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술이 미래의 쌀농사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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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같은 인구증가가 지속된다면, 지구는 더 이상 이들을 먹일 수 있을만큼 지속가능하지 않다. 물론 어느 곳에서는 음식이 남아돌고, 어느 곳에서는 굶어죽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상황도 문제이지만, 현재와 같은 지구의 식량생산 시스템으로는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확실한 것은 현재의 농업에도 훨씬 지속가능하면서, 확장가능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그런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는 에너지 부족에 따른 재생에너지 부분이 녹색기술로 가장 각광받고 있지만, 이런 측면에서 농업은 그 중요성이 너무 간과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농업은 에너지 분야와 마찬가지로 거대화 되어 있지만 매우 느리고, 전통산업으로서의 강력한 규제가 있는 산업이다.

이와 관련해서 블로그를 통해 몇 차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 연관글의 블로그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연관글:
2011/09/05 –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저개발국가의 가난한 농부돕기
2011/07/18 – 녹색기술이 가장 필요한 산업은 바로 농업 (2)
2011/07/06 – 녹색기술이 가장 필요한 산업은 바로 농업 (1)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런 농업의 기술혁신 중에서도 피라미드의 아랫 부분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농작물이라고 할 수 있는 쌀농사에 대한 기술이 가장 중요한데, 전체적인 내용은 위의 그림에도 나와있는 5가지 혁신이다. 비교적 단기간에 해결할 수도 있고, 과학과 기술의 힘으로 선진국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적인 가치가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될 때 가장 커다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게이츠 재단에서도 최근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게이츠 재단에서 쌀을 가장 중요한 기술혁신 분야로 선정한 이유는 세계의 굶주림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작물이기 때문이다. 향후 20년 동안 생산성을 70% 정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다면, 산업화를 통해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원조하고 수탈을 하는 형태의 국제경제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훨씬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구체적인 목표로는 2017년까지 2천만 명의 농부들로 하여금 현재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벼농사 기술과 작물들을 공급하고, 이들이 전 세계 천만 헥타르 정도의 농지에서 매년 천만 톤 이상의 쌀을 더 수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의 5가지 기술이 중요하다.



  • 물에 잠겨도 잘 자라는 벼농사 기술 – 이 기술은 2009년 IRRI(International Rice Research Institute)에서 개발한 Scuba Rice 라는 품종이 가져온 혁신과도 맥이 닿아있다. 매년 아시아에서 홍수로 피해를 입는 농지의 면적은 무려 2천만 헥타에 이르는데, 이로 인한 작물손실액은 매년 1조원을 넘는다. 최근 개량된 물에 잠겨도 저항성이 있는 벼품종의 경우, 물에 잠긴 상태로 20일이 지나도 물이 빠지면 다시 자라날 수 있다고 한다. 물에 잠기면 마치 동면과도 같은 상태로 자신을 보호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이런 품종을 이용한다면 상습침수 지역에서의 벼농사가 훨씬 작황이 좋아지게 되며, 평균적으로 헥타 당 3톤의 쌀을 더 수확할 수 있게 된다.
     

  • 가뭄에 강한 벼품종 – 홍수 만큼이나 문제가 되는 것은 비가 오지 않는 가뭄에 의한 벼농사 피해이다. 홍수로 피해를 입는 지역보다 매년 가뭄으로 피해를 입는 농지 면적이 2300만 헥타로 더 많다. 심한 가뭄으로 쌀의 생산량을 정상적인 경우보다 40% 이상 저하될 수 있다. 만약 현재 진행되는 가뭄에 강한 벼품종이 기술개발의 완료와 함께 제대로 보급된다면 헥타 당 1.5톤의 쌀을 더 수확할 수 있다.
     

  • 염분에 강한 벼품종 – 아시아 지역에서는 곡창지대가 바닷가와 인접한 곳이 많은데, 최근 염분에 의한 피해면적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농지는 1500만 헥타 정도가 되는데, 염분에 강한 벼품종은 이런 지역에서의 쌀 생산량을 크게 늘려줄 수 있다. 현재의 기술이 잘 적용된다면 2017년까지 헥타 당 2톤의 쌀을 더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 추위에 강한 벼를 만들자 – 아프리카에서는 주로 피해가 많은 것은 예기치 않은 한파로 인해 벼농사가 피해를 입는 경우라고 한다.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피해가 있는데, 또한 추위에 강한 벼를 경작할 수 있다면 이모작도 훨씬 쉬워진다. 이를 통해 늘어날 수 있는 쌀의 생산량은 헥타당 1톤 정도가 된다.
     

  • 철분 저항성이 있는 벼품종 – 토양에 철분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도 벼농사에 크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 문제는 특히 가장 빈곤이 심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60% 이상의 농지가 지나친 철분으로 인해 벼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벼품종은 헥타당 최소한 1톤의 생산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전 세계를 위한 기술 개발에는 또 다른 우선순위가 존재한다. 세계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이런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돈 몇 푼을 모금해다가 이들을 위해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열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눈다면 그것이 우리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할 것이다.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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