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젯(Widget) 또는 가젯(Gadget)이라 불리는 애플리케이션은 시기적 중요성이 있는 정보의 표시나 간단한 입출력을 요하는 서비스에 대한 즉각적인 액세스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작은 프로그램입니다. 예를 들면, 날씨, 달력, 주가, 사전, 계산기 등.
이 위젯 시스템은 ‘주변적 정보(ambient information)’로 다양한 형태로 그야말로 ‘주변적(ambient)’으로 존재해야 하는 니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PC는 물론 독립 디바이스의 형태로도 이런 정보들이 제공되고 있는데, TV에서도 위젯 시스템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젯 시스템들의 현황을 잠시 살펴보고, 컨텐트와 연관된 TV 위젯에 대한 최근의 애플 특허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젯은 서비스의 특성상 즉각적인 반응, 즉 사용자가 아주 간단한 동작만으로 또는 가능하다면 동작도 필요없이 원하는 시점에 그 결과를 빠르게 보여줘야 하는 게 관건입니다.
예를 들면, OS X의 위젯 시스템은 ‘F4′ 키를 누르면 스크린을 위젯 ‘대시보드’ 화면이 뒤덮는 스타일입니다. 윈도우의 가젯은 별도 핫키 입력 없이 시스템 바탕화면에 표시됩니다.
이런 멀티태스킹 환경의 범용 플랫폼하에서의 위젯(또는 가젯) 시스템은 핫키의 여부가 성능의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어떤 작업 환경에서든 OS X의 예처럼 화면을 덮는 대시보드로 진입을 하는 것이나, 윈도우의 예처럼 현재의 작업 스페이스를 치우고 바탕화면으로 가야 하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Widget = Ambient Information
저는 개인적으로 위젯을 ‘ambient information’ 또는 ‘주변적 정보’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설명을 합니다. 이것은 제가 또 다르게 표현하는 ‘탁상 디지털화’와 연관이 되는 개념인데, 예를 들면 우리 주변에 있는 시계, 달력, 메모, 나아가서는 라디오 같은 형태의 미디어-작정하고 감상을 하는 미디어가 아닌 공기 중 배경에 가볍게 깔리는 미디어-같은 정보들이 디지털화되는 방법론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정보들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든 즉각적으로 접근하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욕구적 특성이 있습니다. 사실 PC에서의 위젯 시스템도 전체 ‘주변적 정보’ 시스템 사용 환경의 극히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PC가 켜져 있고 화면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탁상 디지털화’는 독립 디바이스로서도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디바이스의 대표적인 회사가 오리건 사이언티픽(Oregon Scientific), 앰비언트 디바이시즈(Ambient Devices) 같은 곳입니다. 앰비언트 디바이시즈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포스팅했던 소개 글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07/08/06 MIT에서 분사한 아이디어 기업, Ambient Devices
또한 제가 ‘첨비(Chumby)’류 라고 부르는 디바이스들의 원조격인 ‘첨비‘가 있습니다. 이것은 주변적 정보의 범위가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페이스북, 플리커 등-까지 확장된 개념의 디바이스입니다. 마치 과거 미니텔(Minitel) 같은 더미 터미널의 현대적 해석 같기도 합니다.
2008/05/16 Chumby: 탁상 디지털화의 해답
TV Widget
이런 위젯 시스템들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손쉽게 바로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TV를 보고 있을 경우는 어떤가요? 사실, TV에서의 위젯 시스템은 TV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려는 시도와 동시에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TV 위젯 시스템은 ‘야후! 커넥티드 TV(Yahoo! Connected TV)‘입니다.
2008년 즈음 본격적으로 TV 위젯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삼성, LG, 소니 등 대부분 주요 TV 제조사에 위젯 시스템을 제휴하고 있습니다. TV 위젯 분야에선 거의 독보적인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크게 존재감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왜일까요? 그건 위젯의 본질적 니즈와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바로 손쉽고 즉각적인 접근성입니다. 기존의 느리고 복잡한 UI 체계의 TV 시스템하에 접목된 야후의 위젯 시스템은 그야말로 새로운 TV 사양의 한 줄을 채우는 역할 이상은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TV 서비스의 메인 경로가 아닌 별도의 위젯만을 위한 UI 경로를 통해서는 많은 소비자의 트래픽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도 야후의 지속적 노력은 가상하기는 합니다. 최근에는 TV 위젯 스토어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TV에서도 야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구글입니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구글TV 2.0에는 모바일 안드로이드와 같은 개념으로 홈 스크린에 위젯을 수용하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메인 서비스 UI의 경로에 있는 홈 스크린에 접근하면 언제나 볼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야후 시스템이 역사도 깊고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더라도, 더 효율적인 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보단 TV 플랫폼 전체를 구글이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긴 합니다만)
애플의 특허 출원: Content-Aware Widget
자, 이제까지의 위젯은 독립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메인 서비스와는 별개의 화면에 독립적으로 튀어나오면 되는 그런 시스템이면 됩니다. 구글TV의 홈 스크린도 그렇습니다. 그 화면은 거쳐 가는 화면일 뿐이지 메인 서비스 화면은 아니죠.
하지만, 특히 TV는 메인 서비스의 영향력이 그 어떤 매체보다 큽니다. 바로 컨텐트를 소비하는 환경이 TV 소비 환경을 완벽히 지배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의 위젯 니즈는 날씨, 주가 같은 독립된 서비스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바로 메인 서비스인 컨텐트 소비와 연계된 위젯도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위젯에 대한 고민이 최근 공개된 애플의 특허 출원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특허의 제목은 ‘Enhancing Media Content with Content-Aware Resources’입니다. 2009년 12월 23일에 출원되었고, 2011년 6월 23일에 공개되었습니다. 이 특허에서 기술되고 있는 TV 위젯 시스템의 개념은 이렇습니다.
물론 위젯의 모양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기본적으론 TV 영상 화면-라이브TV든 VOD든-위에 반투명으로 오버레이 되는 일정 모양의 위젯 UI(205)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 220 영역의 위젯은 기존의 독립된 서비스 유형의 위젯을 포괄하는 ‘사용자 정의 위젯(user-customizable widgets)’의 내용이므로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겠고, 컨텐트와 연관된 ‘컨텐트 인식 위젯(content-aware widgets)’이 215 영역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위젯은 사용자의 특별한 입력 없이도 어떤 시각, 장소, 그리고 1차 미디어 컨텐트(위의 예에서는 영화 ‘죠스’)를 선택함에 따라 자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위젯 208의 ‘죠스 배역와 제작진’은 영화 ‘죠스’와 관련된 부가적인 정보들을 보여줍니다. 이 정보들의 제공자는 가령 IMDb와 같은 전문적인 제3 DB 제공자일 수 있습니다. 이 부가적 정보는 현재 화면에 보이는 컨텐트의 내용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정보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는 영화 ‘죠스’의 등장인물인 로이 샤이더(Roy Scheider)가 나오는 화면에서는 이 정보가 로이 샤이더에 관련된 내용일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플레이 되는 컨텐트와 연관된 부가 정보 제공이라는 비슷한 개념으로 위젯 207의 ‘상어 FAQ’처럼 시청자들이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거나, 위젯 206의 ‘죠스 특별 기능’에서 감독인 스티브 스필버그의 인터뷰 영상 등을 보여주는 등의 응용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또는 그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아메리카 아이돌’ 같은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이 ‘투표’하는 기능 같은 양방향 위젯도 가능한 응용으로 예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은 애플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야후! 커넥티드 TV도 올해 초 CES에서 ‘방송 양방향성(broadcasting interactivity)’이라는 비슷한 개념의 컨텐트 연관 양방향 위젯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CBS, ABC 등 방송사, 포드, 마텔 등 광고주와 함께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야후의 예도 애플의 특허에서 언급하고 있는 시나리오와 판박이처럼 똑같습니다. 사실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누구나 생각하는 것은 비슷합니다. 어떻게 특허를 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 얼마큼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낼 것이냐가 중요한 요소가 되겠지요.방송 양방향성으로, TV 프로그램 제공자는 리얼리티 TV 참가자에 대한 시청자 투표, 등장인물에 대한 부가 정보, 또는 방송 중 전자상거래 구매 등의 TV 앱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광고주들은, 광고 또는 기타 브랜드 엔터테인먼트 경험 중에 TV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다.
With broadcast interactivity, TV programmers will be able to create TV apps that let viewers vote for a reality-TV participant, get more information about characters, or make e-commerce purchases while watching a show. For brand advertisers, broadcast interactivity will let them connect in real time with TV viewers during commercials or other branded entertainment experiences.
그런데 애플의 특허는 여기에서 좀 더 나갔습니다. 이 특허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인데, 위젯을 표현하는 시스템뿐 아니라, 미디어 컨텐트 제공자들이 이런 위젯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위젯 싱크로나이저(Widget Synchronizer)’라는 시스템 개념까지 기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위젯 싱크로나이저 시스템은 크게, 프레임단위의 필름스트립 영역(305), 이와 대응되어 세팅되는 위젯의 타임라인 영역(310), 사전에 개발된 위젯 템플릿을 선택하는 영역(315), 그리고 사전 정의된 이벤트(시작, 중지, 광고, 크레딧 등) 선택 영역(316)의 네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특이한 점은 타임라인 영역(310)이 컴퓨터(311), 아이폰(312), TV(313)의 세 가지 마스터 타임라인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는 3가지 스크린에 최적화된 다른 형태의 위젯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는 개념인데, 비단 TV 위젯에 머물지 않고 3 스크린으로의 확장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위젯의 싱크를 맞추는 작업은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의 직관적인 UI를 기술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위젯 템플렛 영역(315)에서 ‘스쿠버 FAQ(Scuba FAQ)’를 마우스로 드래그하여 TV 타임라인(313)에 드롭하면 해당 위치에 마커(345)가 생성되며 기본적인 세팅이 완료됩니다. 주목할 점은 컴퓨터 타임라인(311)과 아이폰 타임라인(312)에 같은 마커들(346, 347)이 약간 시간 지연을 두고 설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TV에서의 UI 환경과 다른 스크린에서의 UI 환경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정교한 최적화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타임라인 중 정보(Information) 타임라인(314)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것은 확장된 태그 세트로서 장면 컷, 배우 등장, 특정 이벤트 태그 등 위젯에 연계시킬 수 있는 이벤트 메타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이벤트 영역(316)에서 ‘잠수 이벤트(Dive Event)’를 드래그해서 정보 타임라인(314)에 드롭하면 잠수하는 영상으로 태그가 설정된 지점마다 마커(348)가 생성되어 이 시점에 특정 위젯이 설정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특허 원본 첨부 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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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요즘 TV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스마트폰에서부터 점화된 ‘앱스토어’ 대폭발의 영향인데, 사실 저는 TV에서 비디오나 게임 이외의 독립된 애플리케이션은 별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위젯은 TV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살아남는 중요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젯은 주변적 정보 시스템으로 어떠한 스크린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니즈도 충분히 있습니다.
문제는 그 스크린의 프레임웍이 어떤 서비스들을 담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애플의 컨텐트와 연관된 위젯 시스템은 그런 의미에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야후!도 하고 구글도 할 수 있지요. 더 중요한 문제는 여전히 접근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젯은 자동적이거나 손쉽고 즉각적이지 않으면 금방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질 것입니다. UI에서 이런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어 진지한 형태의 위젯 프레임웍으로 완성도 있게 준비가 된다면, TV에서의 위젯은 정말 큰 가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고 : Patently Apple
글 : 게몽
출처 : http://digxtal.com/?p=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