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d”, “Dropbox”, “Justin.tv”, “Airbnb”, “Dailybooth” 이들 회사의 공통점이 무엇인줄 아시나요? 모두들 실리콘벨리에서 소위 말하는 “핫”한 스타트업들이기도 하지만, 이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Y-combinator” 라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 출신입니다. 지난 6년간 30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고, 상위 22개 회사들의 가치가 무려 한화로 5조가 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Y-combinator입니다. 이런 여러 성공신화들로 인하여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Y-combinator와 같은 미국의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 프로그램에 지원하고자 하는데, 안타깝게도 한국 스타트업들은 이런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혹은 용기가 없어서 지원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이번 글을 통해서 실리콘벨리의 대표적인 인큐베이션 센터인 Y-combinator와 Plug and Play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 “Y-combinator”
가장 유명한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를 꼽으라면 단연, 실리콘벨리에서 진행되는 Y-combinator를 꼽을 수 있습니다. Y-combinator는 2005년 여름, 자신의 회사를 야후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Paul Graham 주도아래 시작되었습니다. Y-combinator에 선발되는 기업들은 모두 $11,000 + $3000 * Founder의 수(최대 3명, 예를들어 Founder가 4명이면, $20,000, Founder가 2명이면 $17,000) 만큼투자를 받고, Y-combinator가 약 2%~10% 정도의 지분을 가져갑니다.(보통 6,7%) Y-combinator 스스로는 인큐베이터는 아니라고 말하면서, 다른 인큐베이터 센터와 달리 오피스 공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위의 사실들만 보면 Y-combinator는 크게 매력적인 곳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Y-combinator에 열광할까요? Y-combinator에서 얻을 수 있는 아래 내용들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겁니다.1) 저녁식사
Y-combinator에 선정된 기업들이 매주 함께하는 저녁식사는 다양한 창업가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더욱 매력적인 사실은 이 저녁식사 때마다, 실리콘벨리의 유명인사들이 와서 강연을 진행한다는 사실인데요, 이 시간동안 형식적인 강의가 아니라 실제 실리콘벨리 배태랑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듣고 Q&A를 통해서 그들과 교류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2) 오피스 아워
저녁식사 동안 유명인사들에게 듣는 강연이 특강에 가깝다면, 오피스 아워는 정규수업에 가깝습니다. Y-combinator의 창업자들이 정기적으로 강연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타트업들과 수시로 교류하면서 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법적 절차, 제품에 대한 세세한 피드백, 제품이 완성될 쯔음에 제품을 어떻게 소비자, 언론사, 투자자에게 전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줍니다.
3) Angel & Demo Day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컨셉을 어느정도 보여줄 수 있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들고 나면 그 다음에는 투자나 파트너사를 만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영세한 스타트업들이 많은 투자자들, 파트너사, 언론사한테 자신들의 프로토타입을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은데요, Y-combinator 스타트업들은 3개월간의 프로그램 기간이 끝나고 실리콘벨리의 유명 투자자, 언론사, 대기업관계자들이 참석하는 Demo Day를 통해서 자신들을 알릴 수 있습니다. 또한, Demo Day때 좀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발표를 위해서 그 전주정도에 실리콘벨리의 최고 엔젤투자자들에게 캐주얼하게 피드백을 받는 Angel Day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은 자신들의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이후에 홍보를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보다는 제품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되고, 제품을 완성한 이후에 제품을 빠르게 알릴 수 있습니다.
4) SV Angel
실리콘벨리에서, 아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엔젤 투자자를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Ron Conway를 꼽습니다. Ron Conway는 여태까지 Google, Facebook, Twitter 등을 포함한, 약 200여개정도의 회사에 투자를 진행한 가장 영향력있는 엔젤 투자자입니다. Ron Conway는 최근 SV Angel이라는 전문적인 회사를 만들어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Y-combinator의 가장큰 매력중 하나는 소속된 회사들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무런 평가 프로세스 없이 $150,000(한화 약1억 7천만)의 투자 제안을 SV Angel로 부터 받는 다는 것입니다. 검증은 이미 Y-combinator 선발 과정에서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인데요, 가장 영향력있는 엔젤투자자로부터 자동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5) Press
이렇게 많은 투자자들과 업계관계자들이 주목하고, 훌륭한 회사들이 많이 나온만큼, 당연히 언론사에서도 Y-combinator 스타트업들에게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습니다. Y-combinator 소속의 회사가 서비스를 런칭하거나 이벤트를 실시하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IT매체들인 Techcrunch, Mashable, Readwriteweb, 등에서 앞다투어 보도합니다. 이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이 대중들에게 쉽게 노출되고, 자금을 유치할 확률도 훨씬 더 높아집니다.
6) 강력한 Alumni network
이미 300개가 넘는 Alumni 회사들이 존재하는 Alumni network는 실리콘벨리에서 유명한 Paypal Mafia 와 같이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성공한 선후배들이 서로에게 투자도 해주고, 파트너도 맺어주고, 조언도 해주면서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7) 실리콘 벨리
Y-combinator에 선발된 창업자들이 지켜야하는 룰은 딱 한가지입니다. 바로 실리콘벨리에서 3개월을 보내야한 다는 것인데요, Y-combinator는 실리콘벨리에서 3개월 머무를 수 없는 창업자들은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선발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창업자들을 강제(?)로 실리콘벨리에 오게하는 데에는, 실리콘 벨리라는 곳이 제공하는 환경이 창업자들에게 너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자들이 자본을 구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들이 모여있는 곳, 세상을 함께 바꿔나갈 수 있는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스탠포드, 버클리 등이 위치한 곳, IT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이 위치한 곳, 세상을 바꾸려는 창업자들, 세상을 이미 바꾼 창업자들이 즐비한 곳, 바로 실리콘 벨리입니다. 이 곳에서 3개월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창업자들은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많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어떻신가요? 위의 조건들을 보니, Y-combinator에 지원해 보고 싶으신가요? Y-combinator는 1년에 여름, 겨울 두번 스타트업회사들을 선발합니다.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창업자들을 소개하는 1분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야하는데요, 예전에 Dropbox가 선발되었을 때의 지원서류는 여기서 보실수 있습니다. 우선 서류에서 선발되고 나면 Y-combinator의 멘토들과 함께 실제로 면접을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상하시는대로 Y-combinator에 선발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전세계에서 무려 2000개가 넘는 회사가 지원했고, 단지 60개의 회사만 선발되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제가 아는 한, 아직 한국 기업중에는 Y-combinator에 선발된 기업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Y-combinator 최초의 한국기업이 되보지시 않으시겠습니까?
요즘 Y-combinator가 압도적으로 다른 스타트업인큐베이션 센터들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Y-combinator에 못지않는 규모를 자랑하는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가 바로 Plug and Play Tech Center 입니다. 2006년 1월부터 약 300개가 넘는 회사가 Plug and Play를 거쳐갔으며, 170개의 투자사들과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있습니다. Y-combinator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인 Plug and Play는 아래와 같은 특징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1) International 스타트업
해외 스타트업이 Y-combinator에 선발된 사례는 캐나다, 이스라엘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드문데요, Plug and Play는 이와 달리 전 세계에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입주하며, Europe 시장, Emerging market 시장을 담당하는 매니저들이 따로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스타트업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Emerging market 나라들의 정부와도 연계해서 그 나라의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벨리에 머무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인 Moglue 도 지난 1월부터 3월말까지 3개월간 오피스에 입주해있었습니다.
2) 오피스 공간
Y-combinator와 달리, 실리콘벨에 위치한 Redwood city, Palo Alto, Sunnyvale에 오피스가 있는 Plug and Play는 직접 투자는 진행하지 않고, 오피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피스가 무료는 아니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비용이 고정이 되어있는건 아니고 각 스타트업의 사정에 맞는 요금체계(싼편은 아닙니다.)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비용을 지불하긴 하지만, 전세계에서 온 다양한 스타트업들과 오피스를 함께 쓰면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습니다.
3) 스타트업 Competition과의 연계
Plug and Play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Y-combinator처럼 경쟁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간단한 심사를 거치고 비용을 지불하면 입주할 수 있는데요,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입주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Plug and Play가 후원하는 여러 스타트업 competition에서 수상을 하는 것인데요, 실제로 작년에 싱가폴에서 열렸던 Accelerator 2010, 올해 중국에서 열렸던 G-startup competition 2011, 올해 싱가폴에서 열렸던 Echelon2011 모두 수상하는 회사들에게 Plug and Play에서 무료로 3개월동안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상으로 제공해주었습니다.
4) EIR(Executive in Residence Program)
Plug and Play에는 스타트업들이 멘토쉽을 받을 수 있는 IT업계에 잔뼈가 굵은 EIR 멤버들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온 많은 스타트업들이 EIR멤버들로 부터 실로콘 벨리란 어떤 곳인지,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여러가지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5) 다양한 이벤트
Y-combinator의 Demo Day와 유사하게, Plug and Play에서도 소속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벨리의 투자자들과 업계관계자들에게 발표할 수 있는 international Expo 라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이 행사를 통해서, 스타트업들은 한번에 여러 투자자와 업계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을 알릴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스타트업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 네트워킹을 하며 강의를 듣는 스타트업 camp도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거의 매일 행사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위의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Plug and Play와 Y-combinator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위의 곳들 이외에도 유명한 엔젤투자자인 Dave McClure가 만든 500 Startup과 보스톤, 볼더, 시애틀, 뉴욕에 위치하고 있는 Techstars 등 미국에는 다양한 인큐베이션 센터가 존재합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요즘은 Y-combinator에 들어간 스타트업이 가장 인정받는 추세이지만, 미국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들이 훌륭한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위와 같은 스타트업인큐베이션 센터가 없는가? 아닙니다 이니시스 창업자이신 권도균 대표님, 실리콘벨리에서 벤처캐피탈을 하고계시는 송영길 대표님, 다음의 공동 창업자이신 이재웅, 이택경 대표님, 본엔젤스의 장병규 대표님이 설립하신 프라이머 라는 인큐베이션 센터가 존재합니다. 또한, 여러 스타트업들이 함께 오피스를 공유하는 Co-up, 오피스와 함께 실리콘벨리 네트워크를 제공해주는 SeoulSpace, 네오위즈에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션 및 투자하는 네오플라이 등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라이머와 네오플라이가 Y-combinator의 형태와 가깝고, Co-up과 SeoulSpace는 Plug and Play 형태와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아직 실리콘벨리 만큼 다양한 인큐베이션 센터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위처럼 많은 분들이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주시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처음 회사를 시작하시는 분들이, 좋은 멘토가 없어서, 정보를 구하지 못해서 고생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분들에게 위와 같은 인큐베이션 센터들은 매우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자금이나 공간을 얻는 것 뿐만아니라, 사업을 하면서 겪게될 많은 일들에 대해서 자문을 얻을 수 있는 멘토들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창업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 인큐베이션 센터들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해외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진출하거나 해외 인큐베이션 센터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주저하시는데, 세계 여러 스타트업 competition들에 참가해 봐도, 한국 스타트업들만큼 좋은 팀과 기발한 아이디어와 갖춰진 회사들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런 만큼,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세계시장에 한번 도전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면서 긴 글을 마칩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세계의 여러 스타트업 competition들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글 :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