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감정적인 동물이다. 그야말로 Irrational 한 존재. 반면에 일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어도 제대로 해야 하는 rational professionalism이 필요하다. 그러나 목표의 달성이 감정보다 중요하다 생각할 때가 종종 있는데 내 생각은 그런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그 목표달성의 대상이 대중이라면 말이다.
기업들은 그런데 이 점을 간과한다. 그러다보니 제품의 스펙을 광고하며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여전히 깨닫지 못하는 과오를 범한다. 경영진들이 내부 임직원들에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회사 안에서 임직원들은 그런 생각에 질식을 당하고 있다. 제품출시일과 같은 절대절명의 우선순위 앞에서 말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지금 찾아온 문화적 인프라를 만들어 내고 있는 파괴적 혁신 기업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은 고객과의 접점이 없다. 고객이 상대로 하는 AS센터는 기업의 아웃소싱업체로 기업과의 소통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다. 콜센터가 1차 저지선, AS가 2차 저지선, 그리고 그 다음이 기업이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소통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고객이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브랜드 전략에 엄청난 비용을 들이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런 상태에서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붙잡을 것인가. 그러다보니 기업은 물건을 파는데서 이미지를 파는 형태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마음은 어떻게 파고들어야 할까. 우리에게 낯이 익은 경우로 광고를 들여다보자. 어떻게 광고를 해야 소비자는 기업의 제품을, 그리고 나아가 기업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이먼 시넥은 Start with Why를 주문한다. 우리 내면의 반응은 1차적으로 원시뇌에서 일어난다. 이것은 거의 본능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고, 욕구,동기에서 기인한다. 쉽게 말하면 감성적 욕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 욕구를 자극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뒤따라오는 논리는 이를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쪽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즉, What → How → Why가 아니라 Why부터 시작해서 How → What 으로 가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몇가지 광고를 통해 예를 들어보겠다. 아래의 광고들을 보면 광고주의 소비자에 대한 인사이트가 어떤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스펙 자체에는 관심이 없는데도 말입니다.
옵티머스 마하 광고
옵티머스 2X
HTC센세이션
고객에게 무엇을 심어주고 싶은걸까? 옵티머스 마하의 속도에 관심있는 사용자는 얼마나 될까? 특히 HTC광고 후반에 끼어든 SKTelecom 광고는 안습이다. What에 집중하다보니 고객이 왜 이것을 구입해야 하는지는 잊어버리게 된다.
반면에 갤럭시S II 광고는 진일보한 모습입니다. 삼성이 잘한다가 아니라 삼성의 광고 중에 Why에서 접근해 What으로 마무리하는 광고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이 광고는 사람들의 내적 감성에 먼저 바인드를 했다. 우리의 마음을 먼저 자극하고 그래서 마지막에는 당신이 이 제품을 사야 하는 그 이유, 바로 이것입니다. 라고 마무리를 한다. 아 그래서 아몰레드, 아 그래서 커졌구나, 아 그래서 빨라졌구나 괜찮은데? 하는 인상을 가지게 한다.
갤럭시SII
당신은 살랑부는 바람에도 까르르 웃던 소녀였습니다 노을지는 하늘을 보면 시인이 되던 소년 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당신은 세상에 감동하지 않았습니다 신경쓸것이 너무 많아져 버렸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선명해졌습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매일 마주치는 진짜 세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길 바라며 자막 : “우리는 선명해졌습니다”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의 시간은 즐겁게 여유로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른은 바빴습니다. 책임은 많고 시간은 모자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볼 시간조차. 그래서 우리는 빨라졌습니다. 당신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빨리 일할 수 있도록. 그래서 조금이라도 당신의 시간이 느리게 갈 수 있도록. 우리는 빨라졌습니다.
당신은 기분 좋을 때 웃고 기분이 나빠지면 울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어른이 되는 대가로 당신의 감정을 숨겨야 했습니다. 가볍게 보이지 말아야 했고 철들어 보여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재미있어졌습니다. 우리와 함께 있는 동안만은 잠시 무게를 벗고 장난스럽고 철없었던 그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재미있어졌습니다.
절대 강자는 역시 아이패드다. 역시 이 회사는 나의, 인간의 욕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군 하는 인상을 주는데 핵심을 집중한다. 기술이 본질이 아니라 삶이 본질이라는 점을 제대로 어필하는 것이다. 애플의 광고는 Why How What 으로의 전개에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믿습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더 빠르고, 더 얇고, 더 가볍다는 것. 모두 좋지만, 기술이 한 발 물러나 있을 때 모든게 더 즐거워지고 비로소 놀라워지는 것이라고. 그것이 곧 진보이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바로 이런 것처럼”
기억하자. Why부터다. 그리고 마지막이 What이다. 내면적 감성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이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를 만든다.
글 : 송인혁
출처 : http://everythingisbetweenus.com/wp/?p=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