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인문학 이야기(4)] 끌어당기기와 밀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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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blupokadots/882103788/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산업시대에서 “밀어내기(push)”로 표현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로 진행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에서는 표준교과과정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이미 정해진 순서에 따른 정보를 전달하고, 나이와 학년이 진행됨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교육을 받는다. 비즈니스에서는 자동화된 공장과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전달해야 한다. 주로 공급이 주도하면서 모든 것을 끌고 나가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이런 “밀어내기” 패러다임과는 반대되는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은 어떤 것일까? 수요에 기반을 두고 필요성이 있다면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원을 활용해서 대응을 하는 것이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이다.

디지털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 웹 등의 새로운 환경은 이런 “밀어내기”와 “끌어당기기”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까? 그것이 이번 포스트의 주제이다.


밀어내기 모델 vs. 끌어당기기 모델

끌어당기기 모델은 불확실성이 증가할 때 나타나게 된다. 즉각적인 필요성에 대해 적절하게 사람들과 여러 자원을 배분하고 수요에 맞는 생산을 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지출을 줄이고,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것이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로 같이 협력을 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혁신을 하며, 구할 수 있는 분산된 자원을 적절하게 조합한다.

밀어내기 모델에서는 자원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정해진 방식으로 움직이는 형태의 일이 진행이 된다. 그래서, 자원이 부족하면 아무것도 진행이 될 수 없다. 그에 비해 끌어당기기 모델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필요한 자원을 찾아보고, 자원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조합을 해서 최선의 방책을 찾아내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 경우 리더십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활동을 하도록 군림하거나 명령을 내리기 보다는 다양한 도구나 자원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창의성을 고취하고, 많은 사람들과 연결을 하며, 대화와 협업을 강조하는 형태의 것이 필요하다. 이 모델에서 사람들은 네트워크가 되어있는 창조자들로 여겨지며, 심지어는 이들이 소비자가 될 때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매스 미디어 권력의 위기

지난 수백 년을 지속해온 매스미디어는 권력이 분산되기 보다는 되려 집중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매출의 원천이 되는 구독자나 시청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에 비해, 날이 갈수록 저렴해지는 콘텐츠 창작 도구들과 콘텐츠 배포를 위한 인프라 구조로서의 인터넷의 발전,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와 새로운 유형의 유통 인프라 비즈니스 플랫폼 등이 등장하면서 “밀어내기” 모델에서 “끌어당기기” 모델로의 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미디어 산업이다.

이제는 일단 디지털화가 가능한 것은 간단히 인터넷을 통해 접근이 되고 배포가 가능하다. 네트워크의 대역폭이 늘어나고 압축 알고리즘이 좋아지면서 주로 텍스트 기반이었던 콘텐츠도 음악이나 비디오 영상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이제는 누구나 이런 혁신적인 변화를 PC라는 고정된 기기에서 벗어나서 스마트 폰과 태블릿 등에서 간단히 만나보게 되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기 모델인 “On Demand” 방식의 콘텐츠 접근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고, 이를 지원하는 IPTV나 다양한 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쌓아두고, 이를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하는 회사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콘텐츠를 끌어당겨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데,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등이 이런 영역을 잘 파고들면서 급부상하였다.

… (후속 편에 계속) …


참고자료:
John Hagel & John Seely Brown, From Push to Pull: Emerging Models for Mobilizing Resources (2005)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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