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제게 어느 학생이 보내온 자신의 진로에 대한 문의 메일입니다. 답장을 쓰려고 생각해보니 꼭 그 학생뿐만 아니라 혹시 이 블로그를 보는 학생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몇 글자 적어봅니다.
학생이 문의한 메일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Q1. 제 꿈은 좋은 서비스를 통해서,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IT와 모바일이 바로 그러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더 사람들의 삶에 밀접해지고 있으며, 위치정보나 증강현실, NFC 등의 기술이 더해지면서 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오픈 트렌드에서는 확실히 인터넷 업체가 모바일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은 네트워크 같은 물적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한국의 모바일 서비스에서도 다음이나 네이버, 카카오톡과 같은 인터넷 업체의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또 다른 트렌드인 컨버전스를 생각해본다면, IPTV와 모바일과 같은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통신사에도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통신사들도 최근에 포털만큼이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넷 업체는 플랫폼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펼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의 장점이 있고, 통신업체는 컨버전스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과 IT분야의 좋은 서비스로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자 하는 제 꿈을 펼치는데 있어서, 어느 쪽을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SI 업체에도 계셨고, 지금은 하드웨어 업체에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이런 문제를 생각하셨을 것 같은데,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Q2. 선생님께서는 모바일 못지 않게 N-Screen과 스마트 TV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TV의 변화는 모바일의 진화 못지 않게 사람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바일이 트렌드이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핵심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지만, 스마트TV나 IPTV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 것 같습니다. 우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Lean back 미디어적 성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TV 자체가 스마트해지기 보다는 TV를 활용하는 이용자들의 행동양식이 스마트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TV와 결합된 다른 미디어가 아닌, TV 그 자체의 스마트한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에 기회가 올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은 제가 작년에 IPTV의 T-Commerce 부서에서 인턴활동을 하면서 계속 머릿속에 떠올랐던 질문입니다. 선생님께서 가장 좋은 답변을 해주실 것 같아서 이렇게 여쭈어봅니다)
Q3. 현재 미디어 부문의 화두는 N-Screen인 것 같습니다. IPTV를 가진 통신사와 케이블 TV업체에서 모두 N-Screen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TV에서 보던 콘텐츠를 똑같이 모바일에서 본다고 해서 다른 가치나 비즈니스 모델이 쉽사리 만들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이통사들의 전략 역시 기존 IPTV 가입자들에 대한 선물 내지는 월 2~3,000원의 정액제로 수익을 내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N-Screen에 어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Q4. 저처럼 새로운 서비스로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고자 하는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4개의 질문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1번 질문 : 직장 생활의 시작을 인터넷 서비스업체에서 할 지 통신업체 할 지를 문의
저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직업 운영해보기도 했고, 제조업체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컨설팅 일을 하면서 통신회사에서 일하는 모습들도 옆에서 보기도 했으니 그 경험을 기반으로 말씀드리죠.
일단 확실한 것은 앞으로 통신사나 서비스 회사의 구분은 점점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적어도 하시려고 하는 일이 진정으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니라면 결국 생각하시는 일이 “인터넷 서비스”의 형태가 될테니까요. KT는 통신사인가요 인터넷 서비스회인가요? LG U+는? SK는 그나마 통신사와 서비스 회사가 한 몸이던것을 이번에 다시 분사를 한다는군요. 결국 통신사냐 서비스 회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이던지 어떤 분야의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통신사 기반의 회사와 태생이 인터넷 서비스 회사의 DNA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그것이 그 회사의 문화이고 장점이고 한계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웬만한 신입사원 입장에서 그 DNA를 바꿀 수도 없는 입장이므로 사전에 그 회사의 문화를 잘 알아보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통신사가 갖고 있는 플랫폼은 다양한 컨버전스 플랫폼이 아니라 아마도 고객과의 빌링이 핵심 자산일 겁니다.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갖고 있는 핵심 자산도 결국 기존에 서비스로 만들어진 고객 관계일 것입니다.
특히 통신사의 경우 생각보다 생각보다 컨버전스 플랫폼 기반으로 일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직이 크면 이해당사자가 많고 따라서 특정 부서에서 “컨버전스 서비스”를 기획해서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많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 관점에서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조금은 유리할 수도 있지만 규모가 큰 회사는 어짜피 이 관점에서는 유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디바이스를 유통할 수 있는 통신사만이 컨버전스 관점으로 일하기 쉬울 거라는데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1번의 해답은 없습니다만 하고자 하는 분야가 있다면 오히려 그 서비스 분야에 DNA가 맞는 회사를 고르시는게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2번 질문 : TV는 독자적으로 비지니스 모델의 혁신이 가능한가?
TV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TV를 기존에 거실 TV만으로 생가한다면 전 비지니스 변화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TV를 하나의 독립적인 기계가 아니라 “비디오 서비스”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꼭 “TV”라는 하드웨어에 종속될 필요는 없습니다. TV방송국과 영화사가 꼭 거실 TV만을 위해서 일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관점이라면 결국 TV의 중요 서비스가 보다 다양한 스크린에서 제공될 것이고 따라서 비지니스 모델의 변화는 가능하리라 봅니다. 즉 TV라는 틀을 벋어나면 TV 서비스는 혁신이 가능하리라는게 제 예상입니다. 혹시 TV를 하드웨어로 제한하신다면 저는 독자적인 혁신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TV 업계의 50년동안의 노력이 현재의 결과입니다. 결국 혁신은 대부분 그 업계 내부 사람에서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보통 다른 업계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시작된 변화가 기존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3번 질문 : N Screen이 비지니스 관점에서 어떤 기회가 있느냐?
제 주장은 OSMU는 그리 큰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데에 있습니다. 잘 생각해보시면 Netflix가 혁신한 것은 스크린에 상관없이 내가 구매한 컨텐츠를 다양한 곳에 볼 수 있기때문에 성공한 것이지 OSMU의 꿈대로 추가적인 스크린대로 모두 부가적으로 돈을 벌어준 것은 아닙니다.
즉 비디오 컨텐츠나 서비스에 있어서 N Screen은 단순히 유비쿼터스적인 서비스 환경으로서의 의미만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컨텍스트에서 편리한 스크린으로 컨텐츠나 서비스를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게 N Screen의 존재 이유이고 현재 그 수준을 이제 막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능성은 이렇게 단순한 OSMU 관점에서의 Multiple Window로서의 N Screen이 아닌, Companion Window로서의 여러 개의 스크린 디바이스 간의 연동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만이 아마도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많이 보셨겠지만 아래는 그 사례입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대한 조언
10년전이라면 어린 친구들에게 글로벌을 꿈꾸는 것은 적절치 못한 조언이었습니다. 그 당시는 능력이 있어도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기때문입니다.
만약 독자분이 영어나 기획력등의 능력이 되신다면 저는 과감하게 글로벌 서비스에 먼저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 형태가 꼭 스스로 사업을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자기가 창업을 하든지 또는 그냥 개인으로 앱스토어에 앱을 하나 등록함으로써 실험해볼 수도 있고 또는 기회가 된다면 희망하시는 통신사나 서비스 회사에서 글로벌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시작하는 입장에서 꿈을 크게 가지시기 위해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준비가 되어있다면 분명히 국내 시장만을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최근에 회사에 다니면서 미국 등의 벤처들을 많이 만나면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들은 20명에서 100명 규모의 작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이 한 군데 모여있는 회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개발자는 인도, 중국, 러시아등에 퍼져 있습니다. Skype로 서로 온라인으로 얘기하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원격으로 서로 코드를 공유합니다. 이렇게 글로발하게 뛰어난 인재들을 활용해서 서비스들이 나오는데 우리는 우리끼리만 모여서 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현실이 가슴이 아플때가 많습니다.
두서 없이 써 보았습니다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아직 젊다면 준비해서 글로벌 서비스에 도전해보십시요.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의 앱스토어는 여러분들에게 전세계 시장으로 가는 창이 열려있습니다. 한국에서만 먹힐 것 같은 아이디어는 시작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정도 아이디어는 국내에서 얼마든지 경쟁자가 따라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언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글 : 퓨처워커
출처 : http://www.futurewalker.kr/8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