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열렸던 G-startup competition, Techcrunch Disrupt Beijing과 싱가포르에서 열린 Echelon 2011, Asia top 50 apps 등 많은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한국 스타트업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왜 실력도, 제품도 뛰어난 한국기업들을 세계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볼 수 없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최근에 많은 스타트업 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의외로 많은 분들이 어떤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있는지 몰라서 참가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서 조금 더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을 세계 경진대회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세계의 다양한 스타트업 경진대회들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1. 미국 스타트업 경진대회
1) Techcrunch Disrupt(New York – 5월경, SF – 9월경)
스타트업 경진대회 중에 가장 권위 있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가장 영향력 있는 IT매체중하나인 Techcrunch가 주관하는 Techcrunch Disrupt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대회의 전신으로는 Techcrunch 50(그전에는Techcrunch 40)가 있었는데요, Techcrunch 의 창업자인 Michael Arrington과 유명한 벤처 온라인 방송인 This week is startups을 진행하는 Jason Calacanis 이 함께 이 행사를 주최했지만, 서로 사이가 틀어지면서 대회가 Techcrunch Disrupt(Michael Arrington이 주도한 대회였는데, 현재 Michael Arrington은 Techcrunch가 AOL에 인수된 후에 Techcrunch를 떠나 uncrunched.com 이라는 사이트와 crunchfund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와 Launch conference(Jason Calacanis가 주최하는 대회)라는 대회로 분리되었습니다. Techcrunch 50에는 자랑스럽게도 스토리블렌더, 뮤직쉐이크, 실타래, 등의 한국 기업들이 참가했었고, Techcrunch 50에 대한 내용은 터치링에서 근무하셨던 김태현님(현 유저스토리랩 부사장)의 글(첫번째 , 두번째)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Techcrunch Disrupt의 경우 온라인으로 1차 접수를 진행한 후에, 2차로 스카이프를 통해 화상 면접을 진행합니다. 면접을 통해서 최종 본선 진출팀 20팀 정도를 선발하며, 선발된 팀들은 실제 Techcrunch Disrupt 행사에서 첫 날 발표를 진행합니다. 첫 날 발표를 통해서 Final 에 진출할 6~7팀을 선정을 한 후, Final에 선정된 팀들은 둘째날에 다시 발표를 진행하고, 둘째날 발표를 통해서 최종우승자를 선정합니다. 우승자에게는 USD50,000(한화 약5천5백만원)이 상금이 주어집니다.
2) The Launch conference (SF, 3월경, 9월경)
위에서 언급한 대로, Launch는 백만장자인 Jason Calacanis가 주최하는 대회이며, 1년에 2번 정도 열리는 대회입니다. 이 대회는 특이하게 한번도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회사가 참가하는 Launch1.0과 이미 알려진 회사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혹은 중요한 기능)을 런칭하는 Launch2.0 으로 분리되어 진행됩니다. 대회 우승자에게는 Jason이 직접 약 USD25,000~USD50,000(한화 약 2천800만~5천500만) 정도를 투자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국기업이 이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중 하나는, Jason Calcacanis가 진행하는 방송인 This week is startups(TWIST) Seoul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1회 대회는 지난 8월에 Seoulspace에서 열렸으며, 스포카가 1등을, 애드바이미가 2등을 거머쥐면서, 내년 3월 Launch 컨퍼런스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2회 대회는 12월17일(토)에 치뤄질 예정입니다.
3) Demo Conference (SF – 4월경, NY – 10월경)
Techcrunch 50가 있던 시절, Techcrunch 50에 비견되는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바로 Demo였습니다. Demo에 진출한 많은 회사들이 투자를 유치하는 등, 많은 언론과 투자자에게 노출 될 수 있는 좋은 이벤트지만, 다른 이벤트들과 달리, 선발된 업체들이 USD18,500(한화 약 2천만원)를 지불하고 컨퍼런스에 참가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4) SXSW start-up accelerator (Austin, 3월경)
Twitter와 Foursquare가 처음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진 계기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두 회사 모두 SXSW (텍사스 오스틴에서 매년 3월에 열리는 행사로, 음악, 영화, 디자인 등 IT와 상관없는 다른 분야의 축제로 시작한 이벤트인데, 현재는 많은 IT 사람들이 참가해서 함께 파티를 즐기는 행사로 발전함) 기간 중에 열리는 Start-up accelerator 에서 서비스를 소개했고, 그곳에 있던 많은 IT관계자 및 비 IT 분야 사람들을 통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대회들과 달리 이 대회의 경우, 지원할 때 USD175(한화 약20만원)을 지원비로 내야합니다. 이 행사의 경우, 대회라기 보다는 자신의 제품을 소개하는 showcase 형태의 이벤트입니다.
5) Crunchies , Mashable Award (11월, 12월경)
영향력 있는 IT 매체중하나인 Mashable에서 주최하는 Mashable Award와 역시 영향력있는 IT매체들인 Techcrunch, Gigaom, Venturebeat 에서 주최하는 Crunchies의 경우, 스타트업이 발표를 하는게 아니라, 대중들의 투표로 수상자가 선정됩니다. 작년에는 자랑스럽게도 한국인 공동창업자인 문지원, 호창성 이사님이 계신 Viki.com 가 Crunchies 2010에서 Best international start-up 을 수상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대중들이 투표하는 만큼, 이미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가 유리한 대회입니다.
2. 아시아 스타트업 경진대회
1) Techcrunch Disrupt(Beijing – 9월경, Tokyo – 11월경)
올해 처음으로 Techcrunch본사에서 Asia, 그 중에서도 Beijing에서 Techcrunch Disrupt를 개최하였습니다. 방식은 Techcrunch Disrupt SF, New York과 같은 방식이었으며, 총 17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였고, 한국 기업으로는 moglue (발표영상)와 shakr (발표영상) – 가 본선에 진출하였고, moglue는 final 6팀에 선정되었습니다. Techcrunch Disrupt Beijing의 경우 총 17개 팀 중 10개 이상의 팀이 중국, 홍콩 팀이었지만, 컨퍼런스 대부분이 영어로 진행되고, 본사에서 진행한 터라, Techcrunch메인 사이트를 통해서 기사가 보도되어 미국시장에 노출되는데 큰 도움이 됬습니다. 이번에 처음 열렸던 행사였던 터라, 내년에도 Beijing에서 계속 행사가 치뤄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Techcrunch Disrupt Tokyo의 경우, Techcrunch Tokyo사이트가 따로 있는 관계로, 매우 로컬 이벤트로 진행되었으며(보도자료 또한 대부분 Techcrunch Tokyo에 일본어로 보도되었습니다.), 한국회사로는 유일하게 스포카가 참가하여,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 Demo Asia(싱가포르, 3월)
Techcrunch에게 자극을 받았는지 Demo에서도 이번에 처음으로 Asia 이벤트를 따로 개최한다고 합니다. 국내 벤처 미디어 기업인, 온석세스가 Demo Asia와 파트너쉽을 맺고 한국기업의 행사 참여를 지원한다고 하며, 이번 행사는 내년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합니다. 미국 Demo conference와 마찬가지로, 선정된 회사는 비용을 지불해야하는데, 미국 이벤트보다는 훨씬 저렴한 170~300만원(참가형태에 따라 다름)정도를 지불해야한다고 합니다.
3) G-startup competition(중국, 4~5월경)
GWC (전세계 기업가들의 네트워크 그룹)이 주관하는 G-startup competition은 seed/early stage 스타트업과, Growth stage 스타트업으로 나눠져서 진행되며, 수상자들에게는 중국의 전설적인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Kai-Fu Lee가 만든 인큐베이션 센터인 Innovation Works(북경소재), 혹은 중국 달리안에 위치한 China Accelerator, 혹은 미국 실리콘 벨리에 위치한 Plug and Play 에서 3개월 동안의 인큐베이션이 무상으로 제공됩니다. 올해 열린 G-startup competition 2011에 한국기업은 moglue가 유일했습니다.
4) Echelon (싱가포르, 6월경)
싱가포르의 유명 IT 매체인 e27 에서 주관하는 Echelon 이벤트는 스타트업들이 지원을 하면 우선 4개 국가(2011년의 경우,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에서 벌어지는 Satellite 이벤트에 선정된 각 10개회사(총40개 회사)가 발표를 한 후에 최종적으로 10~11개 팀이 선정되어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메인 Echelon이벤트에서 발표를 진행하게 됩니다. Echelon 2011의 경우 한국기업은 moglue와 Jellybus가 최종 10개 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5) Asia top 50 apps(싱가포르, 9~10월경)
싱가포르텔레콤과 e27이 함께 주관하는 Asia top 50 apps의 경우, Crunchies나 Mashable Award와 같이 대중들의 투표를 통해서 50개 회사가 선정되고, 그 이후에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통해서 수상팀을이 선정됩니다. 올해의 경우, Asia top 50 apps에 한국기업은 moglue, Jellybus(qbro), LawJuan , twtkr , 푸딩카메라 등이 선정되었으며, moglue가 최종적으로 Rookie of the Year에 선정되었습니다.
6) 슈퍼스타M (모바일 창업 코리아)
매일경제, KTOA 그리고 벤처스퀘어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슈퍼스타 M은 몇 안되는 규모있는 국내 스타트업 경진대회 중 하나입니다. 올해 치뤄졌던 2회 슈퍼스타M의 성공적인 개최로 3회 (2012년 3월 예정)가 더욱 기대되는 대회입니다. 이 대회 1위는 UXPlus, 2위는 캠든소프트에게 돌아갔습니다. (참고기사)
3. 스타트업 경진대회 참가에 대한 Tip
1) 스타트업 경진대회 신청시 제출해야하는 내용
대부분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제출해야 하는 내용은 비슷하며, 대부분 사업계획서에 들어가야 하는 내용(팀, 문제점, 해결책, 경쟁사, 시장규모, 마케팅전략, 비지니스 모델 등)을 제출해야합니다. 사업계획서에 들어가야하는 내용들에 대한 것은 미국의 유명 Angel 투자자인 가이가와사키의 글(1), 가이가와사키의 글(2), Dave Mcclure의 글, 소프트뱅크의 임지훈심사역님의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또한, 대다수의 경진대회가 5페이지 프레젠테이션 파일 및 짧은 데모영상(1~2분) 파일을 요구하니, 이 부분은 미리 준비해 놓으시는게 좋습니다.
2) 신제품 런칭
대부분의 스타트업 경진대회는 아직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는 회사를 좋아합니다.(많은 대회가 주요 언론사에 이미 소개된 스타트업의 참가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본인 회사 제품의 런칭 스케줄과 유사한 시기에 하는 경진대회는 꼭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3) 두려워하지 말고 지원은 가능한한 모두해라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다수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제출해야하는 내용이 비슷하다보니, 한번만 지원하면 그 다음부터 다른 대회를 지원하는 데는 크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습니다. 또한, 지원해서 떨어진다고 해도 전혀 잃을 것이 없으므로(지원서를 작성하는 시간은, 영문으로 자기회사에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는 시간이고, 도움이 되는 작업이라고 고려한다면) 가능한한 모든 대회에 지원하기를 권장합니다.
4) 아시아 대회가 유리하다
아무래도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는 미국기업보다는 한국기업에게 좀 더 유리합니다. 미국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바로 수상하면 좋겠지만, 아시아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으시는 것도 향후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전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대회는 대회일뿐
위에서 언급한 많은 대회들 중 한 군데에서라도 수상을 하면, 언론에 노출되고 더 많은 고객, 파트너, 투자사 등에게 연락을 받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의 수상이 실제 사업에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의 수상은 PR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사업자체에 매진해야합니다. 또한,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수상하지 못한다고 해서, 본인의 사업이 사업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타트업 경진대회도 결국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하는 것이고 개인의 선호도가 반영될 수 밖에 없습니다. moglue의 경우에도 수상한 경진대회도 많지만 탈락한 경진대회는 더욱 많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통해서, 회사의 사업성에 대해서 한번 더 점검 해보는 것이지, 스타트업 경진대회의 결과가 회사의 사업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회는 대회일 뿐 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제 시장에서 사업성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번 글을 보면 아시겠지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 경진대회가 있습니다. 지난 1년간 많은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참가해서 여러 나라의 기업가들을 만나면서 많은 점을 보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많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느낀건, 한국 기업들의 수준이 세계 시장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지난 11월말, Techcrunch Disrupt Tokyo이벤트에 스타일쉐어, 와플, Recood, 온오프믹스, 비트윈, 이음, 스마투스 , 스포카, 모글루 등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참석했는데, 테크크런치 기자인 Serkan Toto 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일본 스타트업들의 수준보다 높은 것 같다며 칭찬하였습니다. 전세계에서 모든 핫한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테크크런치 기자 조차도 한국의 스타트업의 수준이 세계시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기있게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스타트업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용기있게 세계시장에 도전하기를 바라며, 이번 글을 통해서 최소한 몰라서, 세계 스타트업 경진대회에 신청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안나오기를 바랍니다.
글 : 김태우
* 이 글은 디지에코에도 기고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