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ork의 한국어판인 ‘똑바로 일하라’를 읽었습니다. 요즘은 왠만해서 읽은 책을 다시 읽지 않습니다. 읽을 책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정보의 스나미에 살려면 한 번 읽을 때 제대로 읽어야 한단 생각 때문이죠. 하지만 근래의, 이런 나름의 원칙을 깬 책이 바로 37Signals의 책인 Rework였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크게 가슴에 와닿은 것은, 스타트업의 운영 방식과 스타트업의 출구전략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37Signals의 블로그에서 가끔 스타트업을 운영하다가 출구전략(exit)을 구사한 업체의 사장님들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는데요. 대체적으로 출구전략을 선택한 스타트업 사장님들은 그다지 결말에 만족해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3가지 정도죠. 코스닥 상장, 출구전략, 대기업 용역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실행하기 좋고 효과가 괜찮은 방법은 출구전략입니다. 즉 빠른 시간 내에 사용자를 확보해서, 메이저 회사에서 미투서비스를 만들었을 때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한 다음, 자신의 회사를 메이저 업체에 인수합병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37Signals의 블로그를 읽거나 그들의 책을 읽어 보면, 스타트업들에게 왠만해서 출구전략을 구사하지 말라고 하죠. 그들의 충고를 아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서 회사를 팔아 넘기고? 나면 다시 스타트업을 꾸미게 된다고 합니다. 즉 힘들게 처음부터 다시 사업을 만들기 위해서 시도한다는데요. 사업의 맛을 본 분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무언가를 성취하는 그 맛에 다시 사업을 찾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팔고 나서, 다시 사업을 하면 예전만큼 되지 않는다고 하죠. 차라리 어려워도 스타트업을 스스로 돈을 버는 사업체로 만드는 편이 더 낫다는 충고입니다.
최근에 구글과 페이스북이 스카이프를 인수하려고 서로 경쟁한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구글 입장에서 페이스북이 스카이프를 먹는 것을 막으려고 페이스북 입장에서 자신의 모자란 역량을 인수를 통해서 확보하려고 하겠죠. 제가 만약에 스카이프 CEO라면 우선 돈을 많은 주는 업체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겠지만, 자신이 일군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려고 할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구글은 일단 아니겠죠. 그렇다면 페이스북이 우선 대상일텐데, 그렇게 많은 돈을 받고 나서 뭘 할까요?
별 고민을 다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은 데 말이죠. 하지만 돈이 있다면 원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겠지만, 다시 성취에 대한 그 맛이 그립다면, 다시 스타트업을 시작하겠죠. 그렇다면 37Signals의 충고처럼 그냥 원래 하던대로 쭉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