사회적 가치를 가졌는지 장영준 대표에게 물어보았다. “검체 로봇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예전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의료진이 마스크와 방역복을 입고 일일이 검사실에서 채취해야 했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인력 투입도 아주 필요한 일인데, 이 부분을 로봇이 대신해준다면 어떨까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로봇이 검체 채취를 대신하다 보니 의료진이 손으로 하는 방식보다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또한, 동일 시스템에서 분자 진단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어 기존에는 최대 이틀이 소요되었던 코로나 검사 결과 대기 시간을 의료진 개입 없이 2시간 내로 줄일 수 있다고도 장영준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장영준 대표는 같은 시스템으로 코로나19 이외 오미크론 등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 진단검사에도 RAPIDS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사스, 그리고 메르스를 거쳤어요. 그리고 코로나 19가 발생했고, 이제는 원숭이 두창 같은 질병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병은 5년에 한 번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호흡기 바이러스를 검사하게 될 것”이라고 장영준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장영준 대표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이라고, 앞으로는 변이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추적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오미크론으로 변이가 되며 사회 안전과 경제 상황을 뒤흔들었고, 앞으로 바이러스가 어떠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로 변해 사회 안전과 경제를 위협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의 변화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는 것.
◆ 5G 기술의 접목으로 지역 병원, 공항 등 산업 시설까지 확장 가능, 국내 PCR 시장 개척 가능해
이에 바이오트 코리아가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일은 크게 두 개의 방향성을 띠고 있다고 장영준 대표는 말했다. 우선 변이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국경, 특히 항만과 공항에 RAPIDS를 설치해 감염병 및 변이 상황 발생 시 빠르게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외국과의 교류에서 변이가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무역 시장이 침체하였던 코로나 초창기 시기를 기억하시나요? 국경이 닫히면서, 경제 상황이 어려워졌었죠. 이제 그러한 것들이 반복되지 않게끔 하는 게 바이오트 코리아의 목표입니다”라고 그는 말하며 “이렇게 전자동 검체 채취 기능을 전국 단위의 국경 뿐만 아니라 지역 병원, 선별 진료소까지 확장하려면 5G 기술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현재 바이오트 코리아는 5G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거점종합 병원 통제실과 비상 제어 컨트롤러, 관제 시설을 라이브 스트리밍 장비와 AI 서버로 RAPIDS와 연결하는 단계에 있으며, 이번 SKT 트루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협업을 통해 더욱 서버의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두번째 방향성으로 장영준 대표는 국내 PCR 시장의 확대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확실히 진단 키트는 개발이 아주 빨랐어요. 기술력도 세계적이고요. 하지만 문제는 PCR (중합효소 연쇄반응; polymerase chain reaction) 검사 결과를 판독하는 기계나 장비는 갖고 있지 않아요”라고 그는 말했다. PCR 판독 기술은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 장영준 대표는 바이오트 코리아가 RAPIDS를 통해 판독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글로벌 기업의 제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의 PCR 장비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산 장비 시장의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없었던 PCR 판독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며 관련 기술과 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도 장영준 대표는 밝혔다.
◆ 장영준 대표가 생각하는 더 좋은 사회
그래서 장영준 대표가 생각하는 더 좋은 사회란 무엇인지 물었다. “사람이란 결국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실제로 창업을 통해 더욱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에 창업하려고 그랬을 때 혼자서 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그때, 절대 혼자서 창업하지 말라고 말려 주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왜 그분이 그렇게 말리셨는지 알 것 같아요.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지, 잘할 수 있는지 이해를 하고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창업을 하는 게 핵심이더라고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곧이어 그는 “좋은 사회가 그렇지 않을까요? 본인이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고 그 결과에서 각자의 행복을 찾게 되는 사회 말이에요”라며 말을 맺었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