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esa 라는 은행이 있다. 이 은행은 아프가니스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탄자니아에 설립된 마이크로 은행으로 현금을 휴대폰을 통해 서로 보낼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이다. 현재 전 세계에 모바일 지불시스템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며, 특히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런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의 활용도 측면에서 M-Pesa를 능가하는 곳은 거의 없다. M-Pesa는 SMS 메시지를 기본으로 동작한다. 현금은 지역의 에이전트나 ATM 기기를 통해서 받을 수 있으며, P2P 형태로 직접 지불되기도 한다. 요금이나 월급을 지불하거나, 은행의 계정에 저축을 하거나 계좌이체를 하는 경우에도 활발히 이용되는데, 이를 통해 지점이 필요없는 은행 시스템이 정착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와 같이 온라인 뱅킹 시스템이 정착된 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이 나타나지만, 아프리카 등을 포함한 저개발 국가에서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들 나라에는 아직도 은행지점이 설치되지 않은 곳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통해 얻은 돈을 저축하는 것도 어려워서 땅에 돈을 파묻거나 집안 어딘가에 숨기는 등의 행위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정말 뭔가 이상한(?) 이유가 있지 않은 다음에야 나타나지 않지만, 이들 나라에서는 그것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여전히 현금을 노리는 도둑들이 많다. 현금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강도를 당하거나, 밤에 도둑이 들어서 현금을 가지고 달아나는 사건들이 현실적으로 큰 문제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M-Pesa 는 마치 자신의 휴대폰이 포켓 ATM기기나 마찬가지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며, 현금보다 훨씬 안전한 거래수단으로 은행지점이 설치되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커다란 사회적 가치를 가지게 된다.
M-Pesa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일종의 신용카드 역할까지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등록금을 내거나, 바 등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여행을 할 때에도 손쉽게 M-Pesa로 지불을 할 수 있다. 신뢰를 확보하고 사업이 확장된 탓에 케냐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버스에서도 M-Pesa를 이용할 수 있다. M-Pesa의 발전에는 게이츠 재단에서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단순히 돈을 모아서 지원을 하는 수준 이상의 사회발전을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이런 간단한 마이크로 은행은 앞으로 여러 저개발 국가들에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 임베딩된 유튜브 비디오는 M-Pesa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금융기관들이 이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한, 최근에는 이동통신사와 금융산업의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선진국 등에 진출하는 것도 좋지만, 이와 같이 금융 인프라가 거의 안되어 있는 저개발 국가에 진출해서 해당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