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둘로 갈라진다. 그것을 이동수단으로만 활용하는 주인을 만나면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교통수단이고, 거리와 자연을 누비며 바람을 가르는 맛을 즐기는 사람을 만나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레저수단이다.
물론 그런 두 가지 용도와 운명으로 살아가는 자전거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쨌거나 빠르고 편리한 자동차에 밀려 홀대받던 자전거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정책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개인들 중에서도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디케이시티(DKcity)에서 생산하고 바이크앤드(www.bikeand.kr)가 직접 수입해서 국내에서 유통할 예정인 db0은 그렇게 자전거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특히 출퇴근이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나 기업, 사회단체에서 관심을 가져볼만한 물건이다.
자전거하면 모두가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면 그 종류가 수없이 다양하다. 용도, 기능, 디자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 만큼 넓다는 얘기다. 게다가 가격적인 요소까지 고려하면 마음에 드는 자전거하나 장만하는 것이 쉽지 않아진다.
db0이 가진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언덕이나 고개가 많은 우리나라와 같은 지형에서 이동수단으로 활용할 때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전기모터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스포츠나 레저 목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경우라면, 힘이 드는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하지만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길을 정말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db0의 경우는 이럴 때 전기모터의 힘을 빌려 수월하게 언덕이나 고개를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전기 모터의 힘을 빌릴 경우 3단계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 모터는 3시간 정도면 충전이 가능하고, 한번 충전하면 최대 40km 정도를 이동할 수 있다고 제품 설명에 소개되어 있다. db0의 배터리는 64h 용량을 가진 24V 리튬이온 충전지가 사용된다. 아울러 동작 상태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블루 백라이트 액정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 있다.
두 번째는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거나, 자동차의 트렁크에 수납하고 싶을 때 간편하게 접을 수 있는 디자인을 채용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db0은 프레임 세로축을 중심으로 반으로 접을 수 있고, 핸들 역시 접는 것이 가능하다. 각 부분을 접고 나면 윗부분에 손으로 들 수 있는 손잡이가 만들어진다.
디자인이나 기능면에서 보면 자전거로 출퇴근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법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21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달려 있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그저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