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많은 회사들을 보면서 ‘아 이부분은 좀 아쉽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격렬한 논쟁’을 지양한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스타트업들도 그런 경향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배운 ‘예의’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혹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류의 문화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러면 안될 것 같습니다.
물론, 격렬한 논쟁을 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을 내는 것을 보통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더 잘 되기 위해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일 뿐인데 “어? 내 의견에 반대한다고? 나한테 감정 있나? 나를 무시해?” 라고 흔히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내 의견에 반대한 사람에게 심지어는 소심한 복수를 할 생각까지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조직 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인간이기에 자기의 의견에 반하는 의견이 나오면 기분이 다소 언짢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쨋거나 저쨋거나 우리의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서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고 인정을 하고, 논쟁할 만큼 논쟁하고 그 자리에서 다수결이던, 최고의사결정자가 결정을 내리던 결정을 내리면 거기에서 다 같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쿨하게 인정하면 끝입니다.
불가능하다고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얼굴 붉히면서 거의 싸우기 직전까지 서로 논쟁을 벌이다가도 결정이 되면 쿨하게 “좋은 의견이었다”라고 서로 얘기하는 상황을 저는 자주 접했습니다. 그러다가 만일 내린 결정이 다소 잘못내린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에도 “거봐, 내가 전에 내가 맞다고 그랬잖아”가 아닌, ‘우리는 분명 최선의 결정을 내렸고 지금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빨리 수정합시다’라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격렬한 토론 > 의사결정 > 결과 보고 더 좋은 방향으로 수정이 스타트업이 하는 일의 전부가 아니었던가요?
우리 조직이 실무진들이 자기 생각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항상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경영진들은 실무진 입장에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거꾸로 생각해보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장치를 제공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말은 ‘경어’가 존재하고, 항상 ‘직급’이 따라붙기 때문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높은 분께 얘기할 때 이렇게 하지 않던가요?
“임지훈 이사님, 외람된 말씀일 수도 있지만, 이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들은 모두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이런(this) 부분은 고려해볼 필요가 없을까요? 물론, 없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것을 영어로 하면, “Jimmy, what about this?” 정도가 될까요?
그렇다고 영어이름을 쓰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고, 각 조직마다 가장 맞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중요한 것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는지를 경영진이 항상 신경써야 한다는 것일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격렬한 논쟁을 즐기는 그날까지 화이팅! 🙂
글 : 임지훈
출처 : http://jimmyrim.tistory.com/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