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KBS에서 하는 TV특강이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서울대학교 리더십센터에서 리더십에 대해서 연구하는 김광웅 교수라는 분이 나와서 리더십에 대해서 강연을 하셨다.
그런데 프로그램 중간에 굉장히 혼란스러운 내용이 나왔다.
정치 분야의 리더들과 기업 분야의 리더들을 비교하는 내용이었는데, 정치 분야의 리더들은 소통 중심적이고, 보다 더 조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데 비해서, 기업의 리더들은 상명하달식으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더 많이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는 1) 리더십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렇게 도식적으로 정의해버리는 것이 놀라웠고, 2) 나는 반대로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리더들이 훨신 더 조직원들과의 소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를 여러군데를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리더들이 일반적으로 ‘어떠하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가들보다는, 그래도 한정된 조직원으로 구성된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이 조직원들과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기업의 리더 = 독단적/일방적 리더” 공식 성립은 MB의 탓인가?
도대체 어쩌다가 저 분은 저런 식의 사고를 (혹은 연구를) 하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한가지 가정이 생겼는데 ‘혹시 MB가 기업인 출신으로서 대통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런 선입견이 생긴 것인가?’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아마도 그 강연자는 MB를 은근히 비판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허탈한 웃음마저..
무엇보다도 기업 분야나 정치 분야나 너무 많은 타입의 리더들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리더십의 유형을 이렇게 도식적으로 정치분야에는 어떤 리더 스타일이 많고, 기업 분야에는 어떤 리더 스타일이 많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나라 사람들이MB 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기업의 리더들은 원래 저렇게 일방적이고 독선적이다’ 라는 오해가 생긴다면, 그것은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은 스타일, 100만 가지 유형도 있을 수 있어…
올해 초에는 켈로그에서 ‘Entrepreneurship (창업가 정신)’ 에 대한 수업에 잠시 들어갔다가 나온적이 있었다. 창업을 하는 사람들을 엄청 많이 인터뷰하고, 그 사람들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라는 것에 대해서 조사한 어떤 교수님이 ‘창업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다’ 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한 수업이었는데, 첫 수업을 듣자마자 너무 공허해서 그냥 수업을 drop 해버렸다.
이렇게 본인이 경험을 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의 유형만 분류하고, 그들의 과거 행적만 카테고리화 하는 연구는 특히나 리더십, 창업가정신 등의 분야에서는 너무 무의미한것 처럼 느껴진다. 블랙 스완이 나타나는 순간 백조는 하얗다라는 명제가 무의미해지듯이, 이런 규정자체가 너무 도식적이며 취약한 논리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리더십에 대해서 이렇게 통계적으로 접근하거나, 도식화, 유형화, 정형화, 카테고리화 해서 사람들에게 ‘A, B, C를 갖춰야 좋은 리더다’ 라고 말해버리면, 아마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좋은 리더가 더 나오지 않게 될까 조금은 걱정이 되기까지 하다.
어디까지나 리더십이란 것은 자기 자신의 스타일대로 드러나는 것이라는게 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글 : MBA Blogger
출처 : http://mbablogger.net/?p=2180