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아이폰이 보급되면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수치적으로 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2010년 710만명에 이르렀으며 2012년까지 2,0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성장률(CAGR)은 무려 36.5%에 이릅니다. [출처 : 파이낸스 뉴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을 등에 업고 작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 다시 한 번 창업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벤치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누적 벤처기업 수는 총 24,056개를 기록하여 1998년 이후 최다 수치를 보였다고 합니다. [출처 : 아이뉴스24] 과거에 웹을 통해 벤처붐이 강하게 일어났다면, 이번에는 모바일을 타고 벤처붐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감으로써, 작은 규모의 회사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시장의 흐름과 기술의 발전은 기업의 탄생률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바로 ‘진입 장벽’이라고 부르는 녀석 때문이지요.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움직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쏟아낼 때, 낮아진 진입 장벽을 넘어 새롭게 산업으로 진출하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진입 장벽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왜 스타트업 기업 중에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웹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많은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분석을 위한 이론: 진입 장벽(Entry Barrier)
진입 장벽의 정의
미국의 저명한 경제 학자인 George Stigler는 진입 장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A cost of producing which must be borne by a firm which seeks to enter an industry but is not borne by firms already in the industry’.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기업이 부담해야 되는 생산의 비용, 하지만 이미 산업에 진입해 있다면 부담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경제학자인 Franklin M. Fisher는 ‘A barrier to entry is anything that prevents entry when entry is socially beneficial’ 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진입이 사회적으로 이익이 될 때 그 것을 가로막는 어떠한 장벽’이라고 해석될 수 있겠네요.
쉽게 이야기하자면, 기업이 산업에 새로이 진출할 때 그 진출을 가로막는 여러 고려 요소들이 될 것 같습니다. 🙂
진입 장벽의 종류
아직 잘 감이 안 오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진입 장벽의 종류를 예로 들어 하나씩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초기 투자 비용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을 새로 창업하거나 혹은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하려고 할 때는 분명 초기 투자 비용이 듭니다. 이러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일 수록(ex. 자동차 제조업, 조선업 등)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둘 째, 절대적 비용의 불리함(Absolute Cost Disadvantage)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규모의 경제(마지막에 설명)를 제외한 요소 중에서 기존 업체에 비해 비용상 열위에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타기업의 기술력이 너무 뛰어나다든가, 타기업이 기존 Product나 서비스의 channel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절대적 비용의 불리함이 클 수록 진입 장벽을 높아지는 것입니다.
셋 째, 브랜드 충성도(Brand Loyalty)가 있습니다. 기존 시장에서 기존 업체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을 경우에는,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더라도 그 소비자를 뺏어올 확률이 낮습니다. 보고 만져도 quality에 대한 파악이 힘들고 실제로 사용해봐도 quality 판단이 힘든 산업이 바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산업입니다. 제약, 병원, 교육 등이 그러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산업의 예가 됩니다. 그렇다면 Brand Reputation은 어떻게 하면 쌓을 수 있을까요? 흔히 말하는 2가지 방법은 마케팅과 R&D에 대한 투자입니다.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인지를 바꿔놓든지, 혹은 R&D를 통해 제품의 질을 높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에 진입할 때는,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기존 업체만큼 reputation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넷 째, 가장 중요한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는 추가 한 단위를 더 생산할 경우 평균적인 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공장을 돌릴 때 대량으로 생산을 하게 되면 평균적인 단가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다시 스타트업의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대부분 스타트업의 모습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
Wikipedia에서는 스타트업(Startup)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혹은 스타트업 기업)은 짧은 역사를 지닌 기업이다. 보통 새롭게 만들어진 이러한 기업들은 시장을 위한 개발, 연구 단계이 있다. 이 용어는 많은 수의 닷컴 기업이 생겨난 닷컴 버블 동안에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느낌상 그럴지 모르겠지만,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을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
대부분 스타트업의 모습
요새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을 이용해 산업에 진출합니다. 단품으로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을 올려 유료로 판매하든지(예를 들면, 대부분의 게임들. 앵그리 버드 같은), 웹이나 애플리케이션에 서비스를 엮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으로부터 유료 아이템 판매나 광고 등으로 수익을 창출(예를 들면,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의 기프티쇼 같은)합니다.
-출처: businessinsider.com-
왜 스타트업은 애플리케이션과 웹 서비스로 많이 진출하는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나 웹을 통한 산업 진출을 많이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소프트웨어와 웹은 과거에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런데 왜 요새 들어 더 시장 진입이 용이해졌을까요?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진입 장벽과 시장 기회를 통해 풀어보겠습니다.
진입 장벽
1. 초기 투자 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웹 서비를 하는 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의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웹을 만들 경우에는 들어가는 돈의 대부분이 인건비에서 나옵니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특별히 비싼 장비를 구입할 필요가 적으며, 제품 개발에 원가가 따로 필요치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은 산업에 스타트업이 들어가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드는 조선업이나 중공업 시장에는 진입하는 것은 정말 어렵겠지요. 🙂
2. 절대적 비용의 불리함
웹이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의 경우에는 절대적 비용의 불리함이 덜 합니다. 과거에는 기술 기반의 서비스가 우선되었지만, 이제는 아이디어 중심의 서비스가 더 많아지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물론 서비스가 괘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그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기술 보다는 아이디어와 기획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절대적 비용의 불리함이 적기 때문에 작년 한 해 동안 수많은 소셜 커머스 기업이 생긴 것입니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으나 기술적으로 차별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적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앞을 다투어 시장에 진입한 것이지요. 🙂
이 말은 거꾸로 바꿔 말하면,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면 다른 경쟁사가 들어는 것을 봉쇄하거나 늦추고 자신은 더 멀리 달아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작업을 하는 동안 소비자를 Lock-in할 수 있는 방안에만 집중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3. 브랜드 충성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엄청나게 덩치가 커지거나, 카카오톡처럼 주변 사람들이 모두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어 Lock-in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산업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이용하고 잇는 것보다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올 경우에 그 쪽으로 옮겨가곤 합니다. 바로 전환 비용이 낮기 때문이죠. 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서비스를 이용하다 다른 서비스로 바꿀 경우에 큰 비용(물질적인 비용, 심리적인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서)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서 네이버로, 마이스페이스에서 페이스북으로, 엠앤톡에서 카카오톡으로(이 부분에서 저는 잠시 눈물 좀 닦고 ㅜㅜ) 소비자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말은 서비스를 기획함에 있어서는 새롭게 진입하는 경쟁자들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고, 확실하게 자신의 서비스 안에 소비자들을 Lock-in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4. 규모의 경제
앞서 설명했듯이, 규모의 경제는 추가 한 단위를 더 생산할 경우 평균적인 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한 단위를 더 생산한다고 비용이 더 들지 않고, 서비스의 경우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수록 서버에 부담이 되긴 하지만 다른 제조업 등의 산업에 비교해 봤을 때는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출처: petshopboxstudio.com-
시장의 기회
위에서 진입 장벽에 대해 설명한 것처럼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 시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진출이 용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사업을 시작하여 자본금이 적은 스타트업은 주로 이 쪽으로 창업을 하지요. 하지만 앞서 언급드린 것처럼, 요새에는 그 비율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이유는 시장이 가져다 주는 또 다른 기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1. 소프트웨어 시장의 생태계 형성
애플이 앱스토어를 발표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앱스토어를 통해 몇몇 스타 개발자들이 성공함에 따라 많은 개발 인력이 앱스토어 시장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개발자 유입 –> 많은 애플리케이션 확보 –> 많은 소비자들의 이용 –> 이를 통한 Lock-in 이라는 선순환 고리가 잘 갖춰졌습니다. 애플 앱스토어만큼은 아니지만, 후발 주자로 시작한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티스토어 등도 나름의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와 같은 시장의 형성은 스타트업에게 좋은 판매 채널을 열어주었습니다. 과거에는 제품을 만들더라도 어떤 채널을 통해 판매할지, 어떻게 수익을 낼지에 대한 문제가 따라왔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사고 파는 유통 채널이 보편화 됨에 따라 이 부분에서의 고민을 조금은 덜게 된 것입니다.
2. 잘 교육된 소비자
위와 같이 선순환을 그리며 운영되는 Market Place의 가장 큰 장점은 유료로 구입하는 것에 잘 교육된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거나 웹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가지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이제는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때 돈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소비자가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낮을 뿐 아니라, 시장마저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에 스타트업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정말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낮은 진입 장벽은 기회이자 위기
-출처: www.onstartup.com–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고, 시장에 최대한 빨리 진입하여 빠른 속도로 진입 장벽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서비스를 이용하다 다른 서비스로 넘어가기 위한 전환 비용이 낮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이탈을 결정하고 맙니다. 자신의 서비스 뒤에 따라 나온 서비스는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분명히 차별화되는 점을 만들어서 런칭을 할 것입니다. 그러한 차기 서비스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때 큰 불편함을 느끼게 해야합니다.
낮은 진입장벽은 후발주자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고, 선발주자에게는 위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 진입 전에는 낮은 진입장벽을 잘 이용해 시장에 진입하고, 시장에 진입한 후에는 후발주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쌓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
출처 : http://blog.vcnc.co.kr/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