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는 그가 만든 제품 뿐만이 아니라 그가 남긴 말과 행동으로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일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하라”라는 그의 말도 대표적인 경우다. 이 말에 자극받은 많은 직장인이 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꿈꾸는 잡스 증후군도 생겼다고 한다.*
잡스의 말이 당장에 회사를 관두고 좋아하는 걸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의 삶에서 돈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걸 추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면 돈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 달 매출 실적이 좋아더라도 이번 주 매출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대책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 아울러 좋아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자신이 기획한 일을 회사 내에서 실행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 조직에서 원래 하더 일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이 발전한 우리 사회에서 유명인의 사소한 생활도 알 수 있다는 건 축복이자 저주인 셈이다. 우리의 아름답고 소소한 삶이 그들의 사생활과 비교되는 순간 남루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지겨운 회사 일을 때려 치고 좋아하는 걸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생존에 필요한 월급은 차치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10번의 ‘노’와 마주치면, 심각한 혼돈에 빠지기 때문이다.
내가 완벽하다고 생각한 원고가 4번 정도 출판사에서 노를 맞은 적이 있다. 4번 정도 아닌 것 같은데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출판했을 때 대박은 둘째로 치더라도 출판사에 적어도 손해를 끼치는 것 아닐까, 라는 불안이 엄습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은 그래서 참 어렵다. 조직 뒤에 숨어서 노를 듣는 것과 내 이름을 걸었을 때 노를 듣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런데 내 사업이라면 그게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난 사업의 크기와 관계없이 사업을 하는 분들을 존경한다.
난 그래서 사업이란 좋아서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있어야 할까, 가슴 속에 뜨거운 불. 그 불이 사업을 하지 않으면 꺼지지 않아 나를 삼킬 것 같을 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은 어떤 난관을 만나도 꺼지지 않아야 한다. 언제까지? 영원히 말이다. 마치 잡스의 말처럼 유산이 되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불을 당길 정도로 말이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열정이 없어도 사업하는 사람은 많다. 다만 지금 하는 일이 하찮아 보이고 내 가슴에 열정이라는 불이 뜨겁다고 느껴진다면, 그 불의 열기가 그 정도가 될 때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 물론 얼마나 많은 직장인이 그런지 통계적인 데이터는 없다. 원래 뉴스라는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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