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 우리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나?

기자들은 인하우스 홍보팀장이나 임원에게 전화가 안되면 홍보팀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묻는다.

“당신네 홍보팀장 왜 전화 안 받아? 출장 갔어? 아니면 지금 전화 좀 해달라 그래”

기사 취재를 목적으로 홍보팀장을 찾는 거다. 이때 홍보팀 (평)직원 또는 초급 매니저가 이렇게 이야기 하면…

“김기자님, 무슨 요청이신지 제게 하시죠. 제가 알아 봐 드릴께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기자들은 흔히 이렇게 이야기 한다.

“아냐, 팀장에게 전화 해 달라 그래. 중요한 이야기야”

왜 기자들은 홍보팀장이나 홍보임원과 직접 이야기 하려 할까?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과 정확성 때문이다. 자칫 홍보팀 평직원에게 이야기를 듣고 기사화 하거나, 그들의 컨펌으로 회사의 입장을 파악하게 되면 신뢰가 가지 않고, 무언가 찜찜하기 때문이다.

불만을 가진 소비자는 회사 상담전화로 전화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 이 서비스 해지 하고 싶은데요. 해지해 주세요”

상담전화를 받은 상담직원은 이렇게 응대한다.

“고객님, 해지하시려는 이유를 말씀 해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도와드리겠습니다.”

“월 지불되는 서비스 비용도 높고, 인터넷 속력도 맘에 안 들어요. 다른 걸로 바꿀라 구요”

상담전화 직원은 전략을 세워 이렇게 오퍼한다.

“저희가 그러면 대신 매월 영화초대권 OOO원어치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납입금 없이 OOOO도 새로 추가 제공해 드리고요. 최근 프로모션중인 OOO도 무료로 선물 해 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

불만을 가진 소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그래요? 그러세요 그럼. 일단 알겠습니다.”

불만을 가진 소비자는 상대가 상담직원 (십중팔구 아웃소싱사 직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상담직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처음부터 “사장 바꿔” “매니져 바꿔”하는 경우들 보다는 이렇게 대화하고 해결책을 제시 받아 해결하는 케이스들이 훨씬 많다. 앞의 기자와 홍보팀의 대화와 다른 것은 소비자 상담직원의 경우 그 직원이 말단이라 할지라도 소비자에의 불만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적절하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그 대상이 말단 직원이건, 임원이건 다름이 없다는 의미가 되겠다.

마케팅팀에 이렇게 전화가 온다.

“아…OOO회사 마케팅팀이죠? 저 오랫동안 OOOO을 마셔온 소비자인데요. 제가 OOOO병에 대해서 아이디어가 좀 있습니다. 병 뚜껑을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서 쉽게 차별화 되게 만들면 어떨까 해서요? 어때요 괜찮을 것 같지 않습니까?”

마케팅 직원은 보통 이런 갑작스러운 제안에 이런 식으로 답한다.

“네 고객님. 아이디어 감사하구요. 이 아이디어를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채택여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메일로 해당 소비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낸다. 그리고 한 일주일을 기다리다가 이렇게 다시 전화를 한다.

“저번에 아이디어 이메일 보냈던 사람인데요? 내부 검토해 보시고 연락 주신다고 해서요. 내부 반응이 어떠신가요?”

“흠….좋은 아이디어시긴 한데요. 내부적으로 실행하는 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결론입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다른 아이디어를 보내주시면…”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인다.

“실제로 내부 검토를 하긴 한거요? 지금 전화 받으시는 분 이름과 직급이 정확하게 어떻게 되나요? 혹시 마케팅 책임자와 이야기 할 수 있나요? 임원 좀 바꿔주세요.”

여기에서 소비자가 갑자기 임원을 찾는 이유는, 일선에서 대화를 하는 마케팅 직원이 그렇게 신뢰 할 수 있는 답을 하지 못했다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부 검토를 했었는지, 내부 검토 결과는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등등을 확실하게 컨펌 받고 싶은 것이다.

위의 기자는 홍보팀 직원에게 이렇게 소비되는 시간과 과정이 싫어 직접 홍보팀장이나 임원을 찾는 것뿐이다. 좀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것이다.

기업 소셜 미디어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있을까? 한 트위터러가 이런 트윗을 한다.

‘OOO회사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먼. 작년에도 똑같은 짓을 저질러 놓고 개선한다 하더니 쯧쯧’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친절하게 이렇게 개입한다.

‘@OOOO님, 말씀하신 작년 사례는 올 해 사례와 다른 원인임을 알려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더 개선해서 이런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해당 트위터러가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XXXX 작년 사례와 올해 사례가 다르다는 건 또 무슨 이야기죠? 언론에서 동일한 사고라 하는데.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조치를 할 겁니까?’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또 이렇게 대답한다.

‘@OOOO님, 저희가 소비자들께서 말씀하신 부분들을 모두 듣고 관련한 개선 조치들을 마련 할 것입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해당 트위터러는 더욱 물고 늘어진다.

‘@XXXX, 그러니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책을 가지고 있냐고요? 이런 이런 부분을 확충 할 겁니까? 확실해요?’

여기까지 오면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는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다.

‘@OOOO님, 그 부분도 현재 검토 중에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사고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해당 트위터러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포기 또는 실망)

소셜미디어 운영자가 대화하는 방식과 수준은 실제적으로 고객 상담실 직원보다도 못한 경우들이 많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주거나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있어 소셜 공중들은 아쉬움을 느낀다.

소셜 공중들은 궁금하다. 과연 일선의 저 직원이 우리의 이야기나 제안을 윗 사람들과 공유하고는 있는 것일까? 저 직원이 기업 트윗을 통해 하는 이야기들을 진짜 신뢰 할 수 있는 것일까? 개선하겠다는 이야기가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개선으로 실행될 것인가? 실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회사이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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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wingedwolf/5471047557/
기업의 공식 소셜미디어는 최소한 :

◦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 툴이어야 한다.

◦ 일선에서 적절한 수준의 솔루션 제공자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 소셜 공중들에게 신뢰 받아야 한다. (실행 가능성)

◦ 소셜 공중들이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로 부터 조직의 임파워먼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소셜미디어 운영자의 멘션을 회사가 책임감 있게 모니터링하고 있는가? 그들의 멘션 하나 하나가 회사의 정확한 포지션, 플랜, 의지, 철학, 팩트들을 담고 있는가? 일선에서 소셜 공중들과 대화하는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자들에게 적절한 솔류션 임파워먼트를 부여하고 있는가? 그들이 소셜 공중들과 공유하는 중요한 이슈들이 실제 회사에서 실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나?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그들과 내부 핵심 인력들이 상호간에 대화하고 있나?

혹시 그 반대라면 소셜미디어가 중장기적으로 기업 미디어로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본다.

기업 미디어로서 소셜미디어 운영. 그 인력과 시스템 그리고 가이드라인에 대한 탄탄한 고민 없이는 절대 성공하기 힘들다. 이 이야기는 단지 소셜미디어에만 국한 한 것이 아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성공과 실패에 대한 큰 원칙이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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