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소셜미디어 붐이 일어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인간화’하라는 조언들을 많이 했었다. 문제는 이 ‘인간화’ 전략 자체가 아니라 이 인간화 전략이라는 것이 소셜미디어 매니지먼트의 부실로 ‘개인화’되어 버렸다는 데 있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는 항상 위기를 부르게 된다. 이전의 언론홍보 관점에서 보면 개인적 사실을 회사 보도자료를 통해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대관 업무에 비유를 해 보아도 대관업무 담당자의 개인적 이야기를 대관 공문을 통해 정부기관이나 국회 등에 전달하는 셈이다.
기업 내부에서 일반 언론홍보나 대관업무, IR업무 등은 실무자의 개인화를 엄격히 통제하고, 상식화하는 데 비해, 왜 기업 소셜미디어는 방치하는 지 궁금하다. 기업 소셜미디어를 일종의 놀이(play)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윗 분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지 기업들의 그 반복적 무심함이 더 놀랍다.
모든 업무에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있고, 최소한 직원에게 업무를 진행 전담 시키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을 제공해야 한다. 소셜미디어가 IT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소셜미디어를 기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에게 일괄 전담시키면 기업이 힘들어진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해 본 실무자가 전담하거나 지휘해야 맞다. 사적 커뮤니케이션과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직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아이폰을 사가지고 출근하니 어느 날 자신을 주변에서 ‘IT오타꾸’라 부르며 조직의 소셜미디어를 전담시키더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설화의 문제를 일으킨 기업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을 보면 아주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에게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런 실무담당자들을 제대로 가이드하고 훈련시키지 않은 시니어와 회사에게 있다고 본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 개인화의 또 다른 병폐는 소셜미디어 담당자의 ‘이직’이다. 기업 소셜미디어가 이에 따라 자주 성격이 변한다. 매번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새롭다. 소셜미디어 자산이라는 것이 누적이 되지 않는다. 일부 담당자들은 기업 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인 스타성을 발휘한 뒤 연봉을 높여 이직을 한다. 영리하다. 하지만, 기업을 위해서도 개인적인 중장기 커리어를 위해서도 이런 식의 개인화는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원칙과 철학에 관한 이야기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기업의 소셜미디어가 항상 불안한 기업의 위기요소로 자리잡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관련 포스팅:
[정용민의 위기관리] 기업 소셜미디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
소셜미디어 시대, 위기관리 환경 변화
글 : 정용민
출처 : http://jameschung.kr/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