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는 지난 18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2011 국제 사회적기업가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사회’로 국내외 실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연사들이 참석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는데요.
첫 번째 세션은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뿌리, ‘사회적 투자’에 관한 세션으로 아일랜드의 사회적 투자 펀드 ‘클랜 크레도’의 짐 보일(Jim Boyle) 금융 수석, 현재 태국 왕실 지원을 받는 태국 농촌 재건 운동 재단 산하의 ‘체인지 퓨전’의 창립자 수닛 쉬레스타(Sunit Shrestha), 한국에서 윤리적인 가치를 담은 사회적 패션 기업 ‘오르그닷’을 경영하는 김진화 대표가 정부의 사회적기업 지원책과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놓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기업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고, 어떻게 하면 사회적기업의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며 각 나라의 여러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세션인데요. 사회적투자에 직접 참여하는 클랜 크레도의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기준, 태국 체인지 퓨전의 다양한 사회적 투자 사례와 투자 성공과 실패 경험, 국내 대표적인 사회적 투자 사례인 오르그닷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투자가 갖는 의미와 사회적 투자의 효과와 한계 등 사회적기업이 그 역할을 감당하며 자리매김을 할 때 가장 필요한 사회적투자에 대한 심도 깊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어진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지원 기관’이 화두였습니다.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회적기업은 일반 기업보다 더 힘든 생태계에 놓여져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런 이유들로 각 국에 생겨난 지원기관을 대표하는 연사, 영국 레드오커의 창립자이자 상임이사인 우대이 태커Uday Thakkar), 홍콩 사회적기업 비즈니스 센터의 선임 팀장인 제시카 탐(Jessica Tam), 한국의 희망제작소 소기업 발전소 문진수 소장은 정부와 시민사회, 기업 차원의 지원방안에 대한 의견과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현재 영국내 최고의 사회적기업 지원기관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레드 오커는 훈련과 컨설팅, 경영 도구 개발과 출판, 리서치와 개인 및 기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했고요.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사회 혁신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홍콩 사회적기업 비즈니스 센터와 정부나 기업의 출연금 없이 설립된 독립적인 민간 연구소인 한국의 희망제작소의 이야기도 앞으로 사회적기업의 ‘지원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마지막은 사회적기업에 직접 뛰어들어 사회적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세 연사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베트남의 지역사회와 새로운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제시해온 에코라이프의 창립자이자 디렉터인 응우이엔 투 후(Nguyen Thu Hue), 소셜벤처경영대회 대상과 아름다운가게 뷰티플 펠로우를 수상한 공신닷컴 강성태 대표, 한국의 대표적인 인큐베이팅 기관인 하자센터의 협력으로 시작해 국내 사회적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시민 투자’를 이끌어 내며 성장하고 있는 트래블러스맵의 변형석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마지막 세션은 이미 사회적기업을 시작한 선배 사회적기업가로 사회적기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한마디로 마무리 되었는데요. 응우이엔 투 후(Nguyen Thu Hue)는 “비영리기업과 사회적기업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 했고, 강성태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하지 않더라도 좋아하고 설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시작하는 게 순서다.”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트래블러브맵의 변형석 대표는 “최근 사회적 기업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거나 도덕적 해이로 모는 경향이 있는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해이로 모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회적기업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외에도 사회적기업가로 직접 활동하며 겪는 여러가지 고충과 경험들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에 적용해볼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사회적기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어보고 벤치마킹 할 소지가 많아 참석한 많은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이 큰 도움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사회적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의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지속 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남을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미로, 좋은 취지로 사회적기업을 만든다고 해도 사회적 가치에 우선해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는 말인데요. 사회적기업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꼭 한번 자가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여기저기 사회적기업의 창업 소식이 많이 들리는데요. 사회적기업이 가지는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나오고 성공적인 성장을 해나간다면 벤처 생태계와는 또 다른 사회적기업만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겠죠? 이런 의미에서 이번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사회적기업을 리드해가는 선진국들의 사례와 경험들이 한국의 사회적기업의 발전과 방향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글로벌한 사회적기업의 생태계를 만드는데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 : 벤처스퀘어 조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